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중엽 지방 사찰 불전의 특성 간직... 문화재청, 국가지정문화재 승격 준비
코로나19로 인한 국민들의 근심을 상서로운 눈으로 깨끗이 씻어주는 의미
그림을 그리는 것은 사물을 보고 느끼는 마음의 소리를 전달하는 표현 수단이다.
저마다의 다른 시각과 생각, 즉 의경(意境)을 나만의 조형언어로 나타내는 것이다. 따라서 각자의 표현방식에 따라 그려진 다양한 그림들이 이 세상을 아름답게 한다.
2021년의 희망찬 시작과 함께 밤새워 내린 눈이 온통 하얀 세상으로 덮혀 버렸고, 어느듯 2월이 시작되며 봄 학기를 준비하는 마음이 분주하기만하다
세종지역의 풍경과 문화재를 펜화로 그려온 나는 이 에스키스를 바탕으로 화선지에 수묵화로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중으로, 코로나로 신음하는 국민들의 근심을 상서로운 눈으로 깨끗이 씻어주는 의미로 국보문화재로 지정 예고된 비암사 극락보전의 서설(瑞雪)을 그리게 되었다.
비암사는 통일신라 도선(道詵)국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오고, 그 외에도 여러 창건설이 있으나 확실하지는 않다.
그러나 673년 제작한 것으로 추정하는 계유명전씨아미타불비상(癸酉銘全氏阿彌陀佛碑像, 국보 제106호)이 비암사에서 출토했고, 지금까지 이 고장에서 비암사를 ‘삼한고찰(三韓古刹)’로 부르고 있는 것으로 보아 사찰의 창건 시기는 고대로 거슬러 볼 수 있다.
17세기 중엽 지방 사찰 불전의 시대특성과 지역색을 잘 간직한 점에서 국가지정문화재로의 가치가 지닌 것으로 판단한다.
극락보전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으로, 일반적인 측면 3칸형에서 벗어난 2칸형 불전으로, 공포의 구성은 크기에 따른 대첨차, 중첨차, 소첨차를 모두 사용했다.
첨차를 배열한 방식, 내외부의 살미 모양 등에는 조선 중기 이후 다포 건축물 특징을 잘 반영했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보물로 지정 예고한 「세종 비암사 극락보전」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 중 수렴된 의견을 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 심의 절차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행정수도의 완성을 지향하는 세종의 문화와 역사를 바로 세우고 지켜가는 것 또한 지역의 정체성을 일깨우는 것으로, 필자는 앞으로도 '그림으로 보는 문화재와 역사 이야기'를 꾸며나갈 생각이다.
앞으로 더욱 많은 사람들이 그림으로 공감하고 소통하게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