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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한 바가지씩 나오는 아파트… 명백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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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한 바가지씩 나오는 아파트… 명백한 하자”
  • 김소라
  • 승인 2013.01.22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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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로현상 심한 곳 바람 많이 들어오고 단지 전체 고루 나타나

대표회의 "피트니스 시설부담 입주민 전가한 LH와 소송준비"

첫마을 3단지아파트 입주민공청회는 공공시설인 301동 1층 피트니스센터에서 열렸다. 1544m²(467평) 규모의 피트니스센터는 피트니스 클럽과 골프장, 카페테리아, 스파 등의 공간으로 이뤄져 있지만 건물과 바닥만 시공된 상태다.

공청회에 앞서 참가한 입주민들은 운영되지 못하고 있는 피트니스 센터 시설을 둘러보고 앞으로 운영방안에 대해 입주자대표회의(대표회의) 최영락 감사의 설명을 들었다.

최 감사는 "현재 피트니스 센터와 스파, 골프연습장이 마련돼 있지만 분양 계약에 내부시설이 포함되지 않아 입주민이 채워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피트니트센터 시설 부담을 입주민에게 떠넘긴 LH 측과 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대표회의에 따르면 피트니스 및 골프장에 시설을 채우기 위해서는 1억~ 1억 5천만원 이상의 비용이 발생하고 이는 관리비에 부과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스파는 온수비나 유지관리, 청소요원 고용 등 비용부담이 커 이용하기 힘들다는 게 대표회의 측의 판단이다. 최 감사는 "현재 활용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했다.

피트니스 운영 어떻게 하나

대표회의 측은 피트니스 센터와 골프연습장을 하나로 합쳐 피트니스로 이용하되 완전위탁과 부분위탁, 자체관리 등 세 가지 운영방안을 입주민들에게 제시했다.

완전위탁은 외부업체에 빈 공간을 내어주고 시설은 업체가 투자한 뒤 영업을 통해 이익을 추구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관리비 부담이 적고 전문적 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지만 사용자 부담 원칙으로 이용료가 비싸게 책정될 수 있다. 복리시설의 영리목적 이용은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에 저촉될 수 있어 법적인 소지가 발생할 여지도 있다. 1단지 피트니스센터가 이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부분위탁은 업체가 시설을 투자하되 주민 모두에게 개방하는 방식이다. 입주민이라면 누구나 시설을 이용할 수 있어 별도의 관리비가 부과된다. 저렴한 관리비로 복리시설의 취지를 살릴 수 있지만 이용하지 않는 입주민에게까지 관리비가 부과되기 때문에 민원 발생 소지가 있다.

자체관리는 입주민 스스로 시설을 투자해 설치·운영하는 방식이다. 모든 주민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지만 시설 설치를 위한 재원마련이 필요하고 관리비 부과에 따른 민원 발생 소지도 있다. 전문적 유지관리가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발 빼는 LH에 가스통이라도 들고 갈 것"

입주민들은 LH와의 협의가 어느 정도 진척됐는지 궁금해 했다.

305동 입주민 A씨는 "분양 당시 피트니스 클럽 등 모든 시설을 갖춰줄 것처럼 홍보해 놓고 이제 와 발을 빼는 LH를 그냥 넘길 수는 없는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운영방식은 고민하더라도 LH와의 협의는 계속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최 감사는 "분양 당시 피트니스센터를 포함해 단지 내에서 모든 생활이 이뤄진다고 홍보했다.

LH가 끝까지 외면한다면 가스통이라도 매고 LH를 찾아가겠다는 각오로 싸울 것"이라고 했다. 강정헌 회장도 "이 문제와 관련해 이면 협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같은 현안에 대해 다른 단지들과 공동 대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도 했다.

피트니스센터의 자체관리를 위한 세종시청의 지원에 대해서는 "유한식 시장은 적극 검토를 약속했으나 다른 아파트와의 형평성 문제 때문에 현재는 어려운 상태"라고 했다.

공간은 있는데 시설설비 못하는 독서실 왜?

한 입주민은 "스파를 이용할 수 없다면 그 공간을 독서실로 활용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현재 독서실 용도로 마련된 공간은 어떻게 활용할 것이냐"고 물었다.

강 회장은 "독서실 시설비용으로 2천만이 책정됐으나 외형을 강조한 아파트 구조 때문에 기성제품을 설치하기 어려운 형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마디로 돈 때문에 늦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309동 주민 B씨는 "입주 2년차인데 아직도 공공시설을 이용할 수 없는 것은 문제"라며 "피트니스 센터는 비용부담이 되더라도 빨리 이용할 수 있도록 추진해 달라"고 주문했고 310동 주민 C씨는 "각각의 운영방식에 대한 사례를 제시해 주면 입주민들이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이에 대해 대표회의 측은 다음 공청회에서 여러 가지 사례를 제시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약속했다.

