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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국민가수 신 승 훈 성현기가 쓴 음악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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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국민가수 신 승 훈 성현기가 쓴 음악편지
  • 성현기 팝칼럼니스트
  • 승인 2013.01.15 1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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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 많이 받고 새해에도 좋은 음악으로 가요의 격을 높여 주시게

▲ 대전출신 국민가수 신승훈
요즘은 재즈가수 말로의 음악을 들으며 우리가요도 이렇게 멋지고 세련되게 거듭 날 수가 있다는 사실에 고무되어 지내며 과거 방배동 사단의 지환(김지환)이형과 진섭(변진섭)이랑 가끔 통화도하고 호섭(최호섭)이 형순(임형순)이 그리고 여치(여행스케치)동생들 하고는 페이스 북에서 세상사는 얘기를 나누며 산다네. 모두들 왕년에 한 가닥 했던 사람들이지. K팝이 국제적으로 붐을 이룬다지만 붐을 이루기까지 10년 이상 우리가요는 소모적인 음악으로 넘쳐났고 한 장르만 기형적으로 성장하며 다른 장르가 고사위기에 몰리는 댓가를 치루고 얻어낸 결과이기에 마냥 기뻐만 할 수 없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더군. 이렇듯 균형을 상실한 가요계에서 주류에서 밀려난 장르를 이끌며 20년 이상 한 결 같이 음악적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자리를 지켜온 승훈이가 자랑스럽고 가요계 전체로 볼 때는 다행스럽다는 생각도 든다네.

스스로 음악의 틀을 만들지 말고 새로운 시도를 해야 국민가수의 저력을 보여줄 수 있다네
승훈이가 20년 이상 고집스럽게 한 길을 간 것은 대한민국 대중음악사에 역사로 남을 만큼 대단한 업적이지. 그러나 언제부턴가 그 빛나는 업적만큼이나 신승훈 음악은 단단한 틀에 머물고 있다는 느낌이 들더군. 그러다보니 새로운 시도에 익숙하지 못한 견고한 음악적 토양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예견을 하게 되더라.

물론 한 장르의 음악에 집중하고 변화를 주며 더 깊이 있게 다가서려는 시도가 음악적으로 큰 결실을 가져온 것도 인정하지만 국민가수에게는 국민들의 더 많은 기대가 있다는 것과 신승훈의 음악적 재능 등을 감안한다면 아쉬움이 적지 않네.

연륜과 관록을 자랑하는 백호(최백호)형님이 10여 년 전에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발 빠르게 변화를 시도하신 것을 나는 가장 높이 존중한다네. 젊은 날 백호형님 만큼 염세적인 가수가 또 있었을까?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Neil Young 정도나 비교대상이 될 만큼 염세적이셨던 분이 애비, 낭만에 대하여, 청사포를 부르는 것을 듣고 깜짝 놀랐었지. 그런데 떡배(조덕배)형은 30대 초반에도 ‘말문이 막혀버렸네’같은 한국형 어델트 컨템퍼러리를 멋지게 부르며 자칭 샹뽕(샹송스타일의 뽕짝)이라고 주장을 할 만큼 앞서갔었는데 웬일인지 요즘에는 ‘녹지 않는 쪼꼬렛’ 같은 시대적 감성과 거리가 있는 노래를 부르고 그 좋은 옛 히트곡에 피쳐링을 삽입하여 다소 혼란스럽기도 하고.....떡배형 참 좋은 음악인 인데 아쉬움이 많지.

▲ 음악적으로 더 큰 성숙함이 아쉬운 신승훈
지금 승훈이와 음악작업을 하는 뮤지션들 중에서 음악적 견해가 다르다며 언쟁을 하거나 자기 고집을 끝까지 관철하려고 애쓰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는지 주변을 돌아봐. 아마 거의 없을 거야. 모두가 신승훈이란 명성에 주눅이 들어서 미리 설정한 가이드라인 안에서 작업을 했을 거네. 물론 본인은 민주적인 방식으로 의견도 수렴하고 충분히 자유로운 작업환경을 조성했다고 생각하겠지만 신승훈이란 이름만으로도 뮤지션들은 중압감을 느낀다는 것을 인지하시게.

과거 어느 가수가 철지난 유행곡을 자신의 스타일로 소화해서 부르며 한참 잘 나갈 쯤에 신보를 미국에서 작업했는데 어느 한사람도 만류하지 못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네. 그 가수의 음악이 미국에서 작업할 분류의 음악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었지만 당시에 그 가수한테 "엔카와 뽕짝에 가까운 음악을 뭣 때문에 미국에서 녹음작업을 하는가?"라고 얘기 할 사람이 과연 있었을까? 물론 당시에 그가 누구 말인들 들었을까 마는, 미국에 가려면 소울뮤직을 섭렵할 목적으로 가든지 아니면 차라리 일본으로 가서 뽕짝보다 더 섬세함이 있는 엔카를 접목해보라는 조언과 권유를 아무도 하지 않았지. 시골에 쳐 박혀 사는 성현기도 아는데 그 가수 주변의 뮤지션들이 몰라서 얘기를 못했을까?

신승훈 팬도 늘 20대 또는 30대 일수는 없을 것이네. 정규 앨범보다는 스페셜음반으로 명명하여 데뷔 당시부터 충직한 팬이었고 이제는 한아이의 엄마이거나 아빠가 된 오랜 팬이자 동행인들에게 그들의 얘기가 담긴 음악을 전할 의무가 분명히 있을 것이네. 그들은 여전히 같은 감성으로 신승훈과 공감하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이지.

많은 음악가들이 시대정신과 유행이 얼마만큼 큰 의미와 위력을 지니고 있는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 시대정신과 세대별로 감성이 다른 현실에서 고민해왔고 지금도 숙제로 남아 있지만 그걸 극복하지 못하고 한편으로 기울면 시간은 무대 밖으로 음악가를 몰아내게 된다네.

데뷔 무렵부터 젊은 날의 추억을 함께 만들었던 늙은(?)팬들은 지금의 신승훈 음악에 공감할 수 있는 감성이 많이 남아있지 않을 거야 그러다 보니 가끔씩 7080을 기웃거리고 때로는 싸구려 뽕짝에 귀가 기울여지는 유혹도 받으며 음악적 갈증을 느끼고 있을 것이네. 국민가수 신승훈은 그들이 성인이 되었다는 현실을 직시하고 그들을 위해 주변의 패밀리 같은 뮤지션들 보다는 부탁하고 모셔야 하는 분들과 작업을 하시게 그분들과 변화를 시도하면 신승훈의 잠재된 또 다른 음악적 매력이 이 땅을 가득 메울 것이네. 한 때 잘나가다가 한물갔다고 뒷전에 밀려나 있는 선배 뮤지션 중에는 생활고를 걱정할 만큼 어려운 처지에 계신 분도 적지 않지. 그분들을 후하게 모시면 어느 때 보다도 집중해서 신승훈을 위해 몰두할 것이고 그간 공백은 큰 내공을 발휘하게 될 것이며 연륜과 경력에서 묻어나는 완숙한 음악을 새로운 자산으로 축적할 수 있는 좋은 계기도 될 것이네.
국민가수와 젊은 날을 함께 보낸 나는 신승훈이 죽는 날까지 국민이 원하는 무대에서 국민이 원하는 음악을 하길 바란다네.

이 글을 쓰면서 승훈이가 어떻게 생각할까를 염두에 두지는 않았네. 마음에 있는 것들을 솔직하게 전한 것만으로도 절반은 스스로 만족하거든, 국민가수에게 이런 글 보낼 수 있다는 것도 흔치 않을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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