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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수도 워싱턴 D.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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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수도 워싱턴 D.C.
  • 최민호(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 승인 2012.08.07 07: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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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호 칼럼]






1776년 독립할 당시의 미국의 수도는 워싱턴 D.C.가 아닌 필라델피아였다.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은 미국 남북단의 중간지점인 어느 지역에 수도를 다시 정하여 미 국토의 균형과 중심을 정하고자 하였다. 당시의 미국은 13개주가 모두 미 대륙의 동부에 위치하였던 시대였다. 그리하여 바로 국토의 중앙부라 할 수 있는 포토맥 강변에 어느 주에도 속하지 않는 특별구역을 지정하여 미국의 신수도로 하였다. 버지니아 주와 메릴랜드 주가 내놓은 컬럼비아 특별구역이 바로 그곳이었다. 그는 이곳을 국유지로 하여 프랑스인 피에르 랑팡의 설계로 도시를 건설하기 시작했다. 그 도시의 정식 명칭이 '워싱턴 컬럼비아 특별구(District of Columbia)'.

바로 워싱턴 D.C.이다.

워싱턴 D.C.는 온전한 지방 자치권이 부여되지 않고 1967년까지 대통령이 임명하는 3명의 위원이 행정을 담당하다가 1974년부터 주민의 선거로 시장이 선출되기 시작했다.

세종특별자치시.

세종시는 수도권에 모든 것이 집중되어 국가 경쟁력을 저해한다는 숱한 지적에 따라 국가 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중앙행정기관이 이전하는 신도시로 계획되어 스페인의 안드레스 페레아 오르테가의 설계로 건설되기 시작되었다. 행정중심 복합도시로 추진되어 온 세종시는 2012년 세종시장과 교육감, 시의회가 구성되었지만 자치권이 예외적으로 적용되는 17번째 광역자치단체 세종특별자치시로 탄생되었다.

그러고 보면 워싱턴 D.C.와 세종시는 어쩐지 닮은 점이 있다.

첫째는 두 도시는 미국과 한국, 각각 두 나라의 행정의 중심이 되는 도시라는 점이다. 나라 살림과 정책결정의 가장 중요한 사람들이 모여 행정의 창조를 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비록 세종시가 수도는 아닐지라도, 행정의 중추도시로서 그 법적 지위가 여타 도시와는 다른 특별자치단체의 격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두 도시의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둘째는 두 도시의 이름의 유래가 국민들로부터 매우 존경받고 있는 역사적인 인물이라는 점이다. 세종대왕과 워싱턴 대통령은 한 국가의 미래를 결정짓는 위대한 업적을 남긴 위인들이었다. 위대한 인물의 이름을 따서 도시 이름을 짓는다는 것도 평범하지 않은 공통점이다.

셋째는 철저한 계획도시라는 점이다. 두 도시는 국가적 관심 속에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 승인을 얻어 치밀한 계획 속에 설계되었고, 그 설계 또한 당대 최고의 설계자를 통해 건설하고자 했던 점이다.

넷째, 국가 행정의 중심도시이지만, 그 도시기능이 행정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워싱턴 D.C.는 백악관과 국회의사당을 비롯하여 의회도서관, 국립 자연사 박물관,스미소니언 박물관, 국립미술관, 링컨기념관등과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의 본부와 세계 각국의 대사관이 밀집해 있다.마찬가지로 세종시에도 대통령 기록관, 국가기록원, 자연사박물관,국립 수목원, 세종아트 센터 등 각종 국가전략 문화시설이 집중적으로 계획되어 있다. 두 도시가 문화의 중심지로서의 잠재력을 갖고 있는 이유이다.

하지만 두 도시 사이에 다른 점이 있다.

'밤이 되면 워싱턴 D.C.에서 자는 사람은 대통령 가족뿐'이라는 냉소적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워싱턴 D.C.의 밤은 적막하기 그지없다.

워싱턴 D.C.의 야간 공동화는 문화적인 차이도 있지만 퇴근 후 많은 사람들이 주변의 버지니아 등의 주거지역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세종시는 휴먼스케일을 고려한 인간중심도시이자 한국이 자랑하는 IT기술을 활용한 지능형도시(U-시티)로 건설되고 최첨단의 전기식 쾌속버스(BRT)가 운행되며 자전거 전용도로도 계획되고 있어 도시의 인구 집중력을 높히고 있다.

여기에다 최근 입지가 결정된 과학벨트 효과를 더한다면, 도시 활동의 다양성과 각지에서 유입되는 우수한 인재들로 인해 세종시의 풍요로움과 활력은 더욱 배가될 것이다.

세종시는 워싱턴 D.C.보다 늦게 시작된 도시지만 18세기에 설계된 도시와 21세기에 설계된 도시의 차이가 분명히 있게 될 것이다. 그만큼 명품도시로 가꾸어 나가야 할 자부심도 있어야 한다.

세종대왕과 조지 워싱턴 대통령은 두 분 다 양국의 역사에 잊혀지지 않는 인물이지만 창조라는 관점에서 볼 때 세종대왕의 창조정신은 더욱 위대하다. 세종시가 창조성에 충만된 도시로 만들어나가야 할 역사적 사명도 이런 점에 있다 할 것이다.

미국의 버지니아주에서 워싱턴 D.C.를 들어오면서 보이는 포토맥 강. 참 아름다웠다. 하지만 세종시를 휘돌아 흐르는 금강(錦江)을 바라보면 비단같이 화사하고 아름다운 정취에 또 흠뻑 빠져든다.

금강과 포토맥강, 세종대왕과 조지 워싱턴 대통령, 세종시와 워싱턴 D.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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