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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과 언론개혁', 왜 서둘러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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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과 언론개혁', 왜 서둘러야 하는가
  • 이계홍
  • 승인 2020.12.09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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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의 시선] 서울대 민주동문회 성명을 보며 생각한다
검언동맹 고리 끊지 않고 대한민국 미래는 없다... 언론이 자성해야할 때
지난 7월 25일 대검찰청 15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43대 윤석열 검찰총장 취임식. (제공=대검찰청)
지난해 7월 25일 대검찰청 15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43대 윤석열 검찰총장 취임식. (제공=대검찰청)

[세종포스트 이계홍 주필] 우리는 언론의 보도에 따라 사물을 보고 판단하고 대처한다.

왜곡된 보도, 진실이 사라져버린 여론조작적 보도에도 알게 모르게 따르는 습성이 있다. 활자란 신뢰를 매개해주는 전달자로 인식해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리한 보도, 어떤 의도된 보도도 반복적·무차별적으로 대서특필되어도 믿는 경향이 있다.

#. 언론에 지배당한 현실을 알아가는 국민들

그러나 엄청난 보도 물량 공세에 경도되었던 사람들이 어느 시점을 지나 이성적 판단을 하면서 고개를 갸우뚱해한다. 진실에 부합한 보도인가? 어떤 정치적 저의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된다.   

지면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언론은 소유한 자만이 언론 자유를 누리게 되는 것(언론학자 리블링)”이라는 역설을 보고, 독자나 국민이 도리어 언론의 기본 기능인 ‘감시의 눈’을 갖게 되는 것이다.

왜곡 보도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지면을 지나치게 사적으로 사용한다는 것을 시민정신이 끄집어낸다.    

우리가 알다시피 신문은 일반 상품과 달리 공공재다. 국민의 재산이라는 공공재, 즉 정보를 가공해 장사를 하기 때문에 신문이 자기 편리한대로 자의적으로 지면을 제작할 수 없다. 그런데 현실은?

지면을 소유한 사람들이 특정 사안을 두고 억지와 궤변과 선동과 우격다짐으로 자기들 뜻을 전파한다. 국민은 그런 공세에 밀려 한때 압도되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본질을 꿰뚫게 되었다.   

#. 검찰의 맹목적 지원군을 자처한 '언론' 

검찰개혁이란 대의명제에 다가서고 있는 언론은 얼마나 될까. (발췌=네이버)

그동안 검찰개혁을 둘러싸고 추미애 법무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간의 대립이 있었다. 따지고 보면 이런 대립구도 자체가 성립될 수 없는 사안이다.

검찰은 법무부의 외청이고, 법무부가 나쁜 길을 간다면 모를까, 바른 길로 인도하겠다는데 방해하기보다 협조해야 하기 때문이다. 

검찰 개혁을 위해 검찰 내부의 모순을 손보겠다고 하면 물론 이해당사자로서 저항할 수 있다. 그러나 상급 기관에서 실천하겠다니 궤도를 크게 이탈할 수 없다. 스스로 머리를 깎지 못하기 때문에 그렇다. 

그런데 언론이 검찰 편에 서서 ‘호위 전사’처럼 싸워준다. 이것을 어떻게 보아야 하나. 언론이 ‘산 권력에 맞서 싸워준다’는 논리로 많은 사람들이 ‘썩었다’는 검찰 옹위의 선봉장이 된 현실을 어떻게 보아야 하나.

이 문제에 관한 한 객관성도 합리성도 없어 보이는데 지원군 역할을 하는 것은? 

법무장관과 검찰총장이 피터지는 싸움을 전개하는 양상은 언론이 그렇게 몰아가기 때문이다. 단순 비교로 검찰청은 법무부의 외청이고, 상급 기관인 법무부의 통제를 받게 되어있다.

그것이 권력의 질서이며, 지금까지 이의없이 이행돼왔다. 오늘처럼 상급 기관인 법무부에 칼을 뻬들어 휘두르는 모습은 역사상 전례가 없었다. 

#. '검찰' 장악한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몰락  

검찰 출신인 김기춘 비서실장-황교안 국무총리-권재진 법무장관-우병우 민정수석-김수남·김진태 검찰총장. 이들이 세트로 권력 심부에 있을 때 검찰은 절간처럼 고요했다. 권력의 심부를 장악하며 그들끼리 이익을 주고 받았기 때문일까.

그랬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정권의 몰락을 가져왔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하고 절대로 망해버렸다. 어쨌든 이런 권력 라인업은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때의 일이지만 이명박 정권 때도 마찬가지고, 그 이전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시절도 예외가 아니었다. 

