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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농업에서 희망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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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농업에서 희망을 봅니다”
  • 이충건 기자
  • 승인 2014.08.06 18: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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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인물 | 황순덕 힐링촌장

5선 군의원에서 농민 변신, ‘산야초 마을’ 가꿔

농가 소득증대 위해 산야초 축제·농촌관광 연계

“동림권역체험관, 6차 산업 전진기지 만들 것”

 

“농업도 블루오션에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치유(healing) 농업의 본보기를 만들어 이를 세종시 농민들에게 보급해 농가소득 증대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정치인에서 농민으로 변신해 인생 이모작을 일구고 있는 황순덕(59. 사진) 힐링촌장의 포부다.

황 촌장은 지난 12일부터 세종시 청송마을 뒤웅박고을(전동면 청송리 11-3) 일원에서 제2회 세종웰촌 산야초 힐링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8월 17일까지 ▲힐링 1박2일 체험 ▲남새밭 체험 ▲힐링 먹거리, 즐길 거리 ▲직거래 장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다. 지난해 3만 명을 불러 모은 ‘힐링촌 개똥쑥 축제’의 외연을 가지각색 산야초로 확대시켰다. 힐링촌에서 친환경적으로 재배한 하얀 민들레, 엉겅퀴, 와송, 곰보배추, 돼지감자, 여주 등 몸에 좋다는 산야초를 두루 만날 수 있다.

두 차례 암 투병을 거쳐 자연건강식으로 회복한 가수 방주연 씨는 ㈜힐링촌의 모델이자 산야초 축제의 홍보대사다. <혈액형과 체질별 식이요법>의 저자이기도 한 방 씨는 혈액형·체질에 따른 레시피를 국제특허 등록하기도 했다. 이 레시피대로 대한민국한식협회 정영숙 회장(약선요리가)이 축제 개막식에서 쿠킹 라이브 쇼를 선보였다.

황 촌장은 1955년 전동면 노장리에서 태어나 평생 고향을 지키며 살았다. 1991년 지방자치제도가 부활하자 35세에 정계에 입문, 초대부터 내리 5선까지 연기군의원을 지냈다. 2대 의회 때는 의장을 역임했다. 의장 시절 복숭아축제 때 선발한 복숭아아가씨들을 데리고 사비를 들여 서울 강남의 백화점에서 4년간 조치원 복숭아를 홍보하기도 했다. 농가소득과 연결되지 못하는 축제는 의미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정계 은퇴 후 이모작 인생으로 농업을 선택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농민들도 관행 농법을 벗어나 블루오션 농업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그가 선택한 게 ‘치유 농업’이다. 그는 동림산 1만2000여 평의 황토밭에 개똥쑥, 곰보배추, 와송, 하얀 민들레, 엉겅퀴, 쇠비름 등을 심어 산야초 마을로 가꿨다. 그는 “충북 제천이나 경남 산청이 산야초로 유명하지만 교통여건이 좋지 않다”며 “수도권과 가까운 세종시가 치유농업의 적지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치유농업의 본보기를 만들어 이를 세종시 농가에 보급하겠다”고 했다.

그가 산야초 축제를 개최하게 된 것도 판로개척을 위해서다. 그는 “농민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게 판로”라며 “축제를 판로개척과 연계하고 와이팜(세종시 농·특산물 온라인쇼핑몰)을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춘희 시장이 공약한 로컬푸드도 하루 빨리 자리를 잡아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유혹을 많이 받았지만 모두 뿌리쳤다. 그는 “선출직만 봉사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블루오션 농사를 잘 해서 우수 사례를 만들고, 농민들의 생산물을 계약재배해서 가공·판매·유통하는 것도 봉사”라고 했다. 이를 위해 그는 지난해 6월 ㈜힐링촌을 설립했다. 직접 산야초를 생산해 제조·가공하고 판매·유통까지 1,2,3차 산업을 포괄하는 회사다. 여기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1,2,3차 산업의 융합, 가령 축제를 통한 관광객 유치, 산야초를 이용한 요리법 전수, 교육 등 농업의 6차 산업화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황 촌장은 농촌종합개발사업의 일환으로 건립된 도농교류센터 ‘동림권역체험관(아람달)’의 추진위원장이기도 하다. 국비와 시비 59억 원이 투입된 사업이다. 숙박을 하면서 농촌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숙박시설과 풋살경기장, 족구장, 식당, 세미나실 등으로 구성됐다. 8월 초에는 6억 원을 들여 다양한 물놀이기구와 바이크, 탑 플레이, 에어바운드, 황토찜질방 등을 갖출 예정이다. 보령 머드축제에서 착안, 황토를 몸에 바르고 미끄럼을 타거나 이동식 풀(pool)에 송어를 풀어놓고 맨손으로 송어잡기, 떡메 쳐서 인절미 만들기, 전 붙이기, 밤 줍기 대회, 옥수수 따서 쪄먹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그는 “베어트리파크, 뒤웅박고을과 연계해 도시민과 농민이 교류하며 상생하는 체류형 농촌체험관광지로 만들어 6차 산업의 모델을 정착시키겠다”고 말했다.

지난 2004년 10월 21일 신행정수도 위헌 판결 당시부터 네 차례의 삭발, 13일 간의 단식투쟁을 벌이던 ‘투사’의 모습을 더 이상 그에게서 찾아보기 어려웠다. 조치원집을 담보로 대출받아 비상대책위원회를 살려낸 일화는 유명하다.

“투사요? 세종시가 우여곡절 끝에 정상 건설되는 것 같아 지켜보는 것만으로 즐겁습니다. 이제는 농민들이 더불어 잘 사는 그런 세종시를 꿈꾸고 있습니다.”

글 이충건 기자 yibido@sjpost.co.kr

사진 김재중 기자 jjkim@sj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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