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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근함과 흥정, 여유’는 전통재래시장 특유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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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근함과 흥정, 여유’는 전통재래시장 특유의 매력!
  • 정일웅 기자
  • 승인 2012.05.17 1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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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어려움, 상인은 ‘체감’, 시민은 ‘이해’ 등 입장차...사람 사이 오가는 ‘정(情)’으로 명맥 유지

▲ 조치원 시장 김석훈 번영회장.
"손에 익을 만하니까 손님이 줄어드네요. 예전에는 오송에서도 찾아오곤 했는데 지금은 근처 사는 사람 발길도 뜸하니 말 다했죠." 조치원읍 전통재래시장에서 수산물 점포를 운영하는 김석훈(59) 씨가 손님이 없다며 하소연을 한다. 그는 지난 2005년부터 지금까지 조치원읍 전통재래시장(이하 조치원 시장) 번영회장을 맡고 있다.

조치원 시장은 세종시 내 가장 큰 전통재래시장이다. 인근에는 조치원역을 둘러싼 역세권이 형성돼 상가가 밀집되기도 했다. 이 시장이 다른 전통재래시장에 비해 손님이 몰리는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이곳에서 15년가량 점포를 운영한 김 회장은 지금 상황이 마뜩찮다. 타 시장에 비해 사정이 나은 건 사실이지만 점포를 낼 당시와는 비교도 안돼 안타깝다는 것. 조치원재래시장이 점차 ‘위축’되고 있는 게 피부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가 점포 문을 처음 열 무렵, 조치원재래시장은 조치원읍내 주민과 인근 마을 주민, 심지어는 오송읍에서도 와 장날에는 북적였다. 시장 규모가 크고 먹을거리가 풍부하다보니 먼 곳을 마다하지 않고 찾아오는 사람이 많았다는 얘기다.

그는 그 시절이 사뭇 그립다. 단순히 장사가 잘 되고, 안되고가 문제가 아니라 재래시장 상인으로 보내며 저절로 생긴 애착 때문이다. 번영회장을 맡게 된 계기도 그런 이유에서다.

김 회장은 "7년 전 마음 맞는 상인들 몇이 모여 번영회를 조직하게 됐다"고 운을 떼며 "시장을 활성화 시키자는 명목으로 상인들이 한데 뭉쳤다. 회비를 걷어 단합대회를 하는 일도 종종 있었고, 반상회 자리를 만들어 참석한 상인들 간에 번영회 업무를 상의하는 일도 잦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반면 지난 3~4년 사이 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차츰 줄고, 번영회 기능도 다소 약화됐다는 게 그의 전언이다. 김 회장은 "주변에 신흥 상권(중대형 마트)이 들어서면서 시장이 위축되기 시작했다"며 "대형마트 입점으로 (재래)시장 상인들이 어려움을 겪는 게 어제 오늘 일이 아니고,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지만 체감하는 사람과 머리로 이해하는 사람의 차이는 크다"고 했다. 또 "다른 시장에 비해 사정이 낫다고 생각하는 건 상대적 기준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연기군에 서운한 감정도 숨기지 않았다. (구)연기경찰서 자리에 시장 이용객을 위한 공영주차장을 마련하고 있지만 시장과 멀찌감치 떨어져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김 회장은 "현재 공사 중인 주차장 부지는 조치원 시내에서도 노른자 땅으로 꼽힌다"며 "비싼 값을 치르는 데 비해 이용 측면에서는 번거로움이 크다. 무거운 짐을 들고 이동하기에는 거리가 너무 멀다. 차라리 시장 입구 주변에 주차장을 만들었어야 했다"고 아쉬워했다.

"시장 경영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방법"에 대한 물음에는 "상인 스스로 ‘친절과 흥정’의 여유로움을 가져야 한다"고 답했다.

전통재래시장이 갖는 가장 큰 매력이자 장점을 "사람 사이 오고가는 정(情)"이라고 정의한 그는 "장터 손님 중 다수는 단골손님이다. 오랫동안 봐온 사람들이 곧잘 시장을 찾는 경우가 많다"며 "상인들이 손님들을 대하는 태도에서 살가움과 여유를 우선 가져야 한다. 또 제 가격을 고집하기 보다는 덤을 챙겨주거나 흥정을 통해 마트보다 ‘싸다’는 인식을 심는 것도 중요하다. 물론 좋은 물건을 들여오는 것은 기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상인들의 자구노력과 함께 연기군, 중소기업청 등의 지원사업도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한다"며 "시장 상인과 이용자 입장에서 실질적인 활성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종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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