#. 서울대 민주동문회 성명서에 드러난 '검찰 권력'의 실체 

서울대학교 전경. (발췌=서울대)

검찰은 권력의 손발이 된 것만이 아니라 권력 그 자체였다. 그런데 그 권력 행사가 어땠나. 최근 서울대 민주동문회에서 발표한 성명서로 그 답을 내놓는다. 

지금 검찰의 행태는 초법적 권력이 되어버린 검찰의 실상, 일제 치하에서 형성돼 독재정권과 민주화의 진전 속에서 그 모습을 바꿔가며 특권적 권력을 강화해 온 검찰의 기형적인 모습의 적나라한 실상입니다.

 

사건을 조작해서 수많은 무고한 사람들을 간첩으로 내몰고 멀쩡한 사람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며 힘없는 사람들의 생존과 운명을 쥐락펴락하면서, 반대 편에서는 특권층의 비리와 범죄는 눈감아 줌으로써 검찰 스스로가 공정한 법 집행의 최대 걸림돌이 되어왔습니다.

 

법의 이름으로 법을 무시하고, 정의를 내세워 부정의의 칼을 휘두르며, 국민을 지키는 공권력의 외피를 쓰고 국민들에게 주먹질을 해댄 것입니다.

 

거악을 척결하겠다면서 그 자신이 거악 집단이 돼버린 검찰의 실상은 이것 뿐만이 아닙니다... 

이의 구체적 사례들은 새삼 지적할 것도 없다.

유서대필 조작, 민주 인사 탄압, 노조 파괴, 간첩조작, 용산 참사, 김학의 사건, 백남기 부검 시도, 내란음모 조작과 통합진보당 강제 해산, 편파적 금융비리 수사...

이렇게 독재를 위해 잘못된 권력을 무한 사용한 가운데 무소불위의 오만을 키웠을 것이다. 

이런 검찰을 응원하고 뒷배가 돼준 집단이 언론이다. 눈감아주는 차원을 넘어 지금은 망까지 보아주니 검찰 권력은 무한질주해온 양상이다. ‘검찰의 폭력성’을 고발해야 할 언론이 눈감아주며 함께 ‘이익 공동체’로 나선다. 

#. 검언동맹의 실체를 직시해야 

우리는 검찰-수구언론-수구 정치권력-사법부-자본-사학으로 연결된 한국의 기득권 카르텔의 부정의, 부패, 부도덕, 군림과 오만을 지난 세월을 통해 여실히 보아왔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들어선 이후 검찰과 언론의 ’야합‘도 눈에 잘 보였느냐 안보였느냐의 차이일 뿐, 이미 구조화되었다. 이런 구태와 적폐를 청산하자고 해서 국민은 ’검찰개혁‘을 공약으로 내건 민주당 정권을 만들어주고, 민주당에 180석의 국회 의석을 주었을 것이다. 

검찰은 스스로 개혁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게 말하지만 한번도 성공한 사례는 없다. 자기 스스로 자기 머리를 깎겠다는데 과연 제대로 깎을 수 있겠는가. 

‘검언동맹’ 그 이면을 많은 사람들은 ’이익의 공유‘를 든다. 작게는 향응과 접대, 광고 알선, ‘단독‘이란 이름의 기사 흘려주기로 인사상의 특혜 안겨주기 등등이다.

이런 얍삽한 거래로 공생의 생태 환경을 조성했다. 이들에게는 민주주의 따위는 관심이 없다. 오직 이익만이 자기 ’가치의 텃밭‘이다.  

검찰-언론-구정치 복합체가 지금까지 견고한 뿌리를 내린 이유는 정권은 교체되었으나 권력이 교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엄밀한 의미에서 현재 권력집단은 여전히 언론과 구세력이다. 문재인 정권이 아니다. 문재인 정권이 모순을 혁파하려고 하니 저항을 넘어 정권을 무너뜨리려는 ’쿠데타‘를 도모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사소한 실수는 물론 없는 비리도 만들어내 박살을 내고 있다. 이 시간 현재까지의 언론 보도 행태를 보면 이런 관점으로 지면을 꾸미고 있다. 

검찰 개혁을 하자는 것은 앞서 지적한대로 악취나는 적폐를 청산하고, 모순을 극복하자는 데 있다.

그런데 언론은 “법의 이름으로 법을 무시하고, 정의를 내세워 부정의의 칼을 휘두르며, 국민을 지키는 공권력의 외피를 쓰고 국민들에게 주먹질을 해댄 검찰”을 위해 사실상 ‘선전대’로 나서고 있다. 

