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댓글
변상섭, 그림속을 거닐다
세종시교육청 공동캠페인
글로벌 경제위기, 구원투수가 없다
상태바
글로벌 경제위기, 구원투수가 없다
  • 송영웅 한국일보 미래전략실 부장
  • 승인 2016.08.16 16: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제포커스 | 중국발 금융쇼크와 한국경제

 


한계에 도달한 중국의 관치경제

세계경제 동반추락 위기, 늪에 빠졌다

최선이 없다면, 차선이라도 선택해야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로 촉발된 중국발 금융 쇼크가 우리나라 등 아시아와 유럽을 넘어 글로벌 금융위기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코스피 지수가 지난 2주 간 200포인트(약 10%) 가량 폭락한 것을 비롯해 일본, 동남아시아, 유럽, 미국까지 전 세계 금융시장이 ‘차이나 쇼크 공포’에 휩싸였다.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발 금융위기, 그리고 2011년 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로존의 재정위기 이후 4년 만에 세계 경제가 다시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또 한 번의 글로벌 금융위기가 오는 것이 아니냐’는 위기감까지 고조되고 있다.

 

현 상황의 가장 큰 고민은 ‘위기 상황에서 글로벌 경제를 살릴 구원투수’나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발 금융위기 때는 위기의 당사자인 미국이 자체의 달러 발권력을 동원해 가까스로 위기탈출에 성공했고, 2011년 유로존의 재정위기는 독일의 강한 리더십과 중국 경제의 높은 성장률이 회복의 기반이 됐다.

 

하지만 이번 쇼크에는 이런 ‘구원 투수’들이 보이지 않는다. 금융위기의 터널에서 이제 막 숨을 쉴 수 있게 된 미국은 금리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등 오히려 악재를 제공하고 있다. 유로존의 해결되지 않은 막대한 부채를 막느라 독일을 비롯한 유럽 선진국들은 자국 앞가림하기도 힘든 처지다.

 

그나마 유일하게 생산 및 소비 대국으로 세계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오던 중국이 휘청거리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의 늪이 더욱 깊어 보인다. 문제는 이번 중국발 위기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닐 것이라는 점이다. 그간 고도성장을 이끌어온 중국의 관치 시장경제가 이제 한계에 도달했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최근 몇 년 전부터 7%의 경제성장률을 유지하기 위해 위안화 평가절하, 지급준비율 인하 등의 정책 수단을 수시 처방했고, 최근에는 기관들을 중심으로 증시를 부양하기 위한 ‘국가대표팀’을 구성하는 등 인위적인 부양책을 잇달아 쏟아냈다.

 

이처럼 시장 경제의 원리를 무시한 중국의 무리한 정부 주도의 경제·금융 정책은 일시적 마약 효과는 발휘했지만 약효가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실물경제가 뒷받침 되지 않은 상태에서 억지로 증시를 부양하고, 경제성장률을 떠받치는 관치가 계속되면서, 시장에서 중국 경제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진 것이다.

 

글로벌 경제의 견인차였던 중국의 동력이 떨어지면서 세계 경제도 동반 추락의 위기로 몰리고 있다. 중국 경제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나라는 단연 한국이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와 중국의 무역 규모는 2354억 달러로, 대미 무역 규모(1156억 달러)의 2배가 넘는다.

 

특히 무역수지에서 차지하는 중국의 비중은 절대적이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대중국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552억 달러로, 한해 전체 무역수지 흑자(471억 달러)보다도 80억 달러나 많다. 일본을 상대로 215억 달러, 유로존을 상대로 107억 달러의 무역 적자를 낸 것과는 비교된다. 한마디로 중국을 상대로 돈을 벌어 일본과 유럽에서 쓰는 셈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낮아지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0.17%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분석한다. 원·위안화 환율이 5% 내려갈 때 우리나라의 수출이 3%나 줄어들 것이라는 전문가 분석도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 향후 중국 경제 성장률의 하락은 불가피해 보인다. 또한 위안화 평가절하도 당분간 이어질 것이 확실시된다. 아베 정권이 이끄는 일본은 엔저 기조를 바꿀 기미가 전혀 없는 상태다. 여기에 미국의 금리인하도 시기의 문제일 뿐 연내 이뤄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모두 우리 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한 요인들이다.

 

국가 경제에서 최선이 없다면 차선이라도 찾아야 한다. 우선 본궤도에 오르게 될 한·중 FTA(자유무역협정) 협정 체결을 십분 활용해야 한다. 중국이 수출에서 내수로, 제조에서 서비스 산업으로 성장 전략을 바꾼 것에 맞춰 우리도 새로운 대중국 수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중국 성장률 5~6%대에서도 버틸 수 있는 산업 체질을 갖춰야 한다.

 

또한 올해 연말에 출범할 것으로 보이는 AIIB(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에서 중국과의 합종연횡을 통해 최대 성과를 얻어내고, 우리의 입지를 공고히 해야 한다. 글로벌 위기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나라는 없다.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게 미리 대비하고, 위기가 끝났을 때 먼저 치고나갈 수 있는 준비를 해놓는 것이 중요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