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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주’에 빠진 당신, ‘통풍 레드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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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주’에 빠진 당신, ‘통풍 레드카드’
  • 임미경(을지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 승인 2016.05.26 0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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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소주·양주보다 통풍 더 악화시켜

하루가 멀다 하고 시원한 맥주와 함께 브라질 월드컵을 즐기던 직장인 이 씨(43)는 얼마 전 아찔한 경험의 주인공이 되어야 했다. 그날도 여느 때처럼 전 국민의 야식인 ‘치맥’과 함께 축구를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발가락 관절부분이 부어오르면서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 것이다. 적잖이 당황한 이 씨는 다음날 병원을 찾았고, 상상치도 못했던 ‘통풍’ 진단을 받았다.

통풍은 오랜 기간에 걸쳐 주로 엄지발가락에 통증과 붓기를 반복적으로 일으키는 만성 관절염의 일종이다. 관절염 중에 가장 통증이 심해 ‘병중의 왕’으로 불린다. 또한 알렉산더 대왕이나 나폴레옹, 영국의 헨리 8세 국왕 등이 통풍을 앓아 ‘왕의 병’ 또는 ‘부자의 병’이라고도 한다.

최근에는 육류를 주로 먹는 식생활 변화로 인해 발병이 늘어나는 추세다. 국내의 발생빈도는 인구 1000명 당 2명 정도로 대부분의 관절염은 여자가 주로 많이 걸리는 반면 통풍은 환자의 80~90%가 남자다. 주로 40~50대에서 증상이 시작되지만, 최근에는 발병 연령이 젊어져 20~30대에서 발병이 증가하고 있다.

통풍은 관절 자체가 나빠서 통증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요산이라는 물질이 혈액 내 증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원인이다. 요산이 10~20년 동안 몸 안에 쌓이다 관절 안으로 넘쳐나면 관절에 첫 통증을 유발한다. 따라서 어제부터 관절이 아프기 시작했더라도 병의 근원적인 시작은 10~20년 전이라고 생각하면 맞다.

통풍은 비만이나 과체중인 사람들에게 많이 발생하는데 특히 요산치가 높은 사람이 과식을 하거나 술을 자주 마시면 갑자기 엄지발가락에 통증이 나타난다. 뿐만 아니라 정신적 스트레스나 수술을 받거나 몸이 피로할 때 체내 노폐물의 축적과 함께 혈액 내 요산이 많아져 증상이 나타기도 한다.

탄산음료나 술을 마시면 체내에서 요산이 많이 만들어진다. 특히 술은 소변으로 요산이 배설되는 것도 억제해 혈액 내에 요산이 축적돼 관절에 급성염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모든 술이 좋지 않지만 특히 맥주는 그 자체에 함유되어 있는 물질이 요산으로 변하므로 체내의 요산 증가가 다른 술에 비해 더욱 높다.

여름에 통풍 환자가 증가하는 이유는 더운 날씨로 인해 시원한 맥주를 마시는 빈도가 높고 또 땀을 많이 흘리면 체내 수분이 부족하여 상대적으로 혈액 내 요산의 농도가 진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맥주는 주원료인 맥주보리가 요산을 생성하는 퓨린 성분을 많이 갖고 있기 때문 알코올 도수가 높은 소주, 양주보다 통풍의 증상을 악화시킨다.

발가락은 우리 몸에서 가장 온도가 낮아 혈액 순환이 잘 되지 않는 부위로, 주로 엄지발가락에 통풍이 오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에어컨이나 선풍기 등으로 몸을 차게 하는 것은 통풍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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