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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도시 세종시 조건, 환경과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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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도시 세종시 조건, 환경과 인간”
  • 안성원
  • 승인 2015.08.12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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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 인터뷰] 경원사 효림 주지스님

구도심-신도시 갈등, 성남-분당 타산지석 삼아야
아파트 마당서 뛰어노는 금개구리 환경도시 ‘척도’
모든 사람을 부처님 대하듯 존중해야

세종시 전동면 청람리 동막골의 산 중턱에 고즈넉하게 자리 잡고 있는 경원사. 이곳에서 <세종포스트>와 만난 효림 스님은 소탈한 웃음으로 맞으며 ‘시기 적절한 인터뷰’라고 맞장구를 쳐줬다. 

효림 스님은 불교신문사 사장, 조계종 중앙종회 의원, 실천불교 전국승가회 공동의장 등 46년간 수행생활을 거치면서 80년대 민주화운동부터 시민사회활동까지 적극적으로 사회변화에 참여하고 있는 종교인으로 유명하다. 지금도 세종시의 대표적인 시민단체인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의 상임대표를 맡고 있다. 

이런 이력이 녹아나듯 효림 스님은 단호하고 분명하게 세종시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그리고 그 길을 가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로 ‘환경’과 ‘사람’을 꼽았다. 그는 “세종시가 명품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자연친화적인 도시가 돼야 한다”며 “아파트 앞마당에 금개구리가 뛰어노는 것이 환경도시로서의 척도가 될 것”이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또 성남과 분당의 사례를 예로 들며 “신도시와 구도심간의 갈등을 해결하고 도시의 미래를 멀리 내다 봤을 땐, 조치원에 공공시설을 유치해 상생하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며 “인간은 인간을 부처님 모시듯 존중해야 한다. 무시하고 짓밟아도 되는 사람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신도시지역에만 중요 기관과 시설이 입주하게 된다면 70만 100만 시대가 올 때 세종시는 기형적인 도시가 된다. 구도심과 상생해야만 신도시도 본래의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며 “이를 위해서는 선출직 공직자들의 의지와, 시민들의 의식 변화를 위한 시민사회단체의 중간역할이 중요하다”고 힘 줘 말했다.

아울러 중도(中道)의 진정한 의미를 언급하며 행동하는 종교인의 자세를 유지하겠다고 각오를 피력했다. 효림 스님은 “흔히 종교인은 중립(中立)을 지켜야 한다. 허나 중립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이도 저도 아닌 것’이 아니라, 올바른 정의(正義)를 뜻한다. 그런 의미에서 난 항상 중도”라며 “우리 사회가 정의롭고 공정하게 변하도록 노력하는 사람이 더 많아야 한다”고 말했다.

시종일관 기자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던 효림 스님과의 일문일답을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다음은 효림 스님과의 인터뷰 전문]

- 대한민국 최대 프로젝트라 불리는 세종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세종시에서 지낸 지 만 4년이 됐다. 그동안 우리나라에는 70년대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한 울산과 구미, 수도권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성남의 분당과 고양의 일산 등 정부 주도현 신흥도시가 등장했다. 세종시는 이런 경험이 축적돼 명실 공히 세계 최고 명품 도시를 만들겠다는 계획으로 세워진 도시다. 

여기서 어떤 도시가 명품도시인지 살펴봐야 한다. 고급 아파트, 뻥 뚫린 도로망, 첨단 산업시설 등 매우 중요한 요건들이 있겠지만 그런 것들은 다른 도시도 고민하는 것들이고, 점차 도시가 발달하면 개선된다고 본다.

이걸 뛰어넘는 매우 중요한 가치가 있다. 바로 환경이다. 특히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자연친화적인 도시가 돼야 한다고 본다. 인간은 자연을 떠나 살 수 없는 만큼 세종시가 모범적인 환경도시가 됨으로써 다른 도시도 그것을 본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모범적인 환경도시는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을 뜻하는 건지?

“세종시는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다. 서울의 한강처럼 도시 가운데 금강이 흐른다. 이를 도시 가능에만 집중해 훼손하거나 망쳐서는 안 된다. MB정부 4대강 사업으로 세종보가 생겨 강물이 썩고 있는데 아무리 돈이 많이 든다고 해도 이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해야 한다.

특히 현재 호수공원부지인 장남들판에서 발견된 희귀종인 금개구리가 있다. 서식지 보호를 위해 시 당국과 환경처, 환경단체들, 세종참여연대 등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데, 금개구리를 얼만큼 잘 보존하느냐가 세종시의 환경도시로서의 척도가 된다고 본다. 아파트 앞마당에 금개구리가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이면 가장 모범적인 환경도시가 될 것이다. 그렇게 되리라 본다.”

