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놀이 하고 싶다는 손자에게

나무 공
저걸 보고
공놀이하고 싶다는 손자
자기 방식대로 살아가는
겨우살이라고 알려주었다
초록색이 아름답다며 끄덕였다
[작품노트]
단색 차림으로 바뀌어 가고 있는 계절에 초록빛 나무 공 하나가 매달려 있다. 자라는 속도는 느리지만 오래 살며, 숙주식물이 죽으면 자연적으로 따라 죽는 겨우살이다. 집 앞 야산에서 자라고 있었는데 몰랐다. 그저 둥그런 모습을 보고 까치집인 줄만 알았다. 손자 녀석의 소원은 들어주지 못했지만, 살아가는 방식 하나는 알려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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