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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도시가 지속발전 가능한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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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도시가 지속발전 가능한 도시
  • 문옥배(음악평론가, 당진문예의전당 관장)
  • 승인 2014.08.11 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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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읽기 | 보헤미안 지수

지역에 예술가 얼마나 사는지 나타낸 지표

문화·예술 환경이 창조적 인재 유입 가속화

결국 예술적 환경 풍부해야 경제도 활성화


많은 도시들이 ‘문화도시’를 표방한다. 과거 경제적 성장을 중시하던 시기에 산업도시를 표방했던 도시들이 삶의 질을 중시하게 되면서 문화도시로 트렌드를 전환하고 있다. 21세기 들어 한 도시의 삶의 질을 평가하는 척도로 문화적 요소가 부각되면서 생긴 변화다.

문화도시의 척도가 되는 요인들은 다양하다. 가장 많이 적용되는 것이 문화적 자산의 점유율이다. 예컨대 한 지역에 공연장과 미술관, 도서관, 박물관 등이 몇 개 있는지, 시 재정에서 문화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몇 퍼센트(%)인지 등이다.

이처럼 문화적 자산을 중심으로 판단했던 초기의 문화도시의 척도가 이제는 가치 중심의 척도로 변화하고 있다.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정서적·가치적 요소들이 존재하는지가 문화의 척도가 되고 있다는 얘기다. 대표적인 것이 ‘보헤미안 지수’(Bohemian index)다. 캐나다 토론토대학교 플로리다(R. Florida) 교수와 카네기멜론 연구팀이 개발한 보헤미안 지수는 한 지역 내 작가, 디자이너, 음악가, 배우, 감독, 화가, 조각가, 사진작가, 무용가 등 예술가들이 얼마나 많이 사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이 지수는 어메니티(amenity)의 생산자를 직접 측정하기 때문에 보헤미안의 비율이 높은 지역은 창조성과 예술성을 지원하고, 예술가들을 존중하고 수용하는 도시로 평가된다. 여기서 보헤미안의 의미는 전통적인 프로테스탄트 윤리의 바깥 세계에 존재하는 사람들로, 자유로운 생활방식을 추구하고 일보다는 자아실현에 우위를 두는 이들을 말하는데(Caesar Grana), 예술가들이 대표적인 그룹에 속한다. 보헤미안 지수는 문화자산이나 창조적 자산의 생산자를 직접 측정한다는 점에서 박물관, 공연장, 미술관, 도서관, 교향악단수 등의 문화자산 개수를 단순 합산하는 방식보다 신뢰도 높은 척도로 평가된다.

그럼 왜 보헤미안지수가 중요한가? 예술가들이 한 지역에 많이 거주한다고 무엇이 변화되기에 중요시하는가? 플로리다 교수는 한 지역에 보헤미안이 존재하고 또 집중해 있다는 것은 다른 종류의 인재 또는 인적 자본의 수준 높은 사람들을 유치하는 환경을 창출한다고 말한다. 이는 보헤미안지수가 높은 지역, 즉 풍부한 예술적 환경을 가진 지역이 경제도 활성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자유로운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예술가)이 자유로운 상상력과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을 때 도시가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보헤미안 지수는 한 지역의 하이테크산업 기반부터 인구성장과 고용성장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것에 대해 추정 가능한 지표로 평가받고 있다.

21세기 도시모델 중의 하나가 창조도시(Creative City)다. 창조도시는 기술(Technology), 인재(Talent), 관용성(Tolerance)이라는 3T의 관점에서 도시들의 발전을 살펴보는데, 기술기반이 높고, 창의적인 인재가 많으며, 관용도가 높은 사회적 분위기를 가진 도시가 발전한다는 것이다. 바로 창조도시의 전제가 문화 예술적 환경인 셈이다.

사회학자 다니엘 벨(D. Bell)은 지난 50년간 삶의 만족의 원천이 일에서 생활방식으로 변화되었고 사회 내의 바람직한 행동 기준이 되었다고 말한다. 이에 따라 사회는 문화가 변화를 선도하고 경제가 그것에 맞추어 왔다고 말한다. 이제 문화 예술적 환경이 왜 중요한지 설명되었으리라 본다. 보헤미안 지수가 높아 문화도시로 평가된 지역은 문화만 있는 도시가 아닌 경제를 창출하는 도시로 발전해 간다. 문화 예술적 환경이 창조적 인재를 모으고, 그들에 의해 도시가 발전하기 때문이다. 내가 사는 도시가 삶의 질이 높으며, 경제적 발전가능성이 있는지는 기업, 연구기관, 행정기관이 얼마나 들어왔는지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는 그것들의 유입을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문화 예술적 환경이 어떠한지가 우리 도시의 미래를 결정짓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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