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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황새의 웃지 못 할 '사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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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황새의 웃지 못 할 '사랑 이야기'
  • 김갑수
  • 승인 2016.05.25 13: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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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예산군 방사한 암컷 1마리·수컷 2마리, 전남으로 허니문 다녀온 사실 확인

한 자치단체가 작년에 방사한 8마리의 황새 중 민황이(암)와 만황이(수), 세황이(수) 3마리가 최근 전남 영광으로 허니문 여행을 다녀온 사실이 GPS를 통해 확인됐다. 이 황새들이 어떻게 짝짓기를 할지도 관심이다. 

 

26일 충남 예산군에 따르면 군은 지난해 9월 GPS 장치를 부착한 황새 8마리를 방사했다. 

 

황새는 생후 2~3년이면 생식기가 성장하면서 2월에 짝짓기를 끝내고 3월쯤 4~5개의 알을 낳는다. 

 

이번에 확인된 2013년생 황새 세 마리는 먼 여행을 다녀온 것도 짝짓기를 위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암수 한 쌍이 아닌 삼각관계 속에 이뤄진 허니문 여행이었다는 것. 황새는 사람 못지않게 평생을 부부로 살다가 한 마리가 죽으면 수절을 목숨처럼 여길 만큼 일부일처제를 중시 여기는 동물이다. 부부의 연을 맺기까지 상당히 긴 시간이 걸리는데, 수컷 2마리가 따라간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15일부터 이틀 동안 바닷바람을 즐긴 이들 세 마리가 이동경로를 달리해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예산 황새공원으로 돌아오는 길에 무안군까지는 동행했으나, 18일부터 암컷 민황이는 홍성 홍북면을 경유해 당진 대호지면과 천안 직산읍을 거쳐 지난 21일 황새공원으로 귀가했다.

 

수컷인 세황이는 아산 선장면과 당진 순성면을 거쳐 민황이보다 하루 앞선 20일 황새공원으로 돌아왔다. 민황이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또 다른 수컷 만황이는 아산 송악면으로 날아가 지금껏 온양4동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자신의 마음을 받아주지 않은 민황이에 대한 서운함을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민황이와 세황이가 부부의 연을 맺은 것은 아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보금자리부터 마련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둥지를 지을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 만황이와 세황이 모두 민황이로 인해 애를 태우고 있는 셈이다.

 

군 관계자는 “치정에 얽혀 서로를 헐뜯고 심지어 목숨까지 앗아가는 인간사회에 비해 그래도 먼발치에서 사랑을 호소하며 민황이가 마음을 열어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만황이세황이의 의연한 모습에 배워야 할 점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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