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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대를 산 현대 추상미술의 거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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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대를 산 현대 추상미술의 거장들
  • 이충건 기자
  • 승인 2014.12.09 1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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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 ‘파리, 앵포르멜 미술을 만나다’

내년 2월 1일까지(오전10~오후7시) | 이응노미술관 | 500원(성인), 300원(청소년)


1차 세계대전 후 독일 표현주의나 다다이즘을 수용한 추상예술의 흐름이 나타났다. 재료의 물성을 드러내고 화가의 행위를 강조했다. 이어 2차 세계대전 후인 1951년 프랑스의 평론가 M.타피에가 이련 경향의 화가들의 그룹전을 기획하고 포켓북 <또 다른 예술(Un art autre>을 통해 이 예술운동의 방향을 제시했다. 이른바 ‘앵포르멜(Informel)’ 운동이다. 앵포르멜은 ‘형태가 정해지지 않은’이란 뜻의 형용사다.


한국에서는 1958년, 당시 55세이던 고암 이응노(1904-1989)가 앵포르멜 운동이 한창이던 프랑스 파리로 건너갔다. 그는 유럽을 휩쓸던 추상미술의 영향을 온몸으로 받아들였다. 이응노처럼 국적은 다르지만 유럽 화단에 넓게 퍼져있던 앵포르멜 미술의 흐름 속에서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한 추상미술의 거장들이 파리로 모여들었다. 한스 아르퉁(독일, 1904-1989), 피에르 술라주(프랑스, 1919- ), 자오우키(중국, 1920-2013) 등이 그들이다. 이들은 1964년 이응노가 세르누쉬미술관 내에 파리동양미술학교를 설립할 때 적극적인 지지와 후원을 보여줬다. 1967년 이응노가 동백림사건에 휘말리자 유럽의 지식인들과 함께 구명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대전 이응노미술관에서 고암 탄생 110주년과 파리동양미술학교 설립 50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파리, 앵포르멜 미술을 만나다’가 내년 2월 1일까지 개최되고 있다. 프랑스 국립조형예술센터(CNAP), 아르퉁재단, 술라주재단, 자오우키재단, 한국 국립현대미술관과 개인 소장가의 협조로 모아진 작품들이 전시 중이다.


이응노의 ‘구상’은 종이에 솜 콜라주기법으로 1970년에 제작됐다. 1950년대부터 반추상에 가까운 작품을 선보이며 동양화의 현대화에 힘쓴 고암의 성향을 볼 수 있다. 종이나 잡지, 한지 등을 찢어 붙이고 긁어내거나 그 위에 채색을 시도하는 다양한 콜라주 기법을 활용했다. 갑골문자가 연상되는 형태들은 고암이 문자추상으로 나아가는 작품 경향을 예견하는 듯하다.


번개와 천둥 등 순간적인 에너지 분출에 관심이 많았던 한스 아르퉁은 선과 색이 만들어내는 긴장감을 다양하게 변주해왔다. ‘그림이 단순해질수록 회화적 표현은 강렬해진다’고 믿었던 술라주는 앵포르멜 미술에서 출발해 검정을 위주로 한 역동적인 추상양식을 보여준다. 자오우키는 대형 캔버스 안에 마치 마그마가 움직이는 것처럼 강렬한 색채로 공간감을 부여한다. 그 역시 아시아 전통의 서체와 서양 현대미술을 접목해 독자적인 추상을 완성했다. 문의 ☎(042)611-9821


이충건 기자 yibido@sj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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