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댓글
변상섭, 그림속을 거닐다
세종시교육청 공동캠페인
'예술 명문' 세종시 성남고, 예술계열 폐지 '파문'
상태바
'예술 명문' 세종시 성남고, 예술계열 폐지 '파문'
  • 김재중 기자
  • 승인 2014.05.29 09: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학부모·학생 분통 "대통령은 꿈과 끼 키우는 교육 한다더니…"
학교법인 대성학원이 실용예술계열 특성화로 명성을 얻고 있는 세종시 성남고 예술계열 학과를 폐지하기로 해 학부모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학교법인 대성학원이 실용예술계열 특성화로 명성을 얻고 있는 세종시 성남고 예술계열 학과를 폐지하기로 해 학부모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실용 예술계열 특성화고로 전국적 명성을 얻고 있는 세종시 성남고등학교가 일반계고 전환에 나서 학부모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성남고는 학교법인 대성학원(이사장 김신옥)이 세운 사립고등학교로 자율형 사립고인 대전대성고 등 중·고교 여러 곳을 운영 중이다.

29일 세종시교육청과 학부모들에 따르면 성남고가 최근 ‘학과개편(안)’이라는 공문을 교육청에 접수했다. 2015학년도 신입생부터 애니메이션과를 필두로 만화창작과, 연극영화과, 뮤지컬과 등 예술계열 학과들을 매년 하나씩 연차적으로 폐지하는 내용이 뼈대다. 한 마디로 예술계열 학과를 없애고 일반계고로 전환하겠다는 것.

학부모들은 지난 26일에서야 이 사실을 알았다고 한다. 대부분 기숙사생활을 하다 보니 학교소식을 전해 듣기가 쉽지 않아서다.

서울에 사는 A씨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지난 26일 담임선생님이 항의의 뜻으로 상복을 입고 학교에 오셨다며 학과폐지 계획을 아이가 전화로 알려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국 곳곳에 계신 학부모들과 연락이 닿아 27일 학교장을 면담하고서야 정확한 내용을 파악할 수 있었다"고 했다.

경기도에 사는 B씨도 "문제는 공청회 등 학생·학부모의 의견수렴 절차가 전혀 없었다는 것"이라며 "아이들 진로에 대한 대책도 없이 학과부터 없애겠다는 발상에 어이가 없다"고 했다. 그는 "학교법인 대성학원이 성남고를 입시전문 학교로 탈바꿈시키려는 의도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고도 했다.

학부모들은 성남고의 예술계열 폐지 추진이 '융합형 인재를 선도한다'는 구호가 무색할 정도로 입시전문학교로 변신시키려는 학교법인 측의 의도라고 보고 있다.
학부모들은 성남고의 예술계열 폐지 추진이 '융합형 인재를 선도한다'는 구호가 무색할 정도로 입시전문학교로 변신시키려는 학교법인 측의 의도라고 보고 있다.

성남고가 예술계열 학과 폐지에 나선 표면적인 이유는 2016년 세종예술고등학교 설립에 따른 예술계고교의 중복이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세종예술고 설립을 위한 용역결과에 뮤지컬과가 포함됐지만 세종시교육청이 성남고를 고려해 순수예술로 방향을 정하고 교육부 검토를 받았기 때문이다. 시교육청 인성교육과 관계자는 "세종예고는 순수예술, 성남고는 실용예술로 각각 발전·육성시키는 것이 다양한 학생들의 적성과 끼를 살리고 세종시 전체의 학교 다양성 확보에도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성남고는 실용예술 쪽에서는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학교"라고도 했다.

실용 예술학과를 폐지하고 일반계고로 전환하려는 학교법인 측의 ‘의도’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세종시 행복도시는 국가 차원의 학생 수용 계획에 따라 학교설립이 이뤄지고 있어 일반계고 추가 수요가 없어서다.

시교육청 사학담당 관계자는 "학교 측으로부터 공문을 접수받아 검토를 진행 중이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며 "다만 수용계획이란 큰 틀에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이미 일반계고 수용계획이 수립돼 추진 중이어서 일반계고 전환은 어렵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교육공동체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도 없었다"고 했다.

학부모 A씨는 "아이를 기숙사에 보내 놓고 마음 졸이며 살고 있는 부모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린다면 학교에서 이런 결정을 어떻게 할 수 있겠느냐"며 "성남고가 서울 강남에 있었다면 이런 일이 벌어졌겠느냐. 대통령은 꿈과 끼를 키우는 교육을 한다는데 학교교육은 엉뚱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Tag
#NULL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