-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만들어진 세종시에 신도시와 조치원 등 구도심과의 갈등관계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성남이라는 도시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성남은 70년대 서울시가 무허가주택들을 철거하면서 아무 대책 없이 강제로 주민들을 이주시켜 살게 한 곳이다. 이곳에 ‘천당 밑에 분당’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가장 기반시설이 잘 갖춰진 분당이 생겼다. 즉 한 도시에 가장 못사는 동네와 잘 사는 동네가 공존하게 된 것이다. 

분당이 생긴 뒤 구도심의 종합병원 7개를 비롯해 백화점, 교육시설 등 각종 공공시설이 신도시로 옮겼다. 정치인들도 분당사람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 분당을 독립시키겠다는 등 분당 위주의 공약을 제시했고, 당선 뒤에도 분당 중심으로 사고했다. 다행히 지금 새로운 시장은 그런 악습을 많이 해소하고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세종시도 좋은 학교, 공공시설을 조치원에 세워야 한다. 세금으로 운영되는 시설이라면 당연히 어려운 사람들을 배려해야 한다. 다행히 조치원은 성남과 달리 빈 땅도 많고 조치원역 등 교통여건도 좋다. 왜 종합병원이 땅값도 비싸고 터도 좁은 정부청사 근처로만 가야 하는가? 선출직 공무원들이 이런 데에 관심을 갖고 노력해야 한다.”

- 선출직 공무원은 표심을 위한 공약이 나올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고, 시민의 의식변화를 위한 방법도 필요할 것 같다.

“선출직 공무원은 구도심에 사는 원주민의 숫자보다는 신도시로 이주하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의식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세종참여연대 같은 시민사회단체가 주안 역할을 해야 한다. 세종참여연대도 균형발전을 강력히 주장하고 싶은데 행복청과 행정권한이 나눠져 있다 보니 어려움이 있다. 

현재 신도시지역의 회원이 없는 것은 아닌데 아직 부족하다. 원도심 주민들이 중심이다 보내 새로운 활동을 고민 중이다. 더욱 적극적으로 회원가입 유도하려 한다. 

성남은 시민단체의 강력한 요구로 시청 신청사를 구도심과 신도시의 중간지점에 짓기도 했다. 세종시도 지금은 행복청이 지어준 신청사로 가게 돼있지만, 나중에 새로 지어서라도 중간지점으로 옮겨야 하고, 시 산하 기관은 구도심 쪽으로 더 많이 유치해야 한다. 현 신도시지역은 30만 인구도 비좁은 터다. 

50만 70만 도시로 성장하려면 구도심 지역에도 아파트가 들어설 수밖에 없을 것인데, 그 때 모든 공공시설이 청사주변에 뭉쳐있다면 도시 기능이 기형화 될 것이다. 거시적으로 보고 균형발전을 이뤄야 신도시지역도 자기 기능을 할 수 있다.”

- 스님은 행동하는 종교인의 대표적인 인물로 꼽히고 있고 정치적 색깔론에도 휩싸인 경우가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종교인으로서 부담될 텐데 종교인의 사회참여와 세종시에서의 역할에 대한 계획은?

“흔히 말하는 ‘좌빨’ 이미지를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정치적으로 편향된 사람이 절대 아니다. 그렇지만 민주화 운동을 하다 보면 방해되는 정당이 있고 독재권력이 있다. 그래서 정치적 투쟁을 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특정 정당을 반대하거나 지지하는 것처럼 보일 수는 있지만 난 항상 중도를 지향하고 있다.

보편적으로 종교인은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본다. 중립은 가운데에 선다는 뜻이다. 그런데 반듯하지 않으면 설 수가 없다. 반듯하다는 것은 바를 정(正)이 돼야 한다는 말이다. 사람들이 중립을 나쁜 것도 좋은 것도 아닌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실은 정의로운 것이다. 즉, 바르고 정의롭고 공정한 것이 중도다.

사회가 발전할수록 더 정의롭고 공정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실현하려 노력하는 사람이 더 많아져야 한다. 이건 절대 정치가 아니다. 나 역시 계속 그런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이제 부처님 오신 날이 다가오고 있다. 부처님 말씀을 빌려 세종시의 발전을 위한 메시지를 부탁드린다.

“지난해에는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세월호 사건이 터져 안타까웠다. 진실규명은 차치하더라도 오늘날 우리들한테는 유감스럽게도 생명을 경시하는 풍토가 만연해 있다고 본다. 

생명이 부처님이고 우리들이 다 부처님이다. 그래서 인간은 인간을 존중하되 부처님같이 존중해야 한다. 이 세상에 홀대하고 짓밟고 무시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모든 사람을 존중해야 한다. 직업, 신도시-구도심 상관 없이 모든 인간을 존중하고 생명을 귀하게 여겨야 한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다시 한번 모든 시민들이 사람을 귀중하고 고귀하게 생각하는 계기를 가지자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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