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춘의 詩골마실' 6편] 시가 있는 고을로 마실가다 연재 시리즈
<농심>
간밤에 보았던 너는
생기가 넘쳐 났어
황금벌판을 기다려도 되겠지
올해 농사도 승자는 나
[작품 노트]
24절기 가운데 9번째인 망종이 엊그저께 지나갔다. 이때는 보리 수확과 모내기의 적기이다.
써레질하는 농부의 마음은 올해에도 병충해, 가뭄, 태풍을 잘 견디고 풍요로운 결실을 가져다주길 바랄 뿐이다.
모내기를 마친 들녘의 논은 푸릇푸릇하다. 논에 모를 심고 4, 5일 정도 지나 모가 완전히 뿌리를 내려 푸른빛을 띠는 상태를 ‘사름’이라고 한다. ‘살음’, ‘살아났다’에서 변형된 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생생하게 살아난 모습을 보고서야 농부는 마음을 놓게 된다. 동시에 ‘사름’은 ‘사람’의 방언으로 쓰이기도 하니 서로 연관성이 있어 보이기도 한다.
황금벌판을 기다리는 농심이 논바닥에 짙게 묻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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