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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종 도지사 ‘부용면 주민=결혼 앞둔 처자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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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종 도지사 ‘부용면 주민=결혼 앞둔 처자 마음?’
  • 정일웅 기자
  • 승인 2012.05.15 1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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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지속적 관심 부탁, 잘해보자” vs “충북이 부용면 팔았다”

▲ 이시종 도지사와 유한식 당선자가 참석한 주민간담회 자리.
세종시 출범을 앞두고 마련된 ‘주민간담회’ 자리가 어색해졌다. 주민 중 일부는 "부용면을 팔아먹고 이런 (식사)자리를 만드는 게 맞느냐"며 따져 묻고, 간담회 도중 자리를 박차고 나가 참석한 이들을 당혹스럽게 했다.

이들은 세종시에 포함된 지역 중 비교적 규모가 작은 면단위가 행정적, 경제적 지원에서 소외되기 쉽다고 주장했다. 반면 유한식 세종시장 첫 당선자는 "세종시가 출범하면 하나의 시가 될 뿐이다. 규모가 큰 지역이든 작은 지역이든 원론적으로는 하나다"며 소외론을 일축했다.

10일 오전 11시 부용면 소재 원두막(상호명)에서 세종시 편입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한 ‘주민간담회’가 개최됐다. 충청북도 이시종 도지사 주관으로 마련된 이 자리는 유한식 시장 당선자와 이종윤 청원군수, 홍기섭 행복청장, 이재섭 세종시 출범단장을 비롯해 이종관 부용면장 및 단체장, 마을 주민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 지역 간 발전불균형 우려를 해소한다는 취지에서다.

간담회를 주최한 이 도지사는 "딸아이를 시집보내는 것처럼 착잡하고, 불안한 마음이 든다. (부용면)주민들을 떠나보내게 돼 아쉽고, 무거운 마음"이라고 운을 떼고 "부용면은 연기군에 비해 작은 동네다. 소외되기 쉽다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부용면을)시집보내는 입장에서 살림보따리(예산배정)를 많이 준비해주고 싶다. 며느리 잘 봤다는 말과 함께 주민 스스로 당당해지길 바라는 입장이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유 당선자에게 "세종시에 포함된 작은 면단위 주민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써달라"고 부탁했다.

유 당선자는 이 도지사의 인사말에 "결혼을 앞둔 처녀의 마음처럼 막막하고, 불안해 할 주민들을 이해한다"며 "훗날 ‘시집오길 잘했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어 "세종시는 국책사업 일환으로 조성된 도시"라며 "시장 혼자 힘이 아닌 관계부처 기관장 이하 공무원과 주민 모두가 화합해야 완성된 도시를 만들 수 있다. 그만큼 이 자리에 계신 분들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또 "세종시에 거주하는 시민들과 함께 ‘명품 세종시’를 완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하지만 자리에 참석한 일부 주민들은 이들의 의지피력에도 불구하고, 불신과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충청북도가 부용면을 "팔아먹었다"는 등의 격한 감정도 드러냈다. 청원군에서 세종시로 편입되면 더부살이를 면치 못할 것이란 인식이 밑바탕 됐다.

주민대표로 참석한 오인수 부용면 전 면장은 "이 땅에서 내 조상이 태어나 자랐고, 지금의 내가 그리고 후손들이 부용면을 지키고 살았다"며 "결론적으로 본인은 세종시 편입을 반대한 사람 중 한 사람이다. 많이 서운했던 게 사실이다"고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충북)도지사와 유한식 시장 당선자가 이 자리를 만들어 줬기에 다소나마 위안을 얻게 된다"며 "(7월)부용면이 세종시에 편입되더라도 오늘 모인 여러분들이 부용면을 소홀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러면 감사하겠다"고 바람을 밝혔다.

이 도지사와 유 당선자, 주민대표가 ‘세종시 주민화합’을 주제로 이야기 나누는 도중 "계신 분들끼리 얘기 잘 나누세요. 저는 먼저 일어나겠습니다"라며 자리를 박차고 나선 이도 생겼다. 자리가 마뜩치 않아 ‘심기불편’하다는 의사표현으로 비쳐졌다.

또, 부용면 김경식 번영회장은 "세종시는 ‘명품도시’, ‘녹색도시’, ‘미래 꿈의 도시’ 등으로 불린다. 하지만 정작 지역 주민들은 불안과 불만으로 들끓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환경 파괴 주범 ‘성신양회’가 주민반대에도 불구하고 레미콘, 아스콘 공장을 증설하려 한다"고 비판하며 "(부용면이)세종시가 출범하면 주민 목소리에 귀 기울여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을 저해하는 일을 막아줘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주민들은 끝까지 반기를 들고,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주문해 관계자들을 어색하게 만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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