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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받아야 할 닭의 오덕(五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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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받아야 할 닭의 오덕(五德)
  • 김충남
  • 승인 2017.01.09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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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남의 고전에서 배우는 지혜] <13>붉은 닭의 해

올해는 60갑자의 34번째 해인 정유년(丁酉年)이다. 오행사상에서 붉은 색을 뜻하는 정(丁)과 닭을 의미하는 유(酉)가 합쳐져 정유년(丁酉年), 즉 ‘붉은 닭’의 해다. 닭의 해를 맞아 닭의 여러 가지 의미를 살펴보자.


닭은 여명의 새, 길조(吉鳥), 귀신을 물리치는 신령한 동물로 여겨졌다.


닭은 울음소리로 잠든 인간을 깨운다하여 새벽을 여는 여명(黎明)의 새, 상서로운 새로 여겨졌다. 혼례식 때 닭을 청홍보자기로 싸서 혼례상에 올려놓는 것도 새로 출발하는 가정에 다산(多産)과 상서로운 기운을 가져다 줄 것으로 믿었기 때문이다.


옛 사람들은 닭에는 요사스런 귀신을 물리치는 영모한 힘이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마을에 돌림병이 유행하면 닭의 피를 대문이나 벽에 바르기도 했다. 새해 액운을 쫓고 복을 빌면서 대문이나 벽장에 호랑이, 사자, 개와 함께 닭을 그려 붙였다. 이처럼 닭은 복을 부르는 길조(吉鳥)로서, 액운과 귀신을 물리치는 신령한 동물로 여겨졌다.


닭은 신화 속에도 등장한다.


<삼국유사>의 김알지 신화에서다. 신라 탈해왕 때 ‘호공’이라는 신하가 있었다. 어느 날 그는 신라 도읍인 금성 서쪽 시림의 숲속 나뭇가지에 황금빛 궤짝이 걸려있고, 그 밑에서 흰 닭이 울고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호공’은 하도 기이하여 이 사실을 왕에게 알렸고 왕은 친히 숲속으로 가서 그 궤짝을 열었다. 그랬더니 그 속에 누워있던 사내아이가 벌떡 일어났다. 왕은 아이를 대궐로 데려와 길일을 택해 태자로 책봉했다. 금궤에서 나왔다하여 성은 김(金), 이름은 아이라는 뜻의 알지(閼知)라 지었으니 곧 경주 김 씨의 시조다.


이처럼 하얀 닭은 나라를 통치할 인물의 탄생을 알리는 상서로운 동물로 여겨졌다.


1597년 정유년에 정유재란이 일어났고, 1897년 정유년에 ‘대한제국’이 선포됐다.


1차 임진왜란이후 1597년 정유년에 2차로 왜군이 침략했는데 이를 정유재란이라 한다. 그러나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죽음과 이순신 장군의 승전으로 왜란은 7년 만에 끝난다.


그로부터 300년 후인 1897년 정유년 10월 12일 고종이 원구단을 만들어 이곳에서 황제 즉위식을 거행하고 동시에 조선의 국호를 ‘대한제국’으로 고쳐 내외에 선포했다. 고종황제는 대한제국이 자주독립국가임을 다시금 천명했다.


그러나 1910년 8월 29일 일본의 강압에 의한 한국병탄조약(한일병합조약)으로 대한제국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고, 일본에게 국권을 완전히 빼앗겼다.


2017년 정유년의 트렌드 키워드는 ‘치킨 런(chicken run)’이어야 한다.


지난 2016년 한 해 우리국민은 혼돈과 분노의 울타리에 갇혀 살았다. 울타리를 날아올라 비상하는 치킨 런처럼 2017년 닭의 해에는 나라와 국민 모두가 혼돈과 분노의 울타리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리고 새로운 질서와 평화 속에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닭의 5덕을 실천하는 한 해가 돼야 한다.


조선후기 유학자이며 문인인 하달홍은 축계설(畜鷄說)에서 한시외전의 고사를 인용, 닭이 다섯 가지 덕목을 품고 있다고 예찬했다.


머리에 붉은 벼슬 관(冠)을 썼으니 문(文)이고, 예리한 발톱으로 용감하게 싸우니 용(勇)이고, 먹이를 보면 꼬꼬 거려 무리를 불러 모으니 인(仁)이라 했고, 때를 맞춰 울어서 새벽을 알리니 신(信)이라 했다.


올해 닭의 해에는 닭의 5덕을 본받아 끊임없이 배우고(文), 체력 관리하며(武) 어떤 상황에서도 정도(正道)를 지키는 용기(勇)를 지니고, 남에게 베풀며(仁), 신의(信)를 잃지 않고 사는 한 해가 되도록 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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