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댓글
변상섭, 그림속을 거닐다
세종시교육청 공동캠페인
책임당사자 빠진 채 줄다리기만…
상태바
책임당사자 빠진 채 줄다리기만…
  • 이충건 기자
  • 승인 2014.04.05 08: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해법 찾기 어려운 ‘철근 빼먹은’ 아파트 사태

수분양자-행복청 조사기관·범위 두고 평행선

모아미래도, 자체 부실조사 벌여 불신 키워

‘철근 빼먹은’ 세종 모아미래도 아파트 사태가 해법 찾기가 쉽지 않다. 입주예정자협의회(이하 협의회)와 행복도시건설청 간 합의 도출이 지난해서다.

지난 2일 협의회와 행복청 등에 따르면 가장 큰 쟁점은 공사 중지와 부실공사에 대한 조사범위다.

현재 해당 아파트단지는 모아종합건설이 ‘자체적으로 공사를 중지’한 상황이다. 협의회 측은 "귀책사유를 면하기 위한 꼼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체 공사 중지’가 아닌 ‘공사 중지명령’을 하라고 행복청을 압박하고 있다. 건설사의 귀책사유로 입주예정일이 3개월 경과하면 자동으로 계약해지가 되기 때문이다.

조사범위에 대해서도 협의회는 철근배근 시공실태를 포함한 전체 공정에 대한 전수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행복청은 문제가 불거진 배근 상태를 우선 확인하고 조속히 대책을 강구하자는 입장이다.

협의회와 행복청은 상호 간 협의 결과를 문서로 주고받았다. 벌써 두 차례다. 협의회 측이 문서로 요구사항을 제출하면 행복청이 이를 수정해 회신하는 방식이다.

협의회의 첫 번째 요구사항은 ‘모아종합건설의 1-4생활권 L5~L8블록 자체공사나 조사를 중지시키라’는 내용이다.

한국시설공단은 행복청의 의뢰로 지난 25일부터 철근 부실시공에 대해 비파괴검사를 벌이고 있다. 그런데 모아 측이 자체 조사를 시행해 물의를 빚었다. 협의회 측은 줄곧 입주예정자들이 주관하는 부실 검사를 요구해왔다. 그런데 부실공사 당사자인 모아종합건설이 자체조사를 벌여 불난데 기름을 부은 꼴이 된 셈이다.

"범죄자가 자신의 범죄행위를 확인하면서 대비하고 조작하고 은폐하려는 의도 아니냐"며 협의회가 반발하자 행복청은 입주예정자들의 요구를 수용하기로 했다. 단 ‘한국시설안전공단이 실시하는 부실시공 관련 조사에 차질이 없도록’이라는 단서조항을 달았다.

그러나 협의회 측은 수용불가 입장이다. 입주예정자들이 선정한 수행기관의 공동참여가 보장되지 않는 한 시설안전공단의 조사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는 의미다. 협의회 관계자는 "행복청이 단서조항을 달아 교묘히 시설안전공단의 조사를 강행하겠다는 속셈"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행복청 관계자는 "부실조사를 빨리 끝마쳐야 보강공사든 허물고 다시 짓든 대책을 강구할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협의회는 행복청이 시설안전공단 조사를 고수한다면 최소한 공동 조사라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합의 도출을 위한 두 번째 조항이다. 시설안전공단과 협의회 측이 선정한 전문기관이 함께 조사를 벌여 공정성을 확보하겠다는 심산이다.

이에 대해 행복청은 ‘협의회가 선정한 전문조사기관이 시설안전공단의 조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회신했다. 공동조사를 보장하는 대신 ‘참여’라는 다소 애매한 표현을 썼다. 협의회 측은 ‘공동조사’가 아닌 ‘단순한 참여’는 의미가 없다는 반응이다. ‘조사비용은 귀책사유가 있는 모아종합건설과 자회사인 씨에치아이건설이 부담한다’는 협의회 측의 요구사항은 ‘건설사가 부담토록 양측에서 적극 노력한다’로 행복청이 문구를 조정했다.

합의점 도출이 가장 어려운 조항은 조사범위다. 협의회는 ‘철근배근 시공실태에 대해 부실시공 전수조사를 실시하되 조사과정에서 철근수량 부족 및 부적합한 사항 발견 시 입주예정자들이 선정한 수행기관과 시설안전공단이 콘크리트 조사 등 공정별 확대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행복청은 ‘협의회가 선정한 수행기관이 객관적 자료에 의거해 여타분야 조사를 요청할 경우 확대조사 여부를 시설안전공단과 협의·검토해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협의회는 전체 부실시공 조사에, 행복청은 철근배근 시공실태 조시에 각각 방점을 찍고 있는 셈이다.

행복청 추호식 주택과장은 "현재로선 철근 부실시공의 범위가 어디까지 인지를 밝혀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 결과에 따라 보강을 할 것인지, 재시공할 것인지를 조속히 결정해야 행복도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했다.

협의회 측 손인수 부대표는 "철근을 빼돌린 걸 알고도 수분양자들에게 알리지 않고 공사를 강행한 모아종합건설이 다른 공정에서도 똑같은 일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누가 보장할 수 있느냐"며 "전체공정을 모두 검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충건 기자 yibido@sjpost.co.kr

Tag
#NULL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