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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의 첫 단추는 검증된 인용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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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의 첫 단추는 검증된 인용술
  • 이준건(행정학 박사, 한국갈등조정연구소장)
  • 승인 2014.07.06 11: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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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 지방정가 줄 대기 막후

민선6기가 출범했다. 전국 6·4동시지방선거에서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장 중 11곳이 초선단체장이다. 충청권 4개 광역자치단체 중 권선택 대전광역시장, 이춘희 세종특별자치시장도 그 중 한 사람이다. 선거가 끝나고 출범하는 지방정가 주변에는 줄 대기 막후가 있다. 선거에 참여했던 공신들이 한자리 얻어 볼까하는 기대 심리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재선에 성공한 충청남도와 충청북도도 예외는 아니다.

이러한 역사는 엽관주의(Spoils sytem)에서 시작됐다. 엽관주의는 유럽에서 시작되어 미국을 거쳐 한국에 도입된 제도다. 정당에 대한 공헌이나 인사권자와의 개인적 관계를 기준으로 공무원을 임용하는 인사 행정제도를 말하는 것으로, 정치적 목표, 즉 공약사항을 이행하거나 지역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당선자와 정치적 운명을 함께한다.

최근 단체장 주변을 맴돌고 있는 인사는 각양각색이라고 한다. 잿밥에 관심이 많았던 사람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이들의 자리는 한정되어 있는데 얻겠다고 하는 사람이 많다보니 내분이 일고 선거 후유증에 시달리는 단체장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엽관주의가 선거공신에게 전리품 나누는 방식이거나, 회전문 인사용도가 되어서는 안 된다. 반드시 전문성을 따지고 능력에 알 맞는 인재를 발탁하는 등용문과 같은 최소한의 검증의 제도화가 시급하다.

민선5기 대전광역시는 3기에 발탁됐던 인사가 재기용되었고 도시철도공사 사장에서 대전프로축구단 시티즌사장으로 널뛰기를 했다. 30대 후반의 젊은이는 생활체육회사무국장으로 발탁되고 임기 6개월을 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시티즌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충청남도에서도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은 원장 공석으로 1년여를 직무대행으로 메웠다. 그는 기초자치단체장 출마로 나섰고 이력을 높여주는 정치적 자리가 되었다. 능력에 비해 자리가 크고 전문성도 요구되지만 인사권자의 막강한 힘이 작용하는 속수무책의 인사다. 조직의 발전을 기대하기보다 경력을 높여주는 판도라다. 시민의 혈세는 새고 지역발전은 멀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심각한 문제가 지적되는데도 권한이 단체장에게 있으니 이를 제동할 장치가 없는 게 현실이다. 능력의 검증 절차 없이 임명할 수 있는 맹점이 존재하는 한 무분별한 인사의 줄 대기는 계속될 것이다.

안대희 국무총리 후보 낙마에 이어 문창극 후보도 인사청문회에 조차 가지 못하고 사퇴했다. 청문회가 정책과 능력검증이 아닌 개인의 신상까지 낱낱이 파헤치는 역기능도 지적되고 있지만 지방정부에 참여하는 사람을 기용하는 과정에서 최소한의 인사청문회와 같은 검증의 절차가 있어야 지방자치 선진화를 꾀할 수 있다. 특히 단체장은 공동의 역할을 통해 객관적이고 중립적이며, 안정적인 행정을 펼쳐 책임정치를 실현하고 나아가 주민의 공감을 얻을 수 있다.

지방자치는 지역중심이며, 주민중심의 요체다. 주민이 진정한 주인이 되는 주민주권 시대로 가야 한다. 유권자에 의해 선출된 단체장이 최소한의 검증 절차 없이 자기사람심기를 반복한다면 통합의 정치는 멀어지고 반쪽 정치의 한계를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다. 특히 지방자치의 목적과 가치를 실현하기란 요원하다.

막강한 권한의 자리에 오른 단체장이 선거과정에서 반목과 갈등으로 갈라진 민심을 하나로 통합하려면 그 첫 단추는 제도와 절차적 과정을 통해 검증된 인용술이어야 한다. 인사가 곧 만사며 소통이기 때문이다. 간디는 소통이 안 되면 폭력이 일어난다고 했다. 박근혜정부가 4월 60%대가 넘었던 지지율이 40%대로 급락한 것도 인사문제를 제대로 풀어가지 못했기 때문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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