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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바랜 '부강면 문화유산', 관리부실에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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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바랜 '부강면 문화유산', 관리부실에 운다
  • 박종록 기자
  • 승인 2020.07.18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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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같이 돌자 세종한바퀴 부강면 3편] 홍판서댁과 가네코후미코 유허지, 남성골 산성 실태
대부분 찾기 어렵고 관리 안돼...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란 말이 절로 연상
부강면의 문화유산(촬영=정은진 기자 하 2장)
부강면 문화유산. 왼쪽 위부터 순서대로 홍판서댁과 남성골산성(사진=박종록 기자), 보만정 및 검담서원 묘정비, 가네코후미코 유허지 입구. (사진=정은진 기자)

[세종포스트 정은진‧박종록 기자] 부강면 곳곳에는 다양한 성격의 역사 문화유산이 산재해있다. 멀게는 고구려와 백제, 신라가 다툰 삼국시대, 가까이는 격동의 근‧현대사를 반영한 문화유산들 즐비하다. 

부강면에 산재한 문화유산들을 살펴보면, 시에서 의지를 가지고 조금만 다듬으면 타 지역 관광객 누구나 한번쯤 찾아가보고 싶을 정도의 매력있는 관광자원들도 많다. 

현재는 접근성 등 전반적 관리 상태가 좋지 않은 점은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다 같이 돌자 세종한바퀴 7편에서 취재 도중 발견한 문제점 등을 짚어보고자 한다. 

홍판서댁 곳곳을 둘러보고 이에 관한 문화관광해설사의 설명을 들었다.(촬영=정은진 기자)
홍판서댁 곳곳을 둘러보고 이에 관한 문화관광해설사의 설명을 들었다. (사진=정은진 기자)
  • 세종홍판서댁 유래와 보완할 지점은

홍판서댁은 조선 후기 경기감사(현 경기도지사), 한성판윤(현 서울특별시장), 예조판서(현 외교부, 문화체육관광부 등이 혼합된 역할을 한 부처의 장관 역할)를 지냈고, 효종 계비의 조카였던 홍순형 판서가 1866년에 부강에 와서 짓고 살았다는 약 150년된 가옥이다.

1984년 국가민속문화재 제138호로 지정됐으며, 부강면 용포동촌길 43-19에 위치해있다. 중부 지방에선 흔치 않은 ㅁ자형 가옥 구조며, 후대에 설치된 것인지 가옥 안마당 가운데 우물이 있는 독특한 구조를 안고 있다. 

공기 순환이 잘되도록 공간 활용을 잘하고 가옥에 거주했던 이들이 전통을 잘 유지한 가옥으로 다가왔다. 반상제라는 신분제가 존재하던 시기에도 사랑채와 행랑채의 단차를 크게 두지 않은 사실로 보아, 거주자들의 신분 차를 어느 정도 배려한 가옥 구조가 아닌가 생각한다는 문화관광해설사의 설명도 흥미로웠다. 

후대에는 평생을 독신으로 보냈던 유계화란 여인이 살아 청원군 시절 청원 유계화가옥, 세종시 출범 후 세종 유계화가옥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후 가옥 상량문에 의해 홍순형 판서가 짓고 살았던 집임이 알려지고 세종홍판서댁이란 이름으로 바뀌었다.

현재 홍판서댁은 개인 소유지가 됐으나, 지역사회에 공헌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공연 내지 전시실, 야외 웨딩홀로도 활용되고 있다. 인근 도로에 이정표 안내가 잘 돼있어 이정표만 따라가면 찾아가기 쉬웠다. 

다만 경차 규모의 차량으로도 홍판서댁 앞으로 들어가는 길목이 좁다는 느낌이 강했고, 그 앞에 회차 및 주차 공간이 넓지 않아 이러한 부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또 홍판서댁의 역사적 유래와 가옥을 연결시키는 '스토리텔링'도 부족해보였다. 입구의 안내 표지판으론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적잖았다. 