‘결로대책위원회’ 결성해 지속적 보수 요구

입주민 대다수가 공통적으로 호소하고 있는 결로현상에 대해서는 305동 김규석 대표가 정리·발췌했다.

김 대표는 "결로현상에 대한 민원이 심각한 상태여서 여러 경로를 통해 LH와 한신공영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결론이 없는 상태"라고 했다.

그는 "시행사와 시공사의 안일한 태도와 하자 불인정으로 인해 불만이 최고조"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입주민들은 매번 고인 물을 제거하느라 물리적·정신적·육체적 피해를 입고 있고 실내 난방효율 저하로 난방비 부담, 곰팡이 균 발생으로 건강 피해, 아파트 가치 하락 등 경제적 피해까지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표회의 측은 "결로현상에 대한 입주민의 의견을 청취해 우선 1,2,3단지 공동으로 자료를 모아 공동 공문을 발송하고 LH본부장과의 면담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창호에 대한 설계부터 시공까지 제품규격과 성능검사 표를 요구해 비교 분석하고, ‘결로대책위원회’를 결성해 지속적인 보수를 요구할 계획이다. 시행·시공사에 표본 세대를 선정해 창호를 시범적으로 재시공해 줄 것을 요구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손해배상도 청구할 방침이다. 특히 국토부 하자분쟁조정위원회에 결로 하자판단 여부를 공식적으로 요청해 하자판단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대표회의 측은 "정치권 협조요청, 언론 제보, LH, 행복청, 세종시청, 국토해양부 항의 방문 등 물리적 단체행동도 불사하겠다"고 했다. 대표회의는 지금까지 결로현상만을 두고 소송에서 이긴 사례가 없어 시공 상의 하자에 초점을 두겠다는 복안이다.

"아파트 전체에 결로현상… 명백한 시공 상 하자"

결로 문제가 거론되자 입주민들이 불만을 쏟아냈다.

310동 주민 D씨는 "명백한 설계 잘못이다. 확장 공사를 진행할 때는 이중창이 원칙인데 단창으로 해 결로현상이 발생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오죽하면 집에 제습기를 틀어놓고 살겠느냐. LH와 한신 담당자가 수도 없이 다녀갔지만 땜질식 보수에 오히려 피해만 늘었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전체를 이중창을 재시공해 주든지 밑에 창문이라도 이중창을 하든지, 아니면 창틀에 흐르는 물이 밖으로 빠지게라도 해 달라"고 요구했다.

입주민 E씨는 "집이라는 게 편하게 쉬는 공간인데 지금은 집을 모시고 산다"고 했다. 그는 "아침마다 바가지를 들고 물을 닦고 다니는데 매일 한 바가지씩 나온다"며 "이게 하자가 아니면 무엇이냐"고 했다.

이밖에 입주민들은 결로가 심한 구간에 바람이 많이 들어오는 점, 결로가 아파트 전체에 고르게 나타나는 점 등을 들어 명백한 시공 상의 문제라고 했다.

LH에 대한 불만도 폭주했다. 입주민 F씨는 "개별적인 항의 전화에 대해 LH가 형식적으로 공문접수를 요구하며 지금까지 해결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대표회의 측의 입장을 물었다.

대표회의 측은 "여러 가지 안건들과 맞물려 있어 아직 공식적인 공문을 접수한 것은 없다"며 "입주자들의 의견을 모아 곧 공문을 접수하겠다"고 했다.

강력하고 신속한 대응 요구 봇물

입주민들은 보다 강력하고 신속한 대응을 주문했다.

입주민 G씨는 "지금처럼 미온적인 태도로는 LH로부터 받아낼 수 있는 게 없다"고 했다. H씨는 "2단계는 주민들이 강력히 들고 일어나 소음문제를 제기해 방음벽 설치를 해결했고 6단지 앞 진입로문제도 바로 잡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절차만 강조해서는 해결이 안 된다. 주민들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고도 했다.

304동 주민 I씨는 "하자보수기간이 있을 텐데 그 기간을 넘기면 하자가 있어도 보상받기 어렵다"면서 "우리가 직접 전문기관에 의뢰해서 하자 여부를 검사해 근거로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승산이 있는 싸움을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면서 "이번 겨울이 지나가면 또 늦어질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즉시 처리해야 한다"고 빠른 대응을 요구했다.

강 회장은 "오늘 공청회는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확인하는 첫 번째 자리로 의미가 있었다"면서 "입주민의 요구사항을 바탕으로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앞으로 모든 문제를 입주민과 상의해서 풀어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ksr8828@sj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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