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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발전소를 괴물로 만들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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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발전소를 괴물로 만들었나
  • 이충건
  • 승인 2015.08.31 09: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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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열병합 시험가동 유해성 논란

MB수정안, 갈등 키운 근본적 원인


# 세종열병합발전소 가동을 둘러싸고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주민들은 벌써부터 혐오시설이 아닐까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왔다. 지난달 30일 첫 시험가동에서 생각보다 큰 소음이 나고 기름 타는 것 같은 악취까지 발생하자 의심은 확신으로 바뀌었다. 자신의 생명권과 재산권이 위협받는다고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후 발전소를 책임지고 있는 중부발전 측의 사과와 해명이 이어졌다. 짧은 공사기간에 쫓기다보니 충분한 준비 없이 시험가동에 들어갔을 뿐, 발전설비의 안전성과 배출물의 무해성 자체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민들의 오해와 편견이 존재한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사실관계는 사실관계 그대로 바라보고 판단하면 그만이다. 그러나 이런 갈등이 왜 벌어졌으며 해법이 무엇일지에 대해서는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 언젠가부터 열병합발전소는 신도시의 필수시설이 됐다. 기술적으로 볼 때 기존 도시의 에너지공급 시스템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효율성이 높기 때문이다. 신도시 주민이 입주하기 전에 발전소 설치를 끝낸다면 큰 민원이 발생하지도 않는다. 사회적 갈등비용도 다른 발전시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드는 셈이다.

세종시열병합발전소 건설을 둘러싼 갈등은 결국 기술적, 사회적으로 ‘필요한 시간’을 확보하는데 실패했기 때문에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 발전소 인근 첫마을아파트 입주가 모두 이뤄지고 난 시점에 공사가 진행돼 민원발생 소지를 키웠다. 기왕 들어선 시설이라면 모르겠지만, 내 집 앞에 발전소가 건설되는데 좋아할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시간에 쫓기다보니 발전소 측은 소음이나 악취 등에 대한 저감대책을 완벽하게 수립하지 못한 채 시험가동에 들어갔다. 주민들의 의심이 불씨였다면 여기에 기름을 부어 확신을 키운 격이다.

# 물론 중부발전 측도 시간에 쫓기고 싶어 쫓긴 것은 아니다. MB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추진 여파로 20개월이나 발전소 건설계획이 중단됐다. 2011년 6월에 이르러서야 설비업체 선정에 나서면서 의도하지 못한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이미 물러난 MB만 탓할 수 없는 노릇. 주민과 발전소 간 갈등을 중재하고 조정해야 할 세종시와 행복도시건설청의 갈등조정 능력이 시험대 위에 오르고 있다.

유해성 논란의 해법은 어느 정도 가닥을 잡았다. 입주민들은 발전소 측에 유해가스를 발생시키지 말 것, 대기질을 수시로 측정해 공개할 것 등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발전소 측은 "주민들이 요구하는 장소에 대기계측 장비를 설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충건 기자 yibido@sjpost.co.kr
김재중 기자 jjkim@sj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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