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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제대로 보려면, 이곳에 접속하라
  • 김재중 기자
  • 승인 2014.12.12 1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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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 ‘온라인 세종시민’ 막강파워

대표커뮤니티, 세종시닷컴-세종맘카페
성공비결은 시민의 자발적 참여 유도
온라인 껍질 깨고 오프라인 진화 중

‘인터넷 소통’이 세종시를 변화시키고 있다. 정치와 행정, 언론이 해야 할 역할을 온라인 커뮤니티가 담당하면서 시민들 스스로 공동체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인 ‘세종시닷컴’과 ‘세종맘카페’를 통해서다. 전자는 행정중심복합도시 개발과 부동산 관련 정보를 중심으로, 후자는 젊은 엄마들의 육아, 교육, 생활정보가 주로 오가는 공간이다.

지난 2011년 5월 문을 연 ‘세종시닷컴(이하 닷컴)’은 지난 10일 현재 4만 6400여 명의 회원을 거느린 대형 커뮤니티로 성장했다.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운영자가 사업목적으로 개설했지만, 이젠 세종시를 대표하는 공공재가 돼 버렸다. 행복도시 개발과 관련된 정보가 가장 빠르게 유통되는 장소이면서, 세종시에서 가장 뜨거운 논란이 양산되는 공론장 역할도 하고 있다.

세종시 관련 개발정보가 이곳에서 얼마나 빠르게 유통되는지는 미국계 창고형 할인매장인 코스트코의 세종시 진출소식이 전파된 과정만 살펴봐도 잘 알 수 있다. 지난 2012년 10월, 닷컴의 한 회원이 “코스트코에 다니는 아는 분 이야기”라며 코스트코의 세종시 진출 소식을 처음으로 알렸고 이듬해인 2013년 8월에는 “(코스트코 건립부지가) 터미널 예정부지 근처로 거의 확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사실이냐 아니냐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공식적으로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코스트코가 입찰을 통해 부지매입을 확정지은 것은 닷컴에서 논란이 벌어지고 나서 한참 시간이 흐른 뒤인 지난 6월이었다. 닷컴 안에 익명의 고급(?) 정보원들이 얼마나 많은지 잘 보여준 사례다.

닷컴은 논란의 정점에서 시민들의 공론장 역할도 충실히 했다. 도담동 개명 논란, 고운뜰공원 정상추진 논란, 금개구리 보존 논란, 아트센터 축소 논란 등 세종시 출범 뒤 벌어졌던 굵직한 지역사회 논란들은 대부분 닷컴을 통해서 촉발되고, 확산됐으며 일부는 결론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닷컴이 이런 역할을 하기까지 운영자의 ‘무개입 원칙’이 한몫 했다. 세종시닷컴 운영자인 임석권 씨는 지난 9일 본보 인터뷰에서 “욕설과 비방이 난무하지 않는 이상, 논쟁에 개입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그러다보니 언뜻 정제되지 않은 이야기들이 오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상반된 의견이 절충점을 찾고 타협하면서 시민들 스스로 자정기능을 발휘하고 결론을 만들어 갔다.

임 씨는 닷컴의 존재 이유에 대해 “현재로선 세종시 홍보기능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믿음 때문에 사업성 추구보다는 공론의 장을 여는데 주력하고 있다. 임 대표 스스로 “사업성 추구는 20% 미만으로 제한하고 있다”고 말할 정도다.

그에겐 닷컴의 힘으로 이루고 싶은 꿈이 하나 있다. 세종시민의 ‘가을운동회’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것. 그는 “예를 들자면 사회인야구를 통해 각 아파트단지, 동네마다 팀을 만들어 서로 경쟁하고 그 과정을 커뮤니티에 담고 이를 통해 공동체의식을 느끼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며 “세종시가 내세울 수 있는 차별화된 콘텐츠가 있어야, 다른 지역 사람들이 와서 살고 싶은 도시가 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세종맘카페(이하 맘카페)도 닷컴 못지않은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커뮤니티다. 2012년 2월 개설 이후 회원수가 늘어 지난 10일 현재 약 2만 1500명의 회원이 가입돼 있다. ‘맘카페’라는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 30∼40대 젊은 여성 회원이 약 84%를 차지한다.

당연히 아이들의 육아문제, 교육환경, 대형마트 등 편의시설에 대한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다. 신도시지역 학군조정 문제, 병·의원과 대형마트 등 편의시설 부족 문제, 아파트 하자보수 갈등, 교통인프라 부족 등이 카페에서 주로 다뤄진 이슈들이다.

맘카페 운영자인 정연숙 씨는 “회원이 늘다보니 특정 의견에 대해 회원들의 의견을 취합해 해당 기관에 전달할 때 ‘카페의 힘이 많이 커졌구나’하는 생각을 한다”며 “세종시 등 공공기관이 뭔가 알리고자 할 때도 카페를 이용할 수 없느냐고 문의를 해올 정도”라고 귀띔했다.

맘카페 회원들은 온라인 공간을 벗어나 오프라인에서도 비교적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가 오프라인으로 진화하고 있는 셈이다. 일례로 미술, 공예, 홈패션 등 분야에서 강사수준의 실력을 보유한 회원들이 ‘꼼지락 스토리’라는 소모임을 만들어 재능기부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26일에는 맘카페 차원에서 프리마켓 행사를 열기도 했다. 이 자리에 3000명 이상의 주민들이 참여해 문전성시를 이뤘다. 주최 측도 이 정도 호응이 있을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추후에는 아예 세종시의 장소지원을 받아 보다 안전한 장소에서 2회, 3회 행사를 개최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자원봉사 등 지역사회 공헌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병욱이 재활돕기 모금활동, 늘사랑아동센터 봉사활동, 화재로 도움이 필요한 유진이네 돕기 등이 진행됐다. 희망나눔 행사도 열린다. 오는 20일 한솔동 주민센터 인근에서 ‘첫마을 상상문을 열어라 마음을 나눠라’는 이름으로 자선바자회, 먹거리판매, 기부물품 판매가 이뤄진다. 물론 수익금 전액은 이웃돕기를 위해 쓰일 예정이다. 카페 운영자 정연숙 씨는 “프리마켓 행사를 통해 아이들에게 환경과 경제, 나눔을 느끼게 하는 장을, 주민에게는 마음 따뜻한 문화행사로 다가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세종시를 대표하는 2개의 인터넷 커뮤니티 운영자들은 공통적으로 “처음엔 커뮤니티가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고 말했다. 그리고 성공비결에 대해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만들어 낸 일”이라고 동일한 해석을 내놨다. 본인들은 소통의 장만 열었을 뿐, 그 내용은 시민들 스스로 채우고 만들어갔다는 것이다. 이른바 ‘집단지성’을 경험하고 있는 셈이다.

집단지성은 소수 전문가의 능력보다 다수 시민의 통합된 지성이 올바른 결론을 만들어간다는 개념이다. 정책을 만들고 집행하는 정치와 행정이 시민의 집단지성을 어떻게 수용하고 실행할 것이냐가 과제로 남는다. 세종시닷컴 운영자 임석권 씨는 바로 이 대목에서 의미심장한 지적을 했다. 

“사실 세종시나 행복청이 제 역할을 못하는 부분이 많아요. 그렇기 때문에 시민들이 기관 홈페이지가 아닌 인터넷 커뮤니티에 들어와 정보를 나누는 겁니다. 두고 보세요. 앞으로도 (시민들에게) 혼날 일이 많을 겁니다.”

김재중 기자 jjkim@sj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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