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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은퇴 공무원 사로잡을 대책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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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은퇴 공무원 사로잡을 대책 있나"
  • 한지혜 기자
  • 승인 2017.01.15 15:57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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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50+ 캠페인’ 펼치는 세종행복드림학당 정의용 학장(국토부 사무관)

바야흐로 백세 시대다. 인생 이모작을 준비해야할 나이, 세종시로 이주해 은퇴를 앞둔 공무원들은 어떨까. 은퇴 후 고향으로 돌아가리라 마음먹은 사람들이 꽤 있을 것이다. 

세종시는 사람이 곧 자본이고, 힘인 도시다. 세종국책연구단지 연구원을 비롯해 18개 정부부처 공무원까지. 이들이 세종시에 정을 붙여 남게 된다면 과연 어떤 일이 생길까. 

지난해 4월 ‘세종행복드림학당’이라는 곳이 문을 열었다. 이주 공무원들의 정착을 돕고, 다양한 분야의 민간전문가들로 네트워크를 구성, 각종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겠다는 취지다. 지난 11일 정의용 학장을 비롯해 6명의 학당 임원진을 만났다. 세종시의 도시 경쟁력은 과연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사람이 곧 ‘힘’, 은퇴 공무원 정착시키기 목표


국토교통부 소속 정의용(50) 사무관은 정부부처 이전으로 2012년 처음 세종시로 이주해 지난해부터는 세종행복드림 학장을 맡고 있다. 그는 “얼떨결에 내려오게 된 공무원들은 아무 것도 없는 이곳에서 어떤 인생을 새로 그려야 할지 막막하기 그지없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사실 이주 공무원들은 굴러온 돌과 다름없는 존재”라며 “부처 이전에 따라 내려온 공무원들과 인생 2막에 대해 고민하다보니 세종행복드림학당이 탄생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사회·경제 성장을 주도했던 베이비부머 퇴직자가 무더기로 쏟아지고 있다. 정부청사가 위치한 세종도 마찬가지다. 퇴직 공무원들은 다시 고향으로, 서울로 떠나고 있다.

정 학장은 “1년에 적게는 300명, 많게는 500명까지 퇴직공무원이 생긴다”며 “다양한 부처 경험을 통해 전문가로 성장한 인재들을 세종시는 그냥 떠나가도록 놔두고 있다”고 했다. 이주 공무원들의 도시 세종시가 현재 이들을 잡아 둘 만한 기반을 갖추고 있지 않다는 것.  

대표적으로 울산시는 베이비부머 세대를 위해 은퇴자마을 조성, 시니어 기술창업센터 설치, 재취업 지원 등 각종 정책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충남은 최근 은퇴자들의 재취업과 사회공헌활동을 통합 지원하는 ‘인생이모작지원센터’를 개소했다.

정 학장은 “공무원은 기본적으로 공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며 “이들이 은퇴하고 나서 세종시에 남는다면 결국 각종 지역사회 봉사활동과 사회활동에 나설 것이고, 도시 활력과 발전에도 기여하게 된다”고 했다. “이를 위한 네트워크를 만드는 일이 세종행복드림학당의 목표이자 역할”이란 것.

50+캠페인 전파, 지역사회 ‘나눔’ 허브 역할 목표


‘50+캠페인’은 50대, 은퇴를 앞둔 이들이 앞으로 인생 2막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정 학장은 이 캠페인을 학당과 연계해 공무원 사회 곳곳에 전파하고 있다. 현재 세종행복드림학당 회원은 100여 명으로 이 중 공무원은 30여 명 정도다. 

그는 “주변 공무원들을 보면 퇴직 후 삶이 암울하게 흘러가는 분들이 많다”며 “60세에 퇴직한다 해도 아직 젊은 청춘에 속하지만, 실제 나가서 할 게 없다. 자신들이 가진 재능을 기부하고, 사회봉사도 하면서 자연스럽게 사회에 동화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그는 1992년 공직에 입문해 25년째 각종 사회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고아원, 양로원 방문 봉사는 물론 독거노인 집수리, 빵 나눔 봉사, 3년 전까지는 해외 입양을 앞둔 아이들을 일정 기간 가정위탁하는 일도 했다.

정 학장은 “당시 서울에서 조직해 활동했던 봉사단체가 후배들에 의해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향후에는 사회복지협동조합 같은 것을 만들어 적어도 지역사회만큼은 캐나다나 스웨덴같은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했다.

