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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머릿결에 흘러내린 곡선 하늘에 펼쳐진 아이스크림 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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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머릿결에 흘러내린 곡선 하늘에 펼쳐진 아이스크림 궁전
  • 성현기(팝 칼럼니스트)
  • 승인 2013.04.26 1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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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을 위해 만든 쥬디 콜린스의 ‘Both Sides Now’

도시의 밤이 아름다운 것은 야근하는 이들이 밝힌 불빛 때문이라 했던가. 그 조명 사이로 모습을 드러내는 봄꽃은 낮에 보았던 화사함 보다는 청아함으로 다가온다. 이렇듯 계절의 여왕답게 가장 화사한 모습을 자랑하는 5월은 팝 필드를 아름다운 음악으로 가득채운 아티스트들이 많이 태어난 달이다. 지구촌 곳곳의 기후와 환경이 다른 점을 감안하더라도 우연의 일치라고 여기기엔 그 숫자가 상당히 많다.

‘피아노 맨(Piano Man)’으로 우리와 친숙한 빌리 조엘(Billy Joel)을 비롯해 20세기를 대표하는 최고의 음악가 버트 바카락(Burt Bacharach), 멀티 기악연주자이자 최초의 뉴 에이지 음악가 마이크 올드필드(Mike Oldfield), 모던포크의 전설로 불리는 쥬디 콜린스(Judy Collins), 리타 쿨리지(Rita Coolige) 등이 5월에 세상을 향해 첫 울음을 터트렸다. 이밖에 ‘두 댓 투 미 원 모어 타임(Do That To Me One More Time)’을 노래한 캡틴 앤 테닐(Captain & Tennille)의 토니 테닐(Toni Tennille)과 ‘아이 라이크 유(I Like You)’를 부른 도노반(Donovan), 재즈피아니스트 키스 자렛(Keith Jarrett), 2013 서울재즈페스티벌(17~18일 올림픽공원) 출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음악애호가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는 필립 베일리(Philip Bailey, Earth Wind And Fire의 보컬&퍼커션주자)등 많은 아티스트들이 이 5월에 자신의 생일을 자축한다.

맑고 청아한 소프라노 목소리로 Both Sides Now를 서정미 넘치는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킨 쥬디 콜린스
필자는 이달에 첫 울음을 터트린 많은 아티스트의 음악가운데 쥬디 콜린스의 ‘보스 사이즈 나우(Both Sides Now)’를 젊은 날부터 좋아해서 자주 틀고 들어왔다. 전문가들은 이 노래가 우리의 높고 청명한 가을 하늘과 어울린다며 가을에 어울리는 음악으로 추천을 하기도 한다. 높고 푸른 가을 하늘에 떠있는 뭉게구름은 아름다운 미녀의 곡선 같기도 하다. 필자는 봄꽃으로 하늘을 가린 가로수 길을 걸으며 ‘보스 사이즈 나우’를 듣노라면 ‘천사의 머릿결에 흘러내린 곡선과 하늘에 펼쳐진 아이스크림 궁전’을 떠올리게 된다. 분명 이 계절을 위해 만든 노래가 아닐 수 없다.

활처럼 곡선을 그린 천사의 머리카락

그리고 하늘에 떠있는 아이스크림 성

이곳저곳으로 날아가 그린 협곡

나는 그렇게 하늘을 떠다니는 구름을 보고 있습니다.

‘보스 사이즈 나우’는 캐나다의 포크가수 조니 미첼(Joni Mitchell)이 만든 곡으로 원곡은 다소 거칠다. 하지만 1968년 쥬디 콜린스가 화사하고 산뜻하게 부르면서 대중에게 크게 어필했다. 쥬디 콜린스의 맑고 청순한 소프라노 보이스가 매력적인 곡이다. 당시에 <뉴욕 타임스>는 은색 액체와도 같은 목소리라고 표현하며 경이롭다는 평을 했다고 한다.

백인민요에 뿌리를 둔 포크음악은 어찌 보면 이중적인 음악이다. 가장 거친 저항음악이면서도 한편으로는 가장 서정적인 음악이기도 하다. 여기서도 전자의 예를 조니 미첼로 후자의 예는 쥬디 콜린스로 구분을 하면 포크음악의 두 얼굴을 확인할 수 있다. 이곡은 쥬디 콜린스가 부른 후에 앤 머레이(Anne Murray)를 비롯해 많은 팝가수들이 부르며 월드 송으로 자리를 잡게 된다.

쥬디 콜린스 콘서트, 2013년 7월 12일, The Newton Theatre
우리가 희망이나 기대를 표현할 때 ‘꽃피는 5월’이란 표현을 흔히 쓸 만큼 일 년 사계절 중 봄꽃과 파릇함으로 가득한 5월은 최고의 절기다. 그래서 5월이 되면 필자의 메마른 가슴 한 구석에도 고목나무에 꽃이 피듯 훈훈함과 화사함이 자리를 잡는다. ‘보스 사이즈 나우’와 함께 계절의 여왕을 맞이하면 좀 더 근사한 봄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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