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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시골 풍경, '부강면 in 세종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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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시골 풍경, '부강면 in 세종시'
  • 이주은 기자
  • 승인 2020.07.18 11:3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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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같이 돌자 세종한바퀴 부강면 1편] 시골 풍경과 어우러진 103년 역사의 부강초 눈길
정이 느껴지는 부강 전통시장, 2020년과 동떨어진 듯 진한 레트로 감성 자극
친근하게 오가는 대화 속에 시골장터의 정이 느껴지는 부강시장의 모습. 장날임에도 한산함이 가득한 시골장터 풍경이다.

[세종포스트 이주은 기자] “천 원어치만 줘!” “부자가 무슨 천 원어치야, 이천 원어치 사!” 

그러고 나서 단돈 천 원으로 한 봉지 가득 담긴 열무의 어린순. 핀잔 어린 대화 속에 사람 사이의 정과 세월이 묻어나는 이곳은 ‘부강 전통시장’이다.

다 같이 돌자 세종한바퀴 시리즈 '부강면' 편. 이 시간엔 부강 전통시장과 부강초교 등 역사와 전통이 살아숨쉬는 명소를 소개하고자 한다. 

직접 농사 지은 야채와 참기름, 들기름. 진하게 느껴지는 고소함이 길가에도 묻어 있다.

마침 가는 날이 ‘장날’이라 시골 장터에 대한 기대감으로 골목길에 들어섰다. 돗자리를 펴고 농사지은 가지와 열무, 마늘 등을 가지고 나오신 어르신들.

삐뚤빼둘 정제되지 않은 야채의 모습이 더 푸근하게 느껴지는 부강 골목시장의 풍경들.

“아침에 비가 와서 많이 못나온겨.” 아침에 내린 비로 장날의 풍성함이 덜하다는 어르신의 말씀.

그러기에 더욱 충분히 느껴지는 한적한 시골 장날의 풍경이다. 직접 짠 참기름과 들기름, 삐뚤빼뚤 작아서 더 귀여운 가지와 어린 순의 채소들. 어렸을 적, 시골 외가댁에 가서 마주했던 순간들이 생각나는 곳이다.

옛 가옥 그대로의 형태를 지키고 있는 부강면의 가옥들. 

시골 옆 주택가에 옛 모습 그대로 보전된 가옥들이 있어 더하다. 70~80년대 봐왔던 그 모습 그대로 부강면은 여전하다. 독특한 네이밍의 간판도 어우러지는 영락없는 시골 풍경이다.

옛날 문 그대로의 모습과 원색적인 간판이 이색적인 부강시장의 모습들.

한가득 트럭에 실린 참외를 담아내는 시장통 아저씨와 주민들의 모습에 사람 냄새가 더욱 느껴지는 곳. 바로 옆에선 갓 쪄낸 옥수수를 꺼내며 풍기는 구수한 내음에 어릴 적 시골로 시간여행을 떠난 느낌이다.

‘레트로’가 열풍인 2020년 이곳 부강시장은 그냥 날 것 그대로의 ‘찐 레트로’ 풍경이 가득하다.

노란 참외가 가득한 풍경에 구수한 옥수수의 내음. 전형적인 시골 장터 분위기에 넉넉한 인심은 덤이다.

골목을 따라 큰 길가로 나오니 보이는 ‘부강초등학교’. 워낙 역사가 깊은 곳이라고 해서 가고 싶었던 곳이다.

학교에 들어서자, 여전히 학교 운동장은 넓었고 오랜 역사를 보여주는 돌덩이가 학교의 긴 세월을 보여준다. 자세히 살펴보니 부강초가 세워진 지 103년이란 긴 시간을 견뎌냈다는 사실에 한번 놀라고, 오래된 강당이 유물처럼 운동장 한 쪽에 있다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라게 된다.

부강초등학교 전경. 103년의 역사가 공존하는 뜻깊은 곳이다.

1917년 청주군 부강공립보통학교로 개교한 부강초는 아직까지 유일하게 근대 건축물이 남아있어 더욱 특별한 곳이다.

올해 개교 100주년을 맞은 세종시 부강초등학교. 왼쪽이 현재 모습, 오른쪽이 1970년대 초 아침 조회 풍경이다.
100주년의 역사를 가진 세종시 부강초등학교. 왼쪽이 현재 모습, 오른쪽이 1970년대 초 아침 조회 풍경이다.

부강초 강당은 1926년 건축물로, 당시 학부모들의 십시일반으로 모은 기금으로 건축돼 의미가 크다. 건축 당시 구조와 형태가 변형되지 않고 현재까지 보존돼있는 부강초 옛 강당은 조선 말기의 전형적인 민도리식 형태로 팔각지붕의 기와집으로 지어져 마치 옛 박물관을 통째로 옮겨 놓은 듯한 느낌을 준다.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부강초의 옛 강당 모습. 학부모의 십시일반으로 지어져 더 뜻깊은 곳으로 유명하다.

