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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시공과 안전진단은 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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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시공과 안전진단은 별개”
  • 이충건 기자
  • 승인 2014.03.28 17: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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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사례에서 얻은 교훈 | 인천 청라푸르지오 김상일 비대위원장
김상일 인천 청라 푸르지오 비상대책위원장
김상일 인천 청라 푸르지오 비상대책위원장

1. 부실시공 확인됐어도 ‘구조안전’ 나오면 소송 불리

2. 전수조사·형사고소 등 입주예정자가 철저히 주관

3. 계약해제 소송 시 손해배상 위한 예비적 청구 필수

4. 국회조사 위해 청원심사 요청 등 정치권 도움 병행

‘철근 빼먹은’ 세종 모아미래도 아파트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입주 예정자들이 행복도시건설청이 제안한 정밀구조안전진단을 거부하기로 했다. 안전진단이 행복도시건설청과 건설사의 ‘면책용 시나리오’라고 봐서다. 모아미래도 비상대책위원회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데는 이미 1년 전 철근을 누락한 채 시공이 이뤄진 인천 청라지구 푸르지오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른바 ‘교훈’을 얻은 셈이다. 청라 푸르지오 사태는 1년이 지나도록 결론이 내려지지 않아 입주예정자들이 국회에 부실시공 의혹을 조사해 달라며 청원을 접수했다. 김상일 청라 푸르지오 비상대책위원장과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앞선 사례를 반추해봤다.<편집자>

1년 전 청라 푸르지오에서도 철근 부실시공 사례가 있었다. 어떤 사건이었나.

"2012년 9월 골조시공업체 직원이 제보를 해서 철근 부실시공이 세상에 알려졌다. 같은 해 11월 비파괴장비로 검사를 했는데, 확인이 불가능했다. 세종 모아미래도와 달리 특수전단벽 구조로 돼 있고 임방부가 있다. 1단 배근이 아니라 많게는 3~4단 배근까지 돼 있다. 방법은 파치(콘크리트벽체의 일정 부분을 깨뜨려 떼어내는) 조사뿐이었다. 대우건설 측에 협조를 요청했는데 끝까지 거부했다. 입주예정일이 2013년 3월 27일이었는데 4일 전인 24일에야 조사가 이뤄질 수 있었다. 그 결과 4개소에서 부실이 확인됐다."

부실이 확인됐으면 계약해제나 손해배상을 요구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아직까지 사태가 해결되지 못한 까닭은 무엇인가.

"누가 봐도 부실시공이고 기술자들까지 시인하고 있다. 대우건설이 부실시공이 아니라고 입증하려면 기술적 판단이 가능하도록 주요 구조부 철골조에 대한 근접촬영 사진 자료를 유지 관리하고 있어야 한다. 주택법, 건축법에 명시된 사항이다. 그런데도 건설사 측은 사진이 없다고 한다."

철근을 빼먹고 부실 시공했는데 정밀구조안전진단에서는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나.

"우리의 패착이었다. 세종 모아미래도 입주예정자들도 가장 주의해야 할 대목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이 최소한 1개동 3개소에 대해 파치조사를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번복했다. 그리고는 정밀구조안전진단으로 유도했다. 입주예정자들은 건축 전문가가 아니다보니 진단을 하면 모든 잘못이 드러나고 대책도 세워줄 것으로 믿었다. 지나고 보니 인천경제청이나 건설사의 면책용 시나리오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구조안전진단을 받지 않으면 안전문제는 어떻게 담보할 수 있나.

"구조안전진단 자체가 모순이다. 신축 건축물에 적용하면 안 된다. 재해나 천재지변에 대응하기 위해 노후한 건물에나 적용해야지 부실 시공한 건축물에 적용해선 안 된다. 분명 세종 모아미래도도 구조안전진단을 받으면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는 결론에 이를 것이다. 우리 경험상으로는 면책용에 불과하다. 절대 구조안전진단으로 가면 안 된다. 전수조사가 선행이 되고 그 결과에 따라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관이 아니라 입주예정자들이 주관하고 참여해야 한다는 게 중요하다. 세종시 입주예정자들이 자문을 구해와 한국건축학회를 추천했다. 유능한 교수들에게 자문을 받고 반박할 수 있는 논리도 얻어야 한다. 우리가 시행착오를 겪었으니 이를 교훈으로 삼으면 도움이 될 것이다."

청라 푸르지오 사태는 국회에 조사해달라고 청원 접수가 이뤄졌던데…

"지난 2월 부실시공의혹 조사촉구에 관한 청원을 국회에 접수했다. 심사를 통과하면 국회 차원의 재조사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사한 사례가 아닌가. 세종 모아미래도와 공동으로 청원이 이뤄지면 힘을 받지 않겠나.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중 청원심사소위원회가 있다. 그렇지 않아도 세종시 입주예정자 대표에게 청원심사를 요청하라고 조언했다.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도움을 요청하라고도 했다. 우리는 문병호 의원이 챙겨주고 있다. 유사사례가 이미 접수돼 있으니 서두르면 같이 조사가 이뤄지고 서로 도움이 되지 않겠나."

세종 모아미래도는 부실시공이 확인되면서 보강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행복청에서 벌써 보강 이야기를 하는 걸 뉴스를 통해 봤다.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보강부터 말할 게 아니라 정확한 부실범위를 파악하는 게 우선이다. 보강한다고 부실이 없어지겠나. 재산이 반 토막이다. 청라 푸르지오도 –25~30%에 급매물을 내놔도 안 팔리는 실정이다."

세종에서는 계약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가능한 일인가.

"재차 강조하지만 행복청을 믿어선 안 된다. 인천경제청에 대해 행정 처리를 잘못했다고 직무유기로 고소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공문으로 약속한 일도 이행하지 않았지만 공무원은 법적인 행위만 하면 그만인 사람들이다. 건설사 입장에서 계약해제는 목숨과 같은 일이다. 받아들일 가능성이 없으니 결국 소송으로 가야한다. 소송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면 행복청을 믿지 말고 입주예정자들이 주관해야 한다. 형사고소도 행복청에 맡기면 안 된다. 우리는 같은 사건이니 입주예정자들은 빠지라고 해서 인천경제청만 고소인이 됐다. 그것도 패착이었다. 꼬리만 잘려나가고 약식기소로 끝났다. 입주예정자들이 고소 당사자면 항고라도 할 것 아닌가."

계약해제를 위한 소송은 어떤가.

"우리는 부실시공 건으로 소송 중에 있다. 1차 목적은 당연히 계약해제이다. 안 받아들여질 경우를 대비해 예비적 청구를 하고 있다. 계약해제가 안 되면 철근 부실공사에 따른 손해배상을 하라는 취지다. 재판부는 청구인이 요구한 내용에 대해서만 판결한다. 이 점도 유의해야 한다."

인천 청라 푸르지오 단지 전경
인천 청라 푸르지오 단지 전경

이충건 기자 yibido@sj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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