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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지금 제대로 항해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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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지금 제대로 항해하고 있나
  • 이희택
  • 승인 2016.01.05 1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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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마루에서 | 세종시 ‘돌아보기’


연말연시, 우리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돌아보기’에 나선다. 연휴를 활용해 템플스테이와 명상, 기도 등의 방법으로 내면 깊은 돌아보기에 나서는 이들도 적잖다. ‘돌아보기’ 그 자체는 과거를 털어냄과 동시에 어떤 식으로든 보다 나은 미래의 동력을 부여한다.


이런 의미에서 2016년 행복도시 건설 2단계(~2020년)를 맞은 세종시의 새로운 도약에 ‘돌아보기’는 필수다. ‘행정수도 위헌 판결(2004.10)’과 ‘행복청 개청(2006.1)’, ‘MB정부 수정안 논란(2010.1)’, ‘세종시 출범(2012.7)’, ‘정부세종청사 4단계 이전 마무리 수순(2015.12)’ 등 굵직한 사건들을 돌이켜보자.


숱한 우여곡절 끝에 초기 활력 1단계(2007~2015)를 끝마쳤다. 하지만 2016년 1월 1일 세종시 현주소는 밝은 미래를 꿈꾸기엔 뭔가 부족이다. 1단계에 달성하지 못한 과제들이 산적한 채, 2단계를 맞이하고 있어서다.


겉모습만 봐도 신도심 인구는 약 11만 명으로 당초 유입 목표인 15만 명에 4만 명 모자라다. 사실상 마무리됐어야할 중앙행정기관과 국책연구기관 이전도 내년 3월 인사혁신처와 국민안전처, 하반기 국토연구원 이전을 남겨두고 있고, 미래창조과학부의 세종 이전은 3년째 표류를 거듭하고 있다.


2014년 아트센터 완공, 2017년 세종국립중앙수목원 개장, 2018년 중앙공원, 2020년경 국립박물관단지 건립, 국립자연사박물관 건립 오리무중, 2021년 이전 서울~세종 고속도로 준공, 아직 가시화하지 못한 종합운동장 건립, 신교통수단 미흡, 학급당 학생수 20명 붕괴 등은 민·관·정 모두가 지켜내지 못한 약속이다.


물론 현 시점에서 필자를 포함한 상당수 시민들의 생활 만족도는 그리 낮은 편이 아니다. 필자 역시 주2회 이상은 공공자전거를 이용한 출·퇴근을 즐기고 있고, 행복도시가 가져다주는 소소한 일상의 변화에 감동할 때가 많다. 그래도 보다 나은 미래를 약속받기 위해 냉정함은 잃고 싶지 않다.


2002년 노무현 정부 공약으로 태동한 행복도시가 보내온 약 13년 간의 세월보다 2030년 도시 완성기까지 남은 15년이 더욱 중요하지 않겠는가. 당장 자족적 성숙 단계인 2단계를 시작했지만, 그 성장 동력이 구체적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다.


캐나다 애미네타 그룹 등 숱한 기관과 양해 각서가 물거품으로 변했기에 지난 해 일궈낸 코크국립대학교·틴들국립연구소와 양해각서도 반신반의할 수밖에 없다. 수년간 카이스트 대학원과 고려대 약학대 설립은 활기를 띄고 있지 못하다. 올해 토지분양을 본격화하는 4-2생활권 첨단산업단지 조성도 수도권 규제완화 등 외부 환경에 밀려 제 기능을 찾을 수 있을 지 미지수다.


2020년까지 문화·국제교류·대학·도시행정 기능과 의료·휴양 등 자족성을 확충하고 인구 30만 명 목표를 성하기 위해서는 올해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한다. 기관끼리의 권한다툼, 정치권의 정쟁, 민간의 이권쟁탈 등으로 허비할 시간이 없다. ‘세종시’라는 배가 제대로 항해하고 있는지 민·관·정 모두 두 눈 부릅뜨고 살펴봐야 할 시점이다.


*'밀마루에서'는 <세종포스트> 기자들이 취재현장의 단상을 소개하는 칼럼입니다. 본사 인근의 세종시 옛지명 밀마루에서 착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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