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과 썰물이 교차하며
낮과 밤을 만드는 경계선에
강물과 바닷물이 넘나들면서
민물고기 바닷고기 은색비늘 드러낼 때
물새와 바닷새의 날개 짓이 부딪치고
해마다 봄이 되면
거친 심해(深海)에 길을 만든 농어 떼
장대비 여름엔
땅위에서 흘러온 플랑크톤은 생명의 근원
계절이 바뀌는 가을이면
해와 달을 벗하여 수만리 하늘 길 만든 철새 떼
시린 눈보라 겨울엔
강 얼음 깨치는 빙어 떼
서로의 간절함이 요동치는 곳
하지만,
태초에는 짜디짠 황해(黃海) 내륙까지 밀려와
고달픈 벼농사 망친 농(農)꾼들이
강나루 외로운 나룻배에 슬픔 실어 보기도 전에
서러운 장맛비는 싯누런 탁류(濁流)로 할퀴고
민초(民草)의 꿈 쓸어버리던 금강(錦江)
반만년 한(恨)서린 충청, 호남양안(兩岸)이
이제는 6차선 제방도로 뻥 뚫려 하나 되었고
군장(群張) 산업단지로 비약(飛躍)하는데
본래 인간이 소망하여 만들었지만
자연생태가 다시 만든 금강 하구 둑
이다지도
세상의 온갖 생명들이 팔딱대는
이곳은
해상(海上) 이며 지상(地上),
그리고 사람 사는 하늘아래
낙원(樂園)이리라.
* 금강 하구 둑은 전북 군산시와 충남 서천군 금강하류를 막아 1990년에 8년 만에 완공한 총길이 1841 M 저수량 1억 3천 8백만 톤의 인공호로 금강연안의 홍수조절과 생활용수를 제공하고 둑 위에는 두 지역을 하나로 연결하는 관통도로가 개설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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