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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서 벗어나 생명을 노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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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서 벗어나 생명을 노래하다
  • 한지혜 기자
  • 승인 2017.03.10 18: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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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향

 

“말러는 연주자들이 고뇌하고 하는 작곡가이며, 이 곡을 통해 대전시립교향악단(이하 대전시향)이 성장할 수 있다.”


대전시향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제임스 저드가 말러에 대한 애착을 표현한 말이다. 저드의 의지에 따라 대전시향이 오는 17일 오후 7시30분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 마스터즈시리즈3 베스트 프로그램으로 말러의 ‘죽음에서 벗어나 생명을 노래하다’를 선보인다.


이날 연주는 저드의 지휘 아래 메조소프라노 김정미와 고양시립합창단, 전주시립합창단, 청주시립합창단, 극동방송어린이합창단으로 이뤄진 120명에 달하는 대규모 편성이 말러 교향곡 중 가장 길고 방대한 주제로 ‘교향곡 제3번’을 무대에 올린다.


상식을 초월한 대규모 관현악 편성이 말러 특유의 교향시적 음악으로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를 모으는 공연이다. 말러의 교향곡은 워낙 길기로 유명하지만 그 중에서도 단연 ‘교향곡 제3번’이 백미다. 연주 시간이 100분에 이를 정도.


19세기 말 빅뱅이론도 양자역학도 없었고 원자와 분자의 개념조차 모호하던 시절, 말러는 천지가 창조되기 전의 혼란스러운 세계로부터 영원한 사랑까지, 우주의 모든 만물과 광대한 세계의 방대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 대곡을 썼다.


2000년 세기 말의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 클래식 음악 레퍼토리의 거대한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이전까지는 ‘난해한 음악’이라고만 여겨져 기피 레퍼토리였던 말러의 교향곡이 베토벤을 누르는 인기를 얻게 됐던 것. “곧 내 시대가 올 것”이라던 말러의 예견이 그의 사후 90년 만에 마침내 이뤄진 셈이다.


말러의 교향곡은 일반적인 형식의 틀을 깬다. 1악장만 30분이 넘는다는 점에서 이미 일반적이지 않음을 보여준다. 어디까지가 제시부이고 어디까지가 발전부인지 명확하지 않은, 전통적인 소나타 형식에는 도무지 맞지 않다.


그래서 그의 곡을 들을 때는 이해하려 하지 않아도 된다. 그냥 음악에 담긴 세계를 듣고 느끼면 된다. 문제는 음악이 몹시 복잡하다는 것인데, 복잡한 세상 만물을 담았으니 그런 것이라는 설명이 가능하지 않을까?


작곡가는 각 악장마다 표제를 달아 주제를 표현했다. ‘목신이 잠을 깨고 여름이 행진해 오는 것’ ‘들판의 꽃들이 내게 말하는 것’ ‘숲의 동물들이 내게 말하는 것’ ‘사람이 내게 말하는 것’ ‘천사들이 내게 말하는 것’ ‘사랑이 내게 말하는 것’이 각 악장의 표제다.


하지만 이는 단지 이정표일 뿐, 곡을 이해하는 절대적인 길은 아니다. 일찍이 말러는 “내가 작곡한 교향곡은 내 삶 전체의 과정”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실제로 그는 작품을 통해 인간적인 고뇌와 정신적인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 만물이 생동하는 봄을 맞아 말러가 제시하는 철학책을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공연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대전시립교향악단 홈페이지(www.dpo.or.kr)를 참조하거나 전화(042-270-8382~8)로 문의하면 된다. R석 3만원, S석 2만원, A석 1만원, B석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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