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댓글
변상섭, 그림속을 거닐다
세종시교육청 공동캠페인
시원한 여름을 나는 지혜! 단아하고 기품 있는 삼베 옷 입어 볼까?
상태바
시원한 여름을 나는 지혜! 단아하고 기품 있는 삼베 옷 입어 볼까?
  • 정규호(세종전통장류명품화사업단 사무국장)
  • 승인 2012.07.03 10: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규호의 민속문화 엿보기 l 단오(端午)이야기

봄인가 싶더니 벌써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거리를 활보하는 젊은이의 옷차림이 시원스럽다. 일명 하의실종패션이다. 자연을 닮은 옷감이 출시되긴 하지만 화학섬유로 만든 의류는 덜 입거나 피부가 노출되지 않으면 여름을 나기엔 역부족인듯 하다.

하의실종을 하지 않아도 건강하고 아름다움을 발산할 수 있는 옛 옷을 폼 나게 입고 거리를 활보해 보자!

▲ (1) 삼 경작

삼베저고리, 모시적삼! 자연을 원료로 옷감을 짜고 옷을 만들어 입던 우리 조상들의 대표적인 여름옷이다. 이름만 들어도 시원함이 다가오는 듯하다.

여름이 오면 산천에는 온갖 풀들이 무성하게 자란다. 이러한 풀은 바로 옷을 만들거나 생활용구를 만드는 원료로서 긴요하게 쓰인다.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풀과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살아왔다. 단순히 관상으로 즐기는 것이 아니라 갖가지 생활자료로 광범위하게 활용하며 문화자원으로 승화를 시켜왔다. 의류도 마찮가지다. 더운 여름에는 자연에서 채취한 원료로 시원함을 더하는 옷을 만들어 입었으며, 겨울철에는 추위를 이길 수 있는 옷을 만들어 입었다. 삼, 모시, 칡, 목화 등 모두 자연에서 자란 풀을 경작하여 옷감의 원료로 활용하고 있다.

▲ (2) 삼 수확
▲ (3) 삼잎훑기
▲ (4) 삼 굿

그 중 여름의 대표적인 옷감은 삼베와 모시이다. 삼베는 주로 서민들이 많이 입었던 옷이지만 양반가에서는 모시옷을 많이 해서 입었다. 삼베와 모시는 작물을 경작하여 껍질을 벗겨 실을 만들고 옷을 만들어 입는 과정은 같다. 그러나 삼은 이모작이 가능한 작물로서 별다른 경작기술이 없어도 잘 자라는 한편, 의류 이외에도 동아줄이나 누수방지용 재료 등으로 다양하게 쓰여 보편적으로 경작되었다. 특히 삼의 잎이이나 씨앗은 환각현상을 일으키는 성분이 있어, 예전에는 한의학에서 진통제로 쓰이기도 하였으나, 현재는 마약류로 분류가 되어 관청에 의해 엄밀히 관리되고 있다.

여름 옷을 만들기 위해 삼의 경작은 4월에 파종하여 6월에 수확을 한다. 완전 성장하면 3m가량 자라지만 2m정도 자랐을때 수확을 해야 껍질이 곱고 부드러워 옷감을 짜기에 안성맞춤이다.

수확한 삼은 잎을 다듬은 다음 적당한 크기로 묶어서 가마솥에 넣고 약 12시간 이상 수증기를 이용하여 쪄낸다. 이 작업을 ‘삼굿’이라 하는데 집약노동이 필요하고 기술을 요하는 작업이라 마을주민 모두가 두레를 짜서 작업을 한다.

▲ (5) 삼 말리기
▲ (6) 삼 계추리바래기
▲ (7) 계추리바래기
▲ (8) 계추리바래기

삼굿을 해서 찐 삼은 햇볕에 건조를 시킨다. 건조가 된 삼은 다시 물에 불린 뒤 옷감의 원료가 되는 껍질을 벗긴다. 벗긴 삼 껍질은 약 5일정도 햇볕에 말리고 밤에는 이슬을 맞게 하는데 이렇게 하면 삼베껍질은 붉은색을 띠게 되는데 이를 계추리바래기라고 한다. 계추리바래기가 끝이 나면 본격적으로 실을 만드는 작업이 이어지는데 가장 시간이 오래 걸리고 기능이 필요한 작업이다. 이를 삼 삼는 작업이라 하는데, 삼껍질을 손톱으로 가늘게 찢어서 연결하여 하나의 긴 실을 만드는 작업이다. 이때 얼마나 가늘게 찢을 수 있는냐?가 기능을 인정받는 척도가 되는데 가늘게 찢을 수록 옷감이 부드러워 지기 때문이다. 옷감의 부드러움 척도는 ‘세’로 따지는데 아마 섬세함의 척도인듯 하다. 비단으로 일컫는 명주처럼 부드로운 옷감은 보통 11세~13세 정도인데 삼베처럼 거친 옷감은 보통 8세~9세정도이다.

삼 삼기가 다 되면 베날기와 베매기를 한다. 이는 베를 짜기 위한 과정으로 된장과 좁쌀로 풀을 써서 삼에다 바르면서 밑에는 왕겨로 불을 피워 놓고 말린다. 이 과정은 베틀의 도루마리에 감기어서 베를 짤 준비를 하는 단계로 가장 힘이 많이 드는 과정이다. 베를 메어서 도투마리에 감긴 것을 베틀에 안착하고 바디에 끼운 다음 물을 적셔 가면서 꾸리를 북 집에 넣은 것을 발로 당기고 밀면서 날실 사이를 북 집이 오고가면서 베를 짠다. 보통 한필을 짜는데 15일정도가 소요가 된다. 베를 짜는 일련의 작업을 ‘길쌈’이라 하는데 이 무렵 전통사회에서 여성들은 낮에 밭에서 일을 하고 밤에 길쌈을 하며 힘든 나날을 보내는 시기였다.

▲ (9) 삼 삼기
▲ (10) 삼 광주리
▲ (11)물레
▲ (12) 물레

이렇게 다 짠 베는 깨끗한 물로 여러 번 헹구어 다시 말린 다음 잿물에 담구어서 탈색하고 치자나 여러 천연염료를 이용하여 염색하여 옷감을 마련 하여 여름옷을 만들어 입었다.

삼베옷은 오늘날 수의나 상복으로 많이 사용하지만 원래는 여름철 일상복이였다.

오늘날 처럼 더위를 식히기 위해 노출이 심한 옷을 입는 풍속이 만연하지만, 조상들은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단아하면서도 기품 높은 여름 옷을 만들어 시원한 여름을 보내며, 인체에 건강한 옷을 입고 생활하는 지혜를 발휘하였다.

현대생활은 천연의 재료보다는 인공의 재료가 범람하는 복잡한 주거문화와 의생활을 하면서 아토피를 비롯한 다양한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하의실종을 하지 않아도 건강하고 아름다움을 발산할 수 있는 옛 옷을 폼 나게 입고 거리를 활보해 보자! 더욱 시원한 여름 건강한 여름이 되지 않을까?

▲ (13) 베 날기
▲ (14) 베 매기
▲ (15) 옷감짜기
▲ (16) 옷감짜기

Tag
#NULL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