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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국감 생중계‘OFF’, 무엇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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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국감 생중계‘OFF’, 무엇이 문제?
  • 김재중
  • 승인 2013.10.21 1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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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중 기자의 뉴스리뷰 | 세종시 첫 국정감사를 보는 눈

세종시에서 열린 첫 국정감사에 대해 이런저런 의미부여를 하는 목소리가 넘쳐난다. ‘행정권력 견제’라는 국회의 본질적 기능이 세종시라는 공간에서 처음 이뤄지다보니 어느 정도 세리머니가 필요하다는 점에 동의한다. 그러나 국정감사 본연의 긴장감을 잃어버린 세리머니가 과연 무슨 의미일까를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세종시 첫 국정감사가 시작된 지난 14일. 국무총리비서실과 국무조정실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온갖 ‘덕담’을 쏟아냈다. 세종시가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정치·행정의 중심지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흘러나왔다. 이 같은 인식엔 여야가 따로 없었다. 피감기관에 대한 질책이 아닌 위로와 격려가 넘쳐나는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된 셈이다.

국토부 국감, 뉴스밸류서 밀린 이유

정홍원 국무총리는 이날 인사말을 통해 "지난해 정부부처가 세종시로 이전한 뒤 처음으로 국감을 실시하게 된 것을 매우 뜻 깊게 생각한다"고 의미부여를 했고, 새누리당 김재경 의원은 "국회 건설교통위원으로 있을 때 세종시 터를 둘러봤는데 내려와서 국감까지 하게 되니 감개무량하다"며 "정주 여건이 부족한데 근무하느라 수고가 많다"는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세종시 지역 정치권도 환영논평을 내는 등 세리머니 대열에 동참했다. 민주당 세종시당은 논평을 통해 "정부세종청사에서 입주 부처에 대한 국정감사가 실시되는 것은 대단히 의미 있는 일로 크게 환영한다"며 "(이번) 국정감사가 행정중심도시로서 세종시의 기능과 위상을 명확히 하고 세종청사 입주 부처들이 세종시에서 조속히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표현했다.

같은 장소 같은 시간, 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감사에서는 다소 다른 풍경이 연출됐다. 지난정부 핵심 국책사업인 4대강 사업을 둘러싸고 여야간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세종시 건설기관인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에 대해서는 이주공무원 특별공급 제도에 대한 개선요구가 제기되는 등 따끔한 지적도 흘러나왔다.

그렇다면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개의 국정감사 중 어떤 뉴스의 가치가 더 높았을까. 국회 정무위원회의 ‘자축 세리머니’는 언론에 크게 보도된 반면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는 그리 주목받지 못했다. ‘자축 세리머니’가 더 높은 뉴스밸류(보도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위원회별 생중계 차별?

단순히 뉴스밸류 때문에 이런 현상이 벌어졌을까. 14일 ‘자축 세리머니’는 국회 의사중계 시스템을 통해 생중계된 반면 국토교통부 국정감사는 생중계되지 않았다. 국회사무처는 올해 국정감사 의사중계 일정에 대해 "국회 내에서 진행되는 국정감사에 대해서만 생중계 서비스를 하오니 이용에 착오 없으시길 바란다"는 안내 문구를 홈페이지에 올려놓았다. 중계시스템과 인력의 문제 때문이겠거니 어림짐작할 수 있지만,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안내 문구대로라면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무위 국정감사도 생중계되지 않았어야 하지만, 이는 생중계됐고 국토교통위 국정감사는 중계되지 않았다. 국정감사 생중계에 대해 국회사무처의 자의적 판단이 개입됐다는 의미다.

국회사무처는 국정감사 전 과정을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해 왔다. 사실 국정감사 생중계는 국회 본연의 활동을 국민들에게 가감 없이 보여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것이지만, 국회를 취재대상으로 삼는 기자들에게 가장 유용한 취재수단을 제공하기도 하다. 대다수 언론이 국회에 출입하면서도 인력구조상 전체 일정을 밀착 취재할 수 없기에 생중계 채널을 열어놓고 간접취재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세종시에서 이뤄지는 국정감사가 생중계되지 않는다면 언론의 접근성이 취약해져 그만큼 노출빈도가 떨어진다고 볼 수밖에 없다.

세종시 첫 국정감사를 계기로 지역정치권과 언론은 세종시에 국회분원을 설치해야 한다고 더욱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정말 세종시에 국회 분원만 설치되면 정치와 행정의 중심이 세종시로 더 많이 옮겨오게 될까. 소프트웨어가 깔려있지 않은 컴퓨터 하드웨어는 고철덩어리에 불과하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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