의료·복지 등 다양한 민간 전문가 참여, ‘나눔’ 뜻 모아


올해 학당에서는 ‘실버코디네이터’ 과정이 운영된다. 실버코디네이터는 경로당 또는 병원 등에서 활동하면서 각종 노인 프로그램 운영과 도우미 역할을 하는 미래 각광 직업 중 하나다.

국제보건교육실천협회 윤수영 부협회장은 병원 컨설팅 회사를 운영해왔다. 지금껏 전국 팔도를 돌아다니며 관련 강의를 펼쳐왔지만, 올해는 대전지점을 정리하고, 세종에 노인주간보호센터 설립을 앞두고 있다.

그는 “세종시의 경우 신도심에는 자식들 따라 이주해 온 노인분들이 많다”며 “실버코디네이터 과정을 운영한다고 했더니 친정 엄마를 비롯해 어르신들이 자신들은 아직 젊다며 관심이 많다. 올해는 학당을 통해 재능기부를 이어가고, 센터를 통해 놀이·치료프로그램 등을 선보여 노인 관련 인프라 확장에 기여하고 싶다”고 했다.

올해 시행되는 실버코디네이터 과정에는 벌써 15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대부분 60대 지원자들이지만 열정만큼은 20대에 버금간다는 후문. 실제 지난해 부천시 인생이모작지원센터에서 운영한 '실버코디네이터' 과정은 6.4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세종행복드림학당 김수잔 사무국장은 현재 세종시발전위원회 부위원장 직을 맡고 있다. 평소 시민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각종 정책을 제안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김 사무국장은 “세종시는 현재 신·구도심 융합과 노인 문제 등 여기저기서 현장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며 “학당은 올해 공무원과 지역 전문가 등 숨어있는 인재를 밖으로 끌어내는 역할을 할 것이고, 차곡차곡 프로그램을 채워 나가 학당의 의미와 역할도 알려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세종행복드림학당에서는 총 6번의 경락경혈 강의가 펼쳐졌다. 연기군 남면 출신인 최성진 씨는 정의용 학장을 만나 학당의 설립 취지에 공감, 흔쾌히 재능기부에 나섰다. 

최 씨는 “내 몸을 스스로 케어할 수 있는 혈자리에 대한 스토리텔링 강의를 펼치고 있다”며 “경락경혈이라고 하면 어르신을 떠올리는데 요즘은 생활통증이 많은 30, 40대들도 관심이 많다. 노하우를 나누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학당의 취지와 경락경혈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무료 강의에 응했다”고 했다.

그는 현재 고려대 평생교육원에 출강 중이다. 올 2월에는 청주에 ‘경원학당’을 새로 열고, 생활통증에 대한 강의를 이어나갈 예정이며 곧 세종시 신도심에서도 그의 강의를 만날 수 있다.

“세종시, 은퇴자 떠나보내지 않는 도시 돼야”

서울, 부산, 울산 등 전국적으로 베이비부머들을 위한 정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은퇴 세대의 이탈을 막아 인구유출에 대응하고, 도시 경쟁력 약화를 방지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정의용 학장은 “앞으로 은퇴자들은 점점 더 늘어날 것이고, 그 인력을 어떻게 모을 수 있느냐가 도시의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라며 “고급 인력을 끌어 모으고, 이들을 공동체로 묶는다면 구도심 도시재생과 새로운 문화 창출에도 분명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스스로 좋은 재능을 가지고 있지만 재능을 나눌 통로를 찾지 못해 단순한 봉사로만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향후 세종행복드림학당이 이들을 모으고, 연결해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형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국전쟁 이후 태어난 베이비부머 세대는 전체인구의 14%에 해당하는 약 700만 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세종시에 쏟아질 능력과 소비력을 갖춘 퇴직 공무원. 도시 경쟁력은 어쩌면 이들의 인생 2막이 어디에서 시작되느냐에 달린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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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바다 2017-01-13 14:36:01
은퇴공무원들의 사회공헌활동이 다양하게 펼쳐질 무대가 마련되고 있군요. 사람이 곧 힘 입니다☆☆

순둥한광호씨 2017-01-13 15:35:00
형수님 멋지십니다 ^ㅡ^

우리행복하자 2017-01-13 20:15:07
세종시가 살찌는 느낌~~^^

윤이사 2017-01-15 17:16:06
별말씀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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