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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소 찾아 삼만리' 세종시 공공의료 공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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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소 찾아 삼만리' 세종시 공공의료 공백
  • 이희택
  • 승인 2016.01.07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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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람동 제2보건소 건립사업 ‘무산’ 후, 대책 미흡


K모(도담동)씨는 지난해 말 금연을 하겠다는 굳은 결심을 갖고 세종시 한솔동 ‘첫마을’ 보건지소를 찾았다가 낭패(?)를 당했다. 바쁜 일과 중 점심시간을 활용해 찾아갔지만 ‘목요일에만 금연사업 지원이 가능하다’란 답변에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금연은 결심 직후 실행에 옮겨야 성공 확률이 높다”는 주변의 말에 결국 인근 약국에서 자비를 들여 금연 보조제를 구매했다.


세종시 신도심(행정중심복합도시)에 첫마을이란 첫 주거지가 형성된 지 4년여가 지난 지금, 신도심 주민들은 여전히 공공의료 서비스 혜택에서 소외돼 있다. 현 보람동 시청사 옆에 들어설 예정이던 ‘제2보건소 건립안’이 예산 부족이란 이유로 무산됐기 때문이다.


당초 2012년 완공 예정이던 시청사와 시의회 청사가 규모 축소와 지연 논란을 겪던 중, 어느 새 보건소는 행복도시 특별회계(2030년까지 8조5000억 원 투입)란 국비 지원에서 제외됐다. 시청사와 시의회 규모가 확대되면서, 보건소 건립은 행복청과 시청 협의 과정에서 자연스레 후순위로 밀렸다.


행복청 개발계획대로 라면, 보건소는 이미 지난 해 7월 시청사와 동시 개청했어야 했다. 그랬더라면 지금쯤 신도심 주민들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을 터.


결국 보건소 건립 연기는 신도심 주민들에게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한솔동과 도담동 소재 보건지소가 담당할 수 있는 법적 업무가 한정돼 승용차로 왕복 40분쯤 걸리는 조치원 보건소에 다닐 수밖에 없다.


지난 해 세종시의 위생업소 종사자 보건증 발급 건수 1만 1223건 중 신도심 수요가 약 81%(9037건)를 차지했다. 학교구강보건사업 대상 역시 지난 해 1만1605명 중 약53.5%를 신도심 학생들로 채웠는데, 지속적인 신설 학교 증가세를 감안하면 그 규모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도담동 보건지소 독감 유료 예방접종에는 하루에 1000여 명이 몰려 업무마비를 겪기도 했다. 30·40대 젊은층이 대거 유입된 신도심 특성상 자동차 운전면허증 신체검사와 예방접종, 임산부 관리 등도 당장 닥친 난관이다. 

 

충청권 주요 도시와 비교한 보건인력 규모도 열악한 수준이어서, 신도심 주민들의 불만은 갈수록 쌓여가고 있다. 세종시 보건인력 1인당 담당해야 할 인구는 3176명. 충남(2476명)과 아산(2826명), 서산(2044명), 공주(1337명), 논산(1134명), 보령(1241명) 등에 비해 최대 3배 가까이 많다. 해외 출장이 잦은 정부세종청사와 국책연구원 등에 대한 감염병 예방·관리에도 허점을 노출할 것이란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현 세종보건소는 도농복합형으로 어르신 등 취약계층, 신도심 (가칭)제2보건소는 여성·어린이 대상의 보건의료서비스 기능으로 재편해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인구 50만 명 이하에 보건소 1곳 설치’란 재정 당국의 선언적 규정이 걸림돌이지만, 세종시 특수성에 고려한 지역보건법과 시행령, 지방자치법 시행령 등 관련 법상 설립 근거는 충분하다는 게 세종시 판단이다.


향후 관건은 부지와 건립예산을 ‘행복도시 특별회계 등을 포함한 국비’로 충당할 것인가, ‘지방비’로 마련할 것인가에 모아진다. 보건소 예산 투입이 한 차례 무산됐고 종합운동장 등 최근 사례를 감안할 때, 재정 당국이 국비 예산을 반영해줄 가능성은 높지 않다.


행복청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국비 투입이 어렵게 됐다. 시가 어떤 입장을 갖고 이 문제에 접근하는가가 중요하다”는 인식을 드러냈고, 시 관계자는 “올해 본격적으로 보건복지부와 행정자치부, 행복청 등 중앙행정기관 전반을 대상으로 국비 확보에 나서겠다”는 인식차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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