가네코후미코 여사 유허지 앞. 울타리 너머에 가네코후미코 여사가 살았다는 부강리 358번지가 있다. 비록 일본인이었지만 독립유공자였던 그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촬영=정은진 기자)
가네코후미코 여사 유허지 앞. 울타리 너머 간격을 두고 나무가 심어진 곳이 가네코후미코 여사가 살았다는 부강리 358번지다. 비록 일본인이었지만 독립유공자였던 그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사진=정은진 기자)
  • '가네코후미코 유허지', 실체없는 공간으로 전락

독립운동가 박열 선생의 부인으로 알려진, 일본인 독립유공자 가네코 후미코 여사. 1903년에 태어나 1926년까지 23세라는 짧은 생애를 살았지만, 3.1운동을 직접 보고 박열 선생을 사랑하게 되면서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어린 시절을 이곳 부강리 358번지에서 보냈다. 가네코 여사의 흔적을 찾아보기 위해 시 공식 홈페이지를 확인했으나 정보가 나와있지 않아 다른 곳을 찾아봤더니 세종홍판서댁 홈페이지와 타 지역 신문사에서 해당 지번을 겨우 알 수 있었다. 

그나마 찾아간 지번의 장소에도 가네코 여사에 대한 흔적은 없었다. 위치상으론 홍판서댁 거의 바로 뒤편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본지 기자들이 해당 지번을 찾아가는 데 애먹었다. 결국 해당 지번에 맞게 찾아갔지만, 계속 헤맬 수 밖에 없는 구조였다. 작게나마 안내조차 되지 않았다. 

남성골산성 전경.(촬영=정은진 기자)
남성골산성 전경. (사진=정은진 기자)
  • 고구려 최남단 기지 '남성골산성', 방치의 흔적 

남성골산성은 부강리 산24~25번지 인근 남성골(부강7리 자연부락 명칭)에 자리잡고 있다. 지난 2001년 발굴된 고구려 양식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작은 산성이다. 처음 이곳을 찾아갈 때, 도로상 이정표에 '남성골산성'이란 정보는 없었다. 가네코후미코 유적지와 같이 헤매는 시간이 되풀이됐다. 

그나마 경부선 철도 굴다리 옆 남성골길이란 도로가 있어 이곳을 따라 올라가면 남성골산성에 갈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진입했다. 이정표가 없어 또 다시 길을 헤매다 마을 주민이 있어 길을 묻게 됐는데, 알고 보니 허경무 부강7리 이장이었다.

허경무 부강7리 이장님을 우연히 만나 남성골산성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촬영=정은진 기자)
허경무 부강7리 이장님을 우연히 만나 남성골산성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사진=정은진 기자)

남성골산성을 향해 함께 오르면서 부강면 출신이란 허 이장으로부터 남성골산성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허 이장은 이곳에 대학생들이 학술적인 이유로 많이 방문한다고 했다. 그는 사견임을 전제로 "남성골산성에서 산 능선따라 산책로를 만들면 지역의 역사 교육에 도움이 되고, 많이 걸려봤자 30~4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을 것"이라며 "관광객 유입 효과와 함께 주민들 건강 증진에도 보탬을 줄 것"이라고 제언했다.

남성골산성으로 진입부 일부가 사유지란 걸림돌은 존재했다. 시가 활성화 방안을 찾는데 어려움을 초래하는 부분이었다. 

남성골산성에 올라가는 길. 콘크리트로 포장된 구역은 사유지라 생각하면 된다.(촬영=정은진 기자)
우물과 함께 남성골산성에 접근할 수 있는 유일한 길. 콘크리트로 포장된 구역은 사유지다. (사진=정은진 기자)

참고로 남성골산성에 가려면 남성골길을 따라 부강7리 마을회관을 거쳐서 올라가는 길 밖에 없다.

