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댓글
변상섭, 그림속을 거닐다
세종시교육청 공동캠페인
32. 67세까지 공무원 생활을 하게 된 사연
상태바
32. 67세까지 공무원 생활을 하게 된 사연
  • 이성원(연기새마을금고 이사장)
  • 승인 2013.02.22 16: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필자가 호적(가족관계부)에 관심을 갖게 된 사연은 이렇다. 일정한 거주지 없이 거리를 떠돌아다니며 문전걸식과 때로는 행패까지 일삼는 불우청소년들이 많았다. 이들을 모아 굶주린 자에게는 밥을, 헐벗은 자에게는 옷을 제공하며 바르게 살도록 선도 교화시켜 보겠다는 단순한 마음이었다. ‘그들에게 안식처만이라도 제공하자.’

그렇게 아이들을 모았다. 부모와 가정은 있으나 가난에 쪼들려 집에서 뛰쳐나온 가출한 청소년이 있는가 하면 부모를 잃고 자신의 이름조차 모르고 있는 청소년도 있었다.

그 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만일 호적이 없다면? 배우고 싶어도 학교에 갈 수가 없고 직장에 가고 싶어도 취직을 할 수 없다. 군복무 의무를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결혼을 해도 혼인신고를 할 수 없다. 한 마디로 대한민국에 거주하고 있으면서도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란 얘기다. 필자가 무(無)호적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호적 만들어주기 운동을 펼치게 된 이유다.

필자가 운영하였던 조치원희망원 조인호 원생의 호적을 만들어 준 일이 있다. 그 아이는 자신의 본관은커녕 정확한 나이도 모르고 있었다. 조 군을 보고 있으면 필자의 막내아우인 기원(현 계룡시장)이 떠오르곤 했다. 기원과 또래 정도려니 해서 1952년생으로 정했고 생월생일도 해방 기념일인 8월15일로 삼았다. 조 군은 현재 전라북도 전주시청에서 공무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가 지난해 11월 필자를 찾아왔다. 그리고는 최근 먼 친척을 만났는데 자신이 1947년생이므로 현재 나이가 66세라는 것이다. 67세가 되는 내년까지 공직생활을 하게 됐으니 참으로 복이 많다는 얘기도 했다. 그러면서 여러 차례 감사하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필자의 착각이 67세 공무원을 만든 셈이다.

Tag
#NULL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