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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점령군이냐 해방군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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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점령군이냐 해방군이냐"
  • 이계홍
  • 승인 2021.07.07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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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의 시선] '미 점령군' VS '해방군'으로 불거진 이념논란
1945년 9월 9일 해방 후 미군이 서울에 입성하고 있다.  미국문서보관청자료
1945년 9월 9일 해방 후 미군이 서울에 입성하고 있다. 미국문서보관청자료

[세종포스트 이계홍 주필] 더불어민주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미 점령군“이라고 발언한 것을 가지고 야권 유력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이념에 편향된 역사관에 빠졌다”고 공격해 이념논쟁에 불을 붙인 듯하다.  

윤 전 총장은 지난 4일 "미군은 점령군, 소련군은 해방군이라는 황당무계한 망언을 집권세력의 차기 유력후보가 이어받았다. 온 국민의 귀를 의심하게 하는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이 지사는 그에앞서 1일 경북 안동 이육사문학관을 찾아 "대한민국이 친일청산을 못하고 친일세력들이 미 점령군과 합작했다"고 발언했다. ‘미군은 점령군, 소련은 해방군‘ 발언은 광복회장 김원웅이 한 말이고, 따라서 ’소련 해방군‘은 이 지사가 직접 발언하지는 않았다. 이 점을 팩트 체크부터하면서 이 글을 쓴다. 

필자는 해방 공간의 시대 모순을 소재로 한 소설 ‘행군-어느 민족주의자를 위한 변명’(월간문학 2016년 10월호부터 33회 연재, 프레시안에 2019년 9월 10일부터 36회 수정 연재)을 집필하면서 해방 공간의 아픈 우리 역사를 들여다 보았다. 양심의 소명대로 집필헸을 뿐, 흔히 말하는 우파 쪽이나 좌파쪽에 경도된 것은 아니다. 

당시 시대조류에 따라 진보적 관점을 가지긴 했으되 나는 어떤 진보단체나 보수단체에 소속된 입장이 아니다. 사안에 따라 진보와 보수의 편에 자유롭게 서있다고 해야 옳을 것이다. 굳이 자신을 말하자면, 역사의 진실을 파헤치며 살아온 가난한 글쟁이에 지나지 않는다. 남이 뭐라 하든 이런 전제로 역사적 진실을 말하고자 한다.  

미태평양육군총사령부 사령관 맥아더 포고령 제1호는 다음과 같다.

이 포고령은 위키백과에 원문과 번역문이 그대로 나와 있어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번 논쟁에 실증적 자료로 판단돼 전문을 인용한다.

