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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직장인밴드들, 공연은 '아마추어'-열정은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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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직장인밴드들, 공연은 '아마추어'-열정은 '프로'
  • 한지혜
  • 승인 2016.05.22 15: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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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 간 밤낮 없는 연습… '첫 공연'에 나서기까지



생애 처음 기타를 잡은 젊은 아빠, 워킹맘, 50대 드러머, 부부 보컬까지. 세종호수공원에 ‘초보밴드’가 떴다.  꼬박 5개월을 연습한 끝에 ‘세종시직장인밴드’가 첫 공연을 벌인 것.

 

이들은 우여곡절 끝에 마련한 소박한 연습실에서 밤낮없이 연습에 매진했다. 공연에 나선 밴드는 조치원팀, 청춘리필, 우로보스 7080어쿠스타 총 4팀. 이 가운데 ‘우로보스’의 팀원들을 만나 첫 공연을 벌이기까지의 사연을 들어봤다.

 

야근과 연습 병행, 베이스 기타를 든 '젊은 아빠'

 


두 아이의 아빠이자 중앙부처 공무원인 신명록(33)씨는 베이스 기타를 맡고 있다. 합주도, 밴드 활동도 모두 처음이다. 홀로 2개월 간 베이스를 독학하다 동호회에 첫 발을 들였다.

 

“음악을 혼자 할 때는 재미도 없고 단조로웠어요. 연습해 온 걸 맞춰보고, 음악이 만들어지는 걸 보면서 짜릿한 기분을 느꼈죠. 합주 날에는 퇴근 후 아이를 재운 뒤 집안일을 마쳐놓고 나옵니다(웃음).”

 

신씨는 중앙부처에서 일하다보니 야근이 잦은 편이다. 합주와 야근이 겹칠 때면 잠시 나와 연습실로 직행, 잠깐의 합주 후 늦게까지 일하곤 했다.

 

“사실 처음에 공연을 하자고 했을 때는 장난인줄 알았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날짜를 잡고, 곡을 고르고 있더군요. 첫 공연을 앞둔 지금은 정말 신나고 설레요. 생에 처음 느껴보는 기분이라고나 할까요. 아이들도 자기 친구들을 데려온다고 난리입니다(웃음).”

 

밴드 활동은 특급 비밀? '50대 드러머'

 


우로보스의 드럼은 팀내 최연장자인 장지효(50)씨가 맡고 있다. 사실 직장동료도 가족들도 그가 밴드활동을 하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술 먹을 시간도 아껴가면서 밴드활동에 빠져있어요(웃음). 사실 이 활동은 직장 내에서도, 가족에게도 비밀입니다. 가족들도 드럼을 배운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아마 이 정도인줄은 상상도 못할 거예요.”

 

장씨는 동네방네 소문낼 정도의 대단한 실력을 갖추고 있지는 않다고 겸손(?)해 한다. 하지만 어쨌든 이 비밀은 이날 공연으로 만천하에 공개된 셈(?)이 됐다.

 

“배드민턴, 탁구, 자전거 등 다양한 취미활동을 해왔지만 지금은 음악에 푹 빠져있죠. 옛날에 라디오로만 듣던 음악을 직접 연주하게 되면 누구든 이 매력에 빠지게 됩니다.”

 

그의 목표는 밴드 경연 대회에 참가하는 것이다. 또 세종시 밴드로 방송에 나가보는 것이다. 큰 목표를 염두에 두고 연습하다보면 실력 역시 일취월장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초보밴드, “실수도 공연의 일부처럼 즐겁게”

 


연령·성별·직업 할 것 없이 합주의 매력에 빠져버린 사람들. 동호회 운영자 서병재(41)씨의 얼굴에도 웃음이 가득했다.

 

현재 그가 속한 청춘리필팀 멤버는 총 12명. 기타리스트만 4명이나 된다. 일반 밴드에선 있을 수 없는 형태지만 동호회적인 성격이 강하다보니 생긴 일이다.

 

“첫 공연인 만큼 다들 분명 누군가는 실수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웃음). 우린 프로가 아니라 말 그대로 초보밴드니까요. 실수도 공연의 일부라는 생각으로 스트레스 받지 말고 즐겁게 하자는 게 목표입니다.”

 

처음 온 세종은 그에게 ‘아파트 숲’과 다름 없었다. 콘크리트 도시 속에서 찾은 삶의 활력소가 바로 음악인 셈.


서씨는 “동호회 활동을 통해 음악 뿐 아니라 사고도 넓어지고 삶도 풍부해졌다”고 했다. ‘음악’이라는 공통사로 모인 다양한 분야의 회원들 덕분이다.


정기공연 예정, "시민과 함께 세종시 문화발전에 기여할 것"


이들은 이날 잊을게(윤도현밴드),걱정말아요 그대(김필), 마리아(김아중), Kiss me(Sixpence None The Richer) 등 다양한 곡을 선보여 시민들의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날 첫 공연을 시작으로 지속적인 정기공연도 할 예정이다.


밴드 운영자 서씨는 “버스킹 공연 등 다양한 무대를 펼치면서 세종시 문화발전에 기여하는 동호회가 되고 싶다”며 “많은 분들이 동호회 문을 두드리고 함께 즐겼으면 좋겠다”고 했다.

 

흔히 사람들은 인생을 롤러코스터에 비유하지만, 가까이서 보면 삶은 잔잔한 하루들의 연속이기도 하다. 단조로운 삶 속에서 ‘음악’이라는 촉매를 택한 그들. 리듬을 타는 그들의 몸짓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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