국가지원지방도 제96호선인 연청로가 관통하는 부강터널 바로 위에 위치해있는데, 그마저도 안내가 제대로 되지 않아 처음 가면 헤맬 수밖에 없다. 인근에 주차 공간도 마땅치 않았다.  

비교적 최근 발굴돼서 그런지 돌로 쌓은 성곽이 극히 일부만 보이고, 그 위치에 있었을지 알 수 없지만 목책 또한 부자연스럽게 놓여있었다. 이곳에서 내려다본 부강 풍경이 이국적으로 다가와 위안을 삼았다. 

금호리에 위치한 검담서원(촬영=정은진 기자)
금호리에 위치한 검담서원. 왼쪽 위는 검담서원으로 가는 길이다.(촬영=정은진 기자)
  • 동춘당의 흔적, '보만정 및 검담서원 묘정비' 그곳에 가고 싶다?

보만정 및 검담서원 묘정비는 세종시 문화재자료 10호로, 대전에 자주 갔던 경험이 있는 시민이라면 알고 있을 동춘당 송준길(1606~1672)과 관련된 문화유산이다.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에 의하면, 송준길이 학문 연구를 하며 여생을 보내기 위해 이곳에 강학 공간으로 보만정을 세웠고 사후 그를 기리기 위해 검담서원이 생겼다.위치는 금호리 712-3이다.

이곳 역시도 찾는데 애를 먹었다. 정면으로 보면 문 앞이 밭이고 맹지처럼 되어 있어 정문으로 직접 접근하기 곤란했다. 본지 기자들은 하는 수 없이 뒤편에 개구멍처럼 생긴 쪽문을 확인했으나, 이곳으로 접근도 수월치 않았다. 쪽문 상태가 임시로 나무를 덧댄 모습이었고, 마당은 벌초도 제때 이루어지지 않아 꽃으로 가득했다.

부강약수 입구. 현재 부강약수 물은 망간이 과도하게 검출돼 마실 수 없다.(촬영=정은진 기자)
부강약수 입구. 현재 부강약수 물은 망간이 과도하게 검출돼 마실 수 없다.(촬영=정은진 기자)
  • 충북 3대 약수 '부강약수터', 헛걸음 주의보 

초정약수와 명암약수와 더불어 충북 3대 약수로 유명했던 약수터가 있다. 바로 부강면 부강약수터다. 약수터 맞은편에 위치한 오래된 아이보리색 건물이 이 부강약수의 명성을 보여줬던 장소였다고 한다. 

다만 현재는 망간이 과도하게 검출돼 이 약수를 마실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구에 약수를 마시면 안된다는 안내문이 붙어있지 않아 이 사실을 모른 채 부강약수를 찾은 방문객들에게 괜한 발걸음을 하게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 

부강면에는 이외에도 다양한 문화유산이 많이 남아있다. 공통점은 한가지다. 대부분 발길을 끊을 수밖에 없는 방치 상태 그 자체였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란 말이 절로 와닿는다. 이제라도 지역 사회와 세종시가 관심을 가져야하는 이유다. 부강면은 세종시의 새로운 문화유산 명소로 성장할 가능성을 안고 있다.  

한편, 부강면이 당면한 문제 중 핵심은 '충광농원 악취'에 있다. 수십년간 고질적인 악취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보니 최근 전국 10대 축산 악취 지역에 포함돼 정부 지원을 기다리고 있는 형편이다. 양돈 11농가와 한우 2농가, 가금 20농가 등 모두 33농가가 위치해 있다.

충광농원을 품고 있는 마을 전경. 거리만 돌아다녀도 악취는 여전하다보니 전국 10대 으로 꼽히고 있다. 
충광농원을 품고 있는 마을 전경. 거리만 돌아다녀도 악취는 여전하다보니 전국 10대 으로 꼽히고 있다. 
금강 하류부에 자리잡은 부강 생활체육공원. 코로나19로 문을 잠시 닫고 있다고는 하나 앞으로 활성화도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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