#. 검찰·법원·언론·재벌간 '엘리트 카르텔', 미래는 없다 

마이클 존스턴 미국 콜게이트대 교수는 한국의 지배층을 가리켜 “엘리트 카르텔 유형”이라 규정하고 “많이 배우고 가진 사람들이 조직적으로 똘똘 뭉쳐 대다수 국민을 억누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사실 우리 사회는 검찰, 법원, 언론, 재벌이 ‘엘리트 조직’의 강고한 카르텔을 형성해 사회를 움직이고 있다.

그런데 썩지 말아야 할 집단이 썩어버리니 그만큼 나라의 밝은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 이를 청산하기 위한 사회적 비용만 더 지불하게 되었다.   

오늘의 언론 행태에 대해 서울대 민주동문회의 성명을 다시 인용해보자.   

진실에 복무해야 한다는 자신의 공적 책무를 저버리고 일부 ‘정치검찰’과 그들을 포함한 기득권의 입이 되어 개혁 좌절의 돌격대로 나서고 있는 상당수 언론은 검찰개혁이라는 본질은 흐리면서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개인 대 개인의 갈등으로 몰아가는 불공정하고 악의적인 보도를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정치검찰에 동조하는 걸 넘어서 이들의 그릇된 저항을 부추기는 대다수 한국 언론의 행태는 세계 최저 수준의 불신 언론으로 전락한 대한민국 언론의 실상이자 검찰 대란의 큰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중략)

이연주 전 검사가 “(검찰에 있을 때)악취가 진동해서 후각이 마비될 정도였다”고 고백한 것을 언론은 왜 관심을 두지 않았을까. 권력 남용과 오만, 독재에 부역한 과오를 지적하지 않았을까.

검찰이 제공하는 접대와 향응, 특권을 함께하는 ‘부패 카르텔’의 단꿀에 젖어 언론으로서 사명을 방기한 것 때문일까?

검찰총장과 일부 정치검찰의 독주가 우리 사회의 미래와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고 보지 않는 것일까. 권위주의 정권의 보위부 역할에 충실했던 검찰이 최소한 ‘절차적 민주주의’를 따르려고 하는 정권을 밟는 현실을 언론은 보지 않는 것일까?

#. 언론이 제자리에 서야 가능한 '검찰개혁' 

검찰의 선동이 처음에는 정권 반대세력과 함께 힘을 받는 것 같지만, 국민이 진실을 알아가면서 검찰과 언론의 ‘합작 전략’은 실패로 돌아간 듯하다.

국민지성이 그들보다 순수하고 성숙했기 때문이다.

서울대 민주동문회는 검찰개혁을 위해 △정부·여당은 공수처 설치와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대표되는 법적, 제도적 검찰개혁을 제대로 실시 △검찰은 개혁에 저항하는 집단행동을 즉각 중지 △직무와 무관한 사찰 중단 △검찰총장 윤석열은 국민 앞에 사죄하고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여기에 하나를 꼭 넣을 것이 있다.

언론이 구질서 파수병의 돌격대로 나서는 것을 중지하고, 불공정한 사회를 척결하고 정의로운 사회로 가는 ‘정의와 공정과 진실의 파수견’으로 거듭나라는 것이다.

정치검찰이 발호할 근거지를 제공하고, 부패가 활개치도록 방치하는 것은 언론이 할 일이 아니다. 공정하지 못한 행태를 스스로 내보이면서 공정한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목소리 높이는 것은 비판에 앞서 ‘사회적 흉물’로 배격될 것이다.

내 이익에 도움이 안된다고 검찰개혁 세력을 야유·조롱하고 이간질하고 여론조작까지 하는 일은 청산의 대상이지 국민으로부터 보호받을 근거가 없다. 

물론 정당을 지지하고 비판하는 것은 언론의 기본 기능이다.

그러나 그 정당이 보편적 가치에 충실하냐 안하냐, 정의와 공정을 위해 상대적으로라도 헌신하냐 안하냐에 따라 구분해 비판하고 격려하는 것이 언론의 본령이다. 

검찰을 비롯한 기득권 세력들이 이익 카르텔을 내려놓지 않으면 안된다. 저항하면 할수록 추락할 것이다. 성숙한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정파적 이해나 보수와 진보의 차원에서 바라볼 사안이 아니다. 민주주의의 품질을 가리는 척도로 보면 된다. 진정한 민주주의 가치를 지향하기 위한 몸부림이냐 아니냐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언론이 제 자리에 서면 모든 것이 제 자리로 돌아간다는 점이다. 언론의 뼈아픈 성찰을 바란다. 

세종시민사회단체가 지난 8일 세종시청 앞에서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시민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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