강당은 정면 6칸, 측면 2칸 규모의 목조 기와집으로, 근대 초등학교 초기의 강당으로 문화재적 가치가 크기에 세종시 유형문화재 제5호로 지정됐다. 펜스가 쳐 있어 들어가지는 못했지만, 당시 초등학생들이 한복에 고무신을 신고 이곳을 드나들었을 생각을 하니, 참 신기하기도 하고 뜻깊게 느껴지기도 했다.

100년의 세월이 지나도 남아있는 건축물의 힘. 그것도 부강초 안에서 만나니 감회가 색다르다.

6.25 전쟁 당시 백마고지 전투에서 큰 활약을 펼친 김종오 대장의 흉상이 부강초등학교 옛 강당 앞에 모셔져 있다.
6.25 전쟁 당시 백마고지 전투에서 큰 활약을 펼친 김종오 대장의 흉상이 부강초등학교 옛 강당 앞에 모셔져 있다.

강당 왼쪽에는 김종오 장군의 흉상이 세워져 있다. 부강초 출신의 김 장군은 6·25전쟁 당시 '한국 지상전 최대의 꽃'이라는 백마고지 전투의 신화를 남긴 호국영웅으로 유명하다. 김종오 장군 거리 등 세종시 곳곳에 묻어나는 김종오 장군의 흔적이 그의 용맹함과 업적을 다시 한번 되뇌게 한다.

강당 오른쪽에는 이순신 장군의 동상이 서 있다. 1970년대에 세워져 부강초의 역사와 동행한 의미가 큰 동상 앞에는 대한생명 창설자로 유명한 임창호 회장의 유래석이 있어 ‘동문’의 위엄을 보여준다.

1회 졸업생인 임창호 동문은 현 한화생명의 전신인 대한프라스틱 공업 주식회사를 창설했고, 대한생명 기업인으로 우리나라 발전에도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이다.

이 밖에도 기적의 볍씨 ‘통일벼’ 개량에 성공한 최현옥 농학박사, 열사 박열의 동지 가네코 후미코(金子文子)가 부강초등학교 출신이다. 최근에는 '에이핑크' 초롱 양도 부강초 동문으로 한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부강초의 전신인 부강공립심상소학교를 졸업한 가네코 후미코(왼쪽)와 남아있는 학적부(오른쪽). (사진=부강초)
부강초의 전신인 부강공립심상소학교를 졸업한 가네코 후미코(왼쪽)와 남아있는 학적부(오른쪽). (사진=부강초)

영화 <박열>에 등장하는 여주인공으로 잘 알려진 가네코 후미코는 일본에서 건너와 이곳 부강에서 6년간 학창 시절을 보냈다.

가네코 후미코는 일본인이긴 하지만, 일제강점기 애국지사 박열 의사와 항일 투쟁을 함께한 동지이자 부인으로 부강초의 전신인 부강공립심상소학교 4학년으로 입학, 1917년 2년제 부강고등소학교까지 졸업한 것으로 알려진다.

현재 부강초에는 그의 학적부가 고스란히 기록으로 남아있다. 역사의 인물들이 땅을 밟았던 곳에 와있다는 사실에 더욱 놀라게 되는 부강초등학교.

세종시민이라면 꼭 부강면에 와야 할 이유를 찾았다. 100년 동안 차곡차곡 쌓인 역사를 부강면에서 여실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1923년 학교 증축 후 찍은 기념사진. 당시 학교 증축 역시 학부모들의 기금을 모아 진행됐다. 사진 속 인물 절반 이상이 학부모들이다. (사진=부강초)
1923년 학교 증축 후 찍은 기념사진. 당시 학교 증축 역시 학부모들의 기금을 모아 진행됐다. 사진 속 인물 절반 이상이 학부모들이다. (사진=부강초)

장마가 끝나고 시원한 바람이 느껴지는 주말, 온 가족 손 잡고 ‘부강 나들이’는 어떨까? 도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으로 가는 '타임머신'이 멋진 곳으로의 '여행'을 선사할 테니까.

한편, 부강면에는 주민들이 이용하는 역사가 남아 있다. 읍면지역에선 조치원읍과 유일하게 운영되고 있는 곳이다. ITX 정부청사역과 연결하는 역사가 되길 희망했으나, 현재는 그 루트를 내판역(신호장)에 넘긴 상태다. 

부강역 전경.
부강역에는 무궁화호 다수와 누리로 일부가 정차한다. 경부·호남·충북·전라선까지 꽤 많은 지역으로 이동이 가능하다. 
부강역에는 무궁화호 다수와 누리로 일부가 정차한다. 경부·호남·충북·전라선까지 꽤 많은 지역으로 이동이 가능하다. 
부강면을 끼고 돌아가는 금강 하류부 풍경도 이곳의 운치를 더한다. 
금강을 따라 이어진 자전거도로는 대전과 세종, 충북을 이어준다. 
시원하게 뚫린 부강산업단지 연결 도로. 이곳은 부강면 경제 활성화를 넘어 세종시 자족성장의 미래로 통한다. 
현재는 한화솔루션(사진) 등 대기업들도 자리잡고 있는 부강산단. 이곳 역시 부강의 역사를 말해주는 상징적인 공간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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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환 2020-07-19 20:45:47
참 정성스럽게 취재를 하셨군요. 모르는 사람들도 다 이해가 가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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