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댓글
변상섭, 그림속을 거닐다
세종시교육청 공동캠페인
수요자 없는데 분양권 ‘고고(高高)’
상태바
수요자 없는데 분양권 ‘고고(高高)’
  • 이충건 기자
  • 승인 2014.02.17 09: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종시 아파트 매매시장 | 현황과 전망

분양권 시장 강세 불구 거래 실종
정주기반 미흡이 수요 부족 초래


"매매물량은 쏟아지는 데 거래는 실종됐다." 세종시 아파트 매매시장의 현 주소다.

"수요자는 실종됐는데 분양권 가격은 ‘고고(高高)’다." 세종시 분양권시장의 역설이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세종시 아파트 매매시장은 1-4생활권이 주도하는 형국이다. 입주를 앞둔 아파트 분양권이 시장에 한꺼번에 쏟아지고 있는 것. 역설적인 것은 매도세가 매수세를 압도하고 있는데도 분양권 가격은 내려갈 줄 모른다는 데 있다.

한림 풀에버는 전용 99㎡(39평·로열층) 기준으로 판상형 5000만원 전후, 타워형 3500만원 전후의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다. 인근 제일풍경채도 비슷한 수준이다. 전용 84㎡(34평) 단일 평형으로 구성된 현대 힐스테이트는 프리미엄 호가가 최고 6000만원이다. 웅진스타클래스는 소형 평형인 전용 59㎡(24평)에 2500~3500만원의 웃돈이 붙어 있다. 1-3생활권(종촌동) 중흥 센텀파크 1, 2차는 전용 84㎡(33평) 기준 한 때 1500~2000만원까지 프리미엄이 내려갔다가 다시 3000~3500만원까지 회복된 경우다.

정부세종청사 인근에 사무실을 둔 한 공인중개사는 매도물량이 빼곡히 적힌 다이어리를 보여주더니 "한 차례 분양권 거래가 활발히 이뤄진 후 요즘은 매수세가 수그러들었다"고 했다. 그는 "입주를 앞둔 대전 도안신도시 유성도심 쪽과 시세형성이 비슷한 수준일 정도로 분양권시장이 강세지만 매수세가 없다는 게 문제"라고도 했다. 한 마디로 ‘세종시’ 브랜드, 즉 행복도시 건설에 대한 기대심리만이 세종시 분양권 시장의 역설을 떠받치는 기둥역할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업계에서는 ‘세종시 브랜드’만으로 당분간 세종시 아파트 시장이 지탱될 수 있겠지만, 자족성 보완 등 인구유입 대책이 강구되지 않으면 수요부족이 시장 침체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주공무원만으로 목표인구를 충당할 수 없다고 봐서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1생활권의 미 입주물량 증가가 첫 전세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이는 시세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위험신호"라면서 "이주공무원 2만 명으로 행복도시에 공급된 입주물량을 채울 수 없기 때문에 인구유입을 가속화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절실하다"고 했다. "자족성 보완이 가능한 용지를 적극 활용하면서 6생활권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고도 했다.

입지에 따른 ‘호불호’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같은 1-4생활권이라도 북쪽에 위치한 단지들은 프리미엄 호가가 1500~2000만 원대에서 형성됐지만 수요 자체가 없는 실정이다. 이 같은 현상은 신규 분양·입주 물량이 늘어나면서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입주 2년을 갓 넘긴 한솔동 첫마을 아파트(1, 3단지)들은 중소형 평형을 중심으로 매매 호가가 분양가 대비 1억 원이나 올랐지만 매수세는 실종된 상황이다. 2-2생활권이라는 올 분양시장의 ‘최대어’를 기다리겠다는 심리와 1-4생활권 정부세종청사 인근으로 매수세가 몰린 탓이다.

한솔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매수자들이 가격대를 비교해 보고 첫마을보다는 웃돈을 얹어주더라도 정부세종청사 인근 아파트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그는 "안정적인 정주여건에 비해 그동안 결로 등 ‘부실공사’ 논란이 부각된 점도 영향을 준 탓"이라고 설명했다.

트렌드 측면에서는 어매니티(amenity) 요소에 대한 선호도가 주택 선택의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 잡은 것도 주목할 만하다. 한 차례 분양권 거래가 활황을 이룬 뒤 매도물량이 자취를 감춘 포스코 레이크파크와 센트럴시티는 각각 프리미엄이 1억~1억5000만원, 8000만~1억2000만원까지 올라 있는 상태다. 거래가 실종된 첫마을에서도 금강변인 3단지와 7단지(삼성 래미안) 쪽으로 전월세 수요가 쏠림현상을 빚고 있다.

한솔동 J부동산 대표는 "입주물량이 계속 증가하는 상황에서 전세가 하락은 중장기적으로 세종시 대세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수요 부족은 정주기반 미흡이 원인인 만큼 당국이 대책마련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세종시 청약시장은 중도금무이자였던 만큼 투자수요가 많았던 게 사실"이라며 "매수세가 없기 때문에 연체금으로 고민하는 투자자들이 상당수일 것"이라고도 했다.

이충건 기자 yibido@sjpost.co.kr

Tag
#NULL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