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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과거지식이 아닌 우리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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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과거지식이 아닌 우리의 미래
  • 이배섭(한국폴리텍대학)
  • 승인 2013.07.2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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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프로에서 배워야 하는 역사

얼마 전 TV 공중파 뉴스에서 기자가 20-30대에게 역사에 대한 질문을 던졌는데 일부 답변이 충격적이었다. 위안부를 아느냐고 묻자 "독립운동 했던 곳이냐"고 되물었고, 야스쿠니 신사를 아느냐는 질문에는 "신사 맞느냐. 신사숙녀 할 때 신사 아니냐"고 했다.

젊은이들의 무지를 탓하기도 하고, 역사를 냉대하는 사회 분위기를 질타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2005년 선택형 수능부터 역사는 선택 과목이 됐다. 그 해 수능에서 사회탐구 대비 역사 응시생의 비율은 46.9%로 전체 응시생의 27.7%였으나 근래에는 7% 안팎에 불과한 실정이다.

사설 입시기관들은 ‘역사를 조건으로 내건 대학에 진학할 것이 아니라면 역사는 선택할 생각을 마라’고 공공연하게 이야기 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대부분의 학생이 더 이상 역사를 깊게 공부하려 들지 않는다. 개탄스럽다.

초등학생은 어떨까. 지난 몇 년간 초등학교에서는 역사를 1학기만 배우도록 돼있었다. 이제 2학기, 즉 일 년 동안 배울 수 있도록 바뀌긴 했으나 역시 짧은 기간이다. 게다가 책은 불친절해서 ‘탕평책’ ‘붕당정치’ 등 어려운 단어만 늘어놓고 이를 설명해야 하는 건 교사의 몫이다. 책에 쓰인 한 줄을 이해시키기 위해 수업 1교시를 할애하는 일이 다반사고, 교사들은 가르치는 어려움을 호소한다. 초등 교사들은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국사 지식을 가르치거나 아이들이 역사에 흥미를 느낄만한 환경이 조성도지 않았다"고 입을 모은다.

1년 이내, 심지어 1학기 안에 한국사를 집중 이수하는 학교가 늘어나면서 학생들은 한국사의 많은 양을 적은 시간 내에 모두 공부해야만 한다. 역사적 사건의 의미나 맥락은 전혀 이해하지 못한 채 핵심 키워드나 연도만 주입식으로 외워 시험만 치른다는 얘기다. 결국 이런 사회적 분위기가 앞서 말했던 어처구니없는 답변을 내놓는 학생들을 길러냈다. 518 민주화 운동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31절이 왜 공휴일인지도 모른다.

이러한 사회분위기를 감안하듯 인기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이 10-20대를 대표하는 아이돌 가수들을 데려다 놓고 한국사 특집을 했다.

학교에서 배웠어야 하는 내용들을 교육방송도 아닌 예능 프로그램에서 다루었다는 것이 씁쓸하기도 했으나 역사 공부에 대한 중요성을 짚어 줬기에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2주간의 방송에 시청자들은 박수를 보냈고,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방송직후에는 한국사관련 검색어들이 실시간 검색 순위 창을 한동안 떠나지 않았다.

한편 2006년 처음 실시되었던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은 점차 응시생이 늘어 올해 첫 시험에 11만 명 이상이 몰리기도 했다. 행정고시와 입법고시, 국립외교원 외교관후보자 시험 뿐 아니라 각종 단체와 기업, 대학에서도 한국사를 응시 자격 요건으로 도입한 덕분이다. 타의에 의한 것일지라도 역사를 공부하고자 하는 의지가 생긴다면 다행이다.

과거의 사실적 지식을 쌓기 위한 것이 아니라 미래를 위해 역사가 있다는 사실을 되새겨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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