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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의회, 진통 속 임상전 의장 불신임안 '보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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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의회, 진통 속 임상전 의장 불신임안 '보류'
  • 이희택
  • 승인 2016.02.16 11: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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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당 갈등 최고조…수차례 정회 후 합의 도출


임상전 세종시의회 의장에 대한 불신임안이 진통 끝에 보류됐다.


세종시의회는 15일 오전 10시 조치원읍 시의회에서 제35회 임시회 본회의를 열고 첫 의사일정을 진행했다. 지난 12일 더불어민주당 윤형권 의원 외 7명이 ‘의장 불신임안’을 제출한 터라 의사 전반의 초점도 여기에 맞춰졌다.

 

이날 회의의 중요성은 의원 15명 전원이 참석한 데서 나타났다. 임 의장은 개회사를 통해 “후반기 원구성을 새롭게 해야하는 매우 중요한 해”라며 “새로이 구성된 의장단과 함께 의회 운영의 차질이 없도록 하고, 시민의 뜻을 더욱 잘 대변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임 의장은 자신의 신변과 관련한 직접적인 발언은 하지 않았으나 “여러 의원들을 비롯해 시민 여러분과 충분한 타협 없이 탈당함으로써 염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의장으로서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는 말로 그간의 심경을 대신했다.


이에 대해 윤형권 부의장과 박영송 의원은 5분 발언을 통해 불신임안 처리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윤 부의장은 “중국 민족들은 잘 익은 생선을 먹을 때 나머지 반쪽을 뒤집지 않는다”며 중국 민족들의 신의를 예로 들면서 “정치판에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배신 행위가 일고 있는데, 정치인은 믿음과 의리를 지키는 덕목을 생명처럼 여겨야한다”며 임 의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박영송 의원도 성공하는 지방의원 10계명을 소개하면서 “겸손하지 않고 주민을 섬기지 않는 리더십은 오래갈 수 없다”고 임 의장을 몰아붙였다. 


서금택 의원은 의사일정 변경 동의안에 대한 의사진행 발언에서 불신임안 우선 처리를 요청했다. 재적의원 4분의1 이상 발의와 재적의원 과반수 찬성이 있으면 의결 가능한 지방자치법 제55조(의장 불신임안의 의결)를 그 근거로 들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 8명 만으로도 의결이 가능했던 만큼 그대로 처리가 굳어지는 듯 보였다. 


하지만 장승업 부의장 등 새누리당 의원들과 무소속 김정봉 의원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사전에 충분한 당정 협의 없는 밀어부치기식 통과는 선진 의회상에 맞지 않다는 의도에서다. 

 

장 부의장은 “더불어민주당이 제출한 불신임 결의안을 보면서 의장 제척 사유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며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다시 안찬영 의원이 의사진행 발언에 나서면서 일촉즉발의 위기감이 고조됐다. 

 

안 의원은 “제2대 의회 개원 후 1년 10개월 여간 의사 일정과 의사결정 구조 등 전반에 대해 명확한 기준이 없었지만 기다려줬는데, 의장 개인의 독단이 자행됐다”며 “지방의회 본연의 역할인 견제와 협력 노력은 찾아볼 수 없었고, 다른 것들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왔다”고 성토했다.


임상전 의장은 날선 각이 이어지자 다시 정회를 선언했고, 20여 분이 지나서야 회의를 속개했다.

 

이번에는 새누리당 이충렬 의원이 “명품 세종시의회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아름답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려 죄송하다”며 “의장은 특정 정당 또는 특정인을 대표하는 자리가 아니며, 법적 요건을 위반했다고도 보기 어렵다. 탈당이 직접적인 사유로 작용해선 안 된다”고 맞섰다.


김정봉 의원도 “불신임안 제출도 일부 일리가 있다. 그동안 의회가 보여줬던 노력이 물거품될 수 있음을 알아야할 것”이라며 “소통이 참 안 됐다. 후과는 시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 좀 더 심도 있는 논의를 한 뒤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제안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물러서지 않았다. 이태환 의원은 시의회 회의규칙 제20조에 따라 토론없는 표결을 요구했고, 결국 임상전 의장은 제11조(부의장의 직무대리) 규칙상 회의 진행을 장승업 부의장에게 인계했다.

 

윤형권 부의장은 규정상 먼저 선출된 자신에게 사회권이 있다며 반발했고, 이 과정에서 양당 의원들 간 고성이 오갔다.


임 의장은 오전 11시 37분경 또 다시 정회를 선언했다. 임상전 의장과 김정봉 의원이 약 40분 후 본회의장에 돌아왔지만 회의장은 텅 빈 상태였고, 본회의는 오후 2시 21분에서야 재개됐다. 논란 끝에 장승업 부의장이 임시 사회를 보며 회의를 진행했다.


이후 임상전 의장과 양당간 ‘의사일정 변경 동의안과 의장 불신임안’에 대한 보류를 합의했다. 산적한 현안 해결과 시의회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자는데 공감한 것. 


윤형권 부의장은 “명품 세종시 건설에 한 뜻을 모으기로 했고, 의회 운영 전반의 미숙함에 대한 책임도 통감한다"며 "다시는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박영송 의원도 “다수당의 힘에 의한 통과는 많은 부작용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산적한 현안 처리부터 하는게 도리다"라며 "다만 임 의장의 탈당과 독단적 의사진행 등의 행위는 재발돼선 안 되며 진심어린 사과를 전제로 한다”고 했다.

 
새누리당 원내 대표인 이경대 의원은 “의회가 한 단계 발전하기 위한 진통을 겪는 것이고, 진정한 민주주의 실현에 동참해준 모든 의원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시민들에게 죄송하고, 더욱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막판 본회의 속개 직후 임상전 의장이 회의장을 떠나 향후 임 의장의 대응과 입장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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