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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공동체의 힘’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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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공동체의 힘’ 보여줬다
  • 박숙연
  • 승인 2013.07.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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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도시·신설학교 고충, 학부모 발 벗고 나서 극복

옥상텃밭·유네스코 협력학교로 그린스마트 실현


매주 수요일 첫마을에서 ‘행복을 나누는 농민들의 장터가 열린다.’ 지난 24일에는 장터 한편에 학생농부들이 운영하는 특별한 코너가 눈에 띄었다. 한솔중학교(교장 구자일.사진)가 그린스마트 유네스코 캠프의 일환으로 마련한 ‘파머스 마켓(farmer's market)이다.’

한솔중은 세종시 농업기술센터가 지원하는 ‘차세대농부교실’을 운영하고 있고, 유네스코 협력학교로도 지정됐다. 창의적 체험활동과 미래형 스마트교육의 융합을 통해 감성과 창의성을 갖춘 스마트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서다. 이런 취지로 학교건물에 옥상텃밭인 ‘한솔그린스마트교육 체험학습장’을 개장했다. 이 야외교실에서는 20여 종의 농작물을 기르고 다양한 체험활동이 이뤄진다.

체험학습장에서는 작물재배만 하는 게 아니다. 학생들은 영어로 작문일지를 쓰고, 작물재배의 기후환경을 함께 공부한다. 영어, 사회 등 다른 교과과정과의 융합교육이 실현되고 있는 것. 여름방학을 맞아 22일부터 24일까지 3일간 열린 이번 유네스코 캠프에서는 텃밭에서 가꾼 작물들에 관한 관찰일지를 작성하고 재배한 채소를 이용해 음식을 만들어 먹기도 했다. 영어로 멀티신문을 제작하고 농업기술센터(소장 송기덕) 특강도 들었다.

캠프의 마지막 프로그램이 바로 ‘파머스 마켓’이다. 직접 재배한 고추, 호박, 토마토, 참외 등을 판매하기 위해 학생들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홍보물을 제작했다. 판매 수익금으로는 불우이웃을 도울 예정이다.

지난 24일 열린 한솔중 파머스 마켓

2학년 문혜지양은 "정감 있게 손 그림과 손 글씨로 전단지를 만들어 아파트에 배포했다"며 "그 전단지를 보고 파머스 마켓을 찾아왔다는 분들도 있어 보람이 컸다"고 말했다. 가을에는 수확한 배추로 김장을 담가 불우이웃에게 나눠주고 가을 축제 때는 수확한 쌀로 떡도 만들어 먹을 계획이란다.

학부모와 함께 하는 봉사활동도 돋보인다. 세종시교육청이 지원하는 ‘예그리나봉사단’은 1학년 학부모들로 구성됐는데, 평안의 집이나 노아의 집 등 복지시설을 방문해 물품지원은 물론 노력봉사도 열심이다. 2학년 80여명의 학생은 월1회 학부모 ‘코칭맘’의 지도아래 5~6명으로 모둠을 지어 찾아가는 자기주도봉사단인 ‘세자봉’ 활동을 한다. 3학년은 학기에 한 번 ‘아빠와 함께하는 봉사활동’을 한다. 지난 5월 25일에는 학부모·학생 80여명이 참가해 공주 소재 중증장애인 시설인 소망공동체를 방문, 도움 없이는 야외활동이 불가능한 원생들과 함께 석장리박물관을 관람했다.

이렇듯 여러모로 자리가 잡혀가는 한솔중이지만 신생도시, 신설학교로서의 고충은 말할 나위 없이 컸다. 지난해 27학급 675명 정원으로 개교했지만 폭발적인 학생 수 증가로 1000여명이 넘는 학생에 43개 학급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올 1학년 신입생은 준공 후 미개교 학교인 종촌중학교로 등교를 해야 했고 내년 새롬중학교가 개교하면 절반가량이 전학을 가야하는 아픔이 예정돼 있다.

이런 어려움은 교육가족이 힘을 합쳐 극복하고 있다. 교육청이 종촌중으로의 등하교를 위해 셔틀버스 8대를 제공하자 학부모들이 교통안전도우미로 나섰다. 43명의 1학년 학부모가 순번제로 봉사하고 있는 것. 또 전국 각지에서 유입해온 학생들 사이에서 일어날지 모를 갖가지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2학년 학부모들이 점심시간에 ‘보람교사’로 학교를 순회하며 학생생활지도 및 안전 지도를 한다. 3학년 학부모는 도서관에서 ‘사서도우미’로 활약하고 있다.

열정적인 교사들도 한솔중을 가고 싶은 학교, 보내고 싶은 학교로 만드는 주역이다. 김혜겸 교무부장은 "신생도시의 신설학교로서 잉태될 수밖에 없는 많은 문제 때문에 고생이 컸지만, 묘하게도 그 고생이 학생-교사-학부모를 끈끈하게 이어주는 연결고리가 됐다"고 했다. 김용석교감도 "개교 초기부터 학교에 관한 부정적인 소문들 때문에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많은 민원전화가 걸려와 힘들었다"며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문제점만 보고 학교를 비판하기 보다는 주인의식을 가지고 긍정적으로 협력해 지역의 명문학교로 발돋움할 수 있는 한솔중학교가 되도록 전체 교육가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숙연 기자 sypark@sj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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