미태평양육군총사령부 사령관 맥아더 포고령 제1호 전문

태평양 방면 미국 육군부대 총사령관으로서 나는 이에 다음과 같이 포고한다.
일본국 정부의 연합국에 대한 무조건항복은 우 제국(諸國) 군대간에 오랫동안 속행되어온 무력투쟁을 끝냈다.
일본 천황과 일본국 정부의 명령과 이를 돕기 위해 그리고 일본 대본영의 명령과 이를 돕기 위해 조인된 항복문서 내용에 따라 나의 지휘하에 있는 승리에 빛나는 군대는 금일 북위 38도 이남의 조선영토를 점령한다(today occupy the territory of Korea south of 38 degrees north latitude).
조선인민의 오랫동안의 노예상태와 적당한 시기에 조선을 해방 독립시키리라는 연합국의 결심을 명심하고, 조선인민은 점령목적이(purpose of the occupation is) 항복문서를 이행하고 자기들의 인권 및 종교의 권리를 보호함에 있다는것을 보장받는다. 이러한 목적들을 실시함과 동시에 조선인민의 적극적인 지원과 법령준수가 필요하다.
태평양 방면 미국 육군부대 총사령관인 나에게 부여된 권한으로 나는 이에 북위 38도 이남의 조선과 그곳의 조선 주민에 대하여 군사적 관리를 하고자 다음과 같은 점령조항(conditions of the occupation)을 발표한다.
제1조 - 북위 38도 이남의 조선 영토와 조선 인민에 대한 정부의 모든 권한은 당분간 나의 관할을 받는다.
제2조 - 정부의 전 공공 및 명예직원과 사용인 및 공공복지와 공공위생을 포함한 전 공공사업 기관의 유급 혹은 무급 직원 및 사용인과 중요한 사업에 종사하는 기타의 모든 사람은 추후 명령이 있을 때까지 종래의 기능 및 의무 수행을 계속하고, 모든 기록과 재산을 보존 보호해야 한다.
제3조 - 모든 사람은 급속히 나의 모든 명령과 나의 권한하에 발한 명령에 복종하여야 한다. 점령부대(occupying forces)에 대한 모든 반항행위 혹은 공공의 안녕을 방해하는 모든 행위에 대하여는 엄중한 처벌이 있을 것이다.
제4조 - 제군의 재산권을 존중하겠다. 제군은 내가 명령할 때까지 제군의 정상적인 직업에 종사하라.
제5조 - 군사적 관리를 하는 동안에는 모든 목적을 위하여서 영어가 공식 언어이다. 영어 원문과 조선어 혹은 일본어 원문 간에 해석 혹은 정의에 관하여 어떤 애매한 점이 있거나 부동한 점이 있을 시에는 영어 원문에 따른다.
제6조 - 추후 포고, 포고규정 공고, 지령 및 법령은 나 혹은 나의 권한하에서 발표되어 제군에게 요구되는 것들을 구체화할 것이다.
1945년 9월 7일
태평양방면 미국 육군부대 총사령관 더글러스 맥아더)
(이상 붉은 선은 필자가 체크).

미군의 포고문은 노골적으로 위협적인 반면에 북한을 점령한 치스차코프 소련군사령관의 포고문(이것 역시 인터넷에서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은 ‘한반도의 해방자’로 왔음을 포고한다. 그러나 별 의미는 없을 것이다. 표현상의 온도 차이, 현학적 문구의 차이가 있을 뿐, 소련 역시 점령군으로서 북한에 괴뢰정권을 수립하려 했기 때문이다.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미군은 일본 도쿄에 미군정 총사령부(GHQ:General Headquarters:사령관 맥아더)를 설치했다. GHQ의 명령에 따라 미군은 1945년 9월 8일 한반도 38도선 이남에 들어온다(소련은 한달 앞서 1945년 8월 8일 한반도 진격). 이때 맥아더 사령관 이름으로 포고령 제1호를 발표한다. 포고문의 핵심은 조선인은 미국의 명령에 충실히 따를 것이며, 반항하면 의법조치하겠다는 것이다. 

반면에 민주주의 국가로서 사상의 자유를 무한 허용하고, 정치인의 개인적 정치활동을 허용한다. 이렇게 해서 1945년 11월 남한에 난립한 좌우파 정치 단체는 200여개에 달했다. 중국 일본, 남태평양 등지에서 귀국한 광복군, 일본군, 학병, 만주군 출신 등도 귀국해 사설 군사 단체를 만들었다. 군벌 성격이었다. 그 군사단체만도 30여 개가 넘었다. 

정치인과 군사단체가 혼재된 가운데 ‘해방의 선물은 경제적으로는 기근이요, 사회적으로는 무엇무엇 단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남한 사회의 혼란은 미국이 자초한 측면이 강했다. 미 군정은 남한을 통치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것을 조선총독부를 이용하는 것으로 메꿔나갔다. 일제 관료들과 경찰들, 일본군 출신들을 대거 기용했다. 일제에 충성을 다해 협력한 그들은 일본인이 떠난 높은 자리들을 거의 다 꿰찼다. 

이렇게 해서 견고한 기득권의 성벽을 쌓았다. 그 체제가 70년 체제를 유지한 기둥이 되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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