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댓글
변상섭, 그림속을 거닐다
세종시교육청 공동캠페인
‘의형제’ 권선택·이춘희, 이면엔 실리전쟁
상태바
‘의형제’ 권선택·이춘희, 이면엔 실리전쟁
  • 김재중
  • 승인 2015.04.09 18: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동반성장 선언, 물밑에선 기업유치 신경전 한창

권선택 대전시장과 이춘희 세종시장이 “의형제를 맺자”며 두 도시의 상생을 다짐했지만, 진정한 의미의 상생협력이 가능하겠냐는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인구와 경제력이 대전에서 세종으로 급격하게 이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전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

 

이춘희, 권선택 두 시장은 7일 오전 대전시청 중회의실에서 ‘대전-세종 상생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은 산업·경제와 교통 등 5개 분야에서 12개 과제를 선정해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날 두 사람의 만남은 “의형제”를 운운할 정도로 훈훈하게 이어졌다. 이춘희 시장이 권 시장을 향해 “든든한 형님 같은 분이다. 앞으로 잘 모시겠다”고 언급할 정도.

 

그러나 두 시장의 ‘훈훈한 만남’ 이면에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중이다. 겉으로는 ‘동반성장’을 외치고 있지만, 기업유치를 둘러싸고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

 

세종시 신도시지역 개발을 맡고 있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하 행복청)은 세종시 4-2생활권 산학연클러스터에 입주를 희망하는 기업들과 ‘기업이전에 관한 MOU’를 체결한 바 있다.

 

그런데 입주희망 기업 74개 중 66%가 넘는 49개가 대전에 소재지를 둔 기업들이다. 수도권 기업 유치가 목표지만, 정작 관심을 보이는 기업 대부분이 대전권 기업인 셈.

 

취득세와 재산세 5년 100% 감면 조건 등 인센티브가 제공되는데다 대전과 세종은 생활권이 동일해 기업이전에 대한 부담이 덜한 것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또한 대전권 기업들이 세종시 발전 속도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있기 때문에 세종시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같은 흐름에 대해 대전시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세수유출도 문제지만 기업이전에 따른 고용감소 등 지역경제 전반에 미칠 파장이 만만치 않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 그래서 대전시 사무관급 이상 간부공무원들이 행복청과 MOU를 체결한 대전권 기업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행정지원 방침을 설명하고 잔류를 호소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대전의 입장에서 볼 때, 세종시로 인구유출도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 통계청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해 상반기 매월 500~600명 수준이었던 대전시민의 세종시 전출이 하반기에 1000명 이상으로 늘어나더니 가장 최근 통계작성 시점인 지난 2월 3461명으로 부쩍 늘었다.

 

올해에도 세종시에 2만 세대 가까운 신규아파트 입주가 이어지는 만큼, 대전시민의 세종시 전출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 정치권 한 인사는 “대전과 세종 두 도시가 시민편의를 위해 광역교통망을 확충하고, 상수도 등 도시인프라를 공유하며 예술교류 등 문화·관광 분야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에 대해 달리 이견이 존재할 이유가 없다”며 “다만, 인접지역에 상생산업단지를 조성하고 국내외 투자기업을 공동으로 유치하겠다는 경제 분야 협력방안에 대한 실효성 여부는 의문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