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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담동 싱싱장터 주차장 유료화, ‘시민주권특별시’ 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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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담동 싱싱장터 주차장 유료화, ‘시민주권특별시’ 역행
  • 이희택 기자
  • 승인 2018.07.23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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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직후 갑작스런 8월 유료화 통보, 인근 주민과 상권 반발… 추진시기, 절차, 방법론 문제제기
도담동 싱싱장터 건물 외관에 부착된 '주차장 유료화' 안내문. 이 현수막이 이달 중순께 걸리면서, 8월 시행을 앞두고 졸속 추진이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세종포스트 이희택 기자] 세종시 도담동 싱싱장터 주차장이 오는 8월 유료화를 앞두고 ‘시민주권특별시’에 역행한다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유료화 필요성에 이의를 제기하는 시민들은 없으나, 추진 시기와 절차, 방법론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23일 시에 따르면 도담동 로컬푸드 싱싱장터는 지난 2015년 9월 문을 연 뒤, 장터 앞 시유지를 무료 주차장으로 활용해왔다. 장터 앞 시유지는 당초 행복도시 개발계획상 ‘구청 예정지’였으나, 세종시의 단층제 특성상 구청 대신 싱싱장터와 부설 주차장으로 활용해왔다.

지난해 12월 비포장 주차장에 구획을 그어 포장하는 등 이용 편의를 확대해왔다. 싱싱장터 활성화와 주변 먼지 날림 방지를 위한 조치였다.

그 결과 싱싱장터와 싱싱문화관 이용객을 기본으로, 도담동 복합커뮤니티센터 방문자와 인근 반도유보라 및 건너편 상가 이용자까지 이곳을 애용했다.

3년 가까운 무료 시행에 긍정적 측면만 존재하지는 않았다. 형평성 논란은 불가피했다. 낮 또는 밤 사이 장기 또는 얌체 주차 족이 발생하면서, 정작 이용해야할 당사자들이 불편을 겪는 일이 발생했다.

도담동 싱싱장터 출입구 전경. 출입구가 한 곳이다 보니, 병목 현상이 자주 발생한다.

또 출입구가 한 곳만 있다 보니 주말 또는 저녁 시간대 지·정체 또는 병목 문제도 부각됐다.

이런 와중에 시와 로컬푸드 싱싱장터는 지난 2월부터 자체 조사와 협의를 통해 최근 ‘유료화’를 결정했다. 이달 중순부터 장터 주변에 ‘알림 현수막’을 통해 이를 알리고 있다.

요금은 ▲기본요금(최초 30분) 500원 ▲매 15분당 300원(최초 주차 30분 후 2시간) ▲매 15분당 500원(2시간 초과 후) ▲1일 주차권 8000원, 월 주차권 7만5000원으로 제시됐다.

싱싱장터와 싱싱밥상 이용고객 및 입점 농가는 1시간 무료 주차 혜택을 부여하고, 요리교실 이용객은 2시간 30분 무료 주차를 허용했다. 조건 자체는 원도심 전통시장 공용주차장과 비교해도 나쁘진 않다. 관계 기관간 충분한 사전 조사와 협의가 있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 결정이 여러 시민들과 인근 상권 점주들에겐 갑작스럽게 다가왔다.

도담동 싱싱장터 주차장 모습. 출입구가 하나다 보니, 주말이나 저녁 시간대 차량 회전이나 주·정차 시 병목 현상이 자주 발생한다.

민선 3대 시정 목표가 ‘시민주권 특별시’로 향하고 있으나, 실제 현장에선 그렇지 못한 모습으로 비춰졌다. 충분한 의견수렴과 발생 가능한 문제점 및 정책 대안 검토 후 시행에도 늦지 않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실제 시와 로컬푸드 컨소시엄 홈페이지 어느 곳에서도 이 같은 공지사항을 찾을 수 없었다. 제도 변화에 앞서 홈페이지나 언론 보도 등을 통한 온·오프라인 공지가 일반적이나 그렇지 못했다. 

시가 지난달 말부터 의욕적으로 시행 중인 온라인 투표 또는 의견수렴 시스템 ‘시민투표 세종의 뜻’ 항목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버스 정류장 쓰레기통 설치 찬·반’ 의제와 함께 ‘부강리 고택 명칭 변경’ 및 ‘세종호수공원 카페 및 문화공간 시민 의견수렴’, ‘함께 심는 공약 씨앗’이 진행된 바 있고, 현재 ‘새롬청소년문화의집의 참신한 이름 짓기’가 진행 중이다. 

윤희경 전 도담동 주민자치위원장은 “유료화 전 시민들과 공론화 작업이 우선돼야 하는데, 선거 끝나고 7월 둘째 주쯤 현수막만 떡 하니 내걸렸다”며 “그동안 이곳은 싱싱장터 뿐만 아니라 주민센터 및 상가 등 다양한 이용객들로 붐볐다. 일방적 유료화는 시민 편의와 상권 활성화 저해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도담동 반도유보라 상가 업주 A 씨는 “주차장 무료 등의 조건을 보고 올해 영업을 시작했는데, 갑작스런 유료화 조치가 당황스럽다”며 “대부분 상가 업주들이 유료화 자체에 반대하진 않을 것이다. 상가 이용 시, 할인 혜택 부여 등 상생 협의가 우선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시 관계자는 “유료화 조치는 연간 1억2000만원 임대료 등 최소한 손실을 줄이는 데 있다. 장기 등 불법 주차가 많아져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했다”며 “아름동 로컬푸드 매장 주차타워(유료) 등과 형평성 문제도 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발생 가능한 문제를 온전히 해결하지 못한 채 추진하는 점은 죄송하다. 시청 지분이 50%가 안 돼 더이상 무료화가 불가능했다”며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유료) 시행을 하면서,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보완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향후 보완과제로 진·출입구 개선에 공감대를 나타냈고, 싱싱장터와 복합커뮤니티센터, 비알티 등 3개 섹터로 분할 주차장을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이용수요별 주차장 요금과 운영을 달리함으로써, 보다 만족스런 행정을 구현하겠다는 뜻을 담았다.

다만 일각에선 비알티(BRT) 중심도로 맞은편 상가를 위한 공영주차장이 2곳이나 설치된 만큼, 싱싱장터 주변 상권을 위한 추가적 배려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한편, 싱싱장터 주차장은 현재 경차 37대와 장애인 16대, 일반 321대, 관계자용 4대 등 모두 378대 수용 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싱싱장터 포장 전·후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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