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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이전에 충족돼야 할 학생들의 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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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이전에 충족돼야 할 학생들의 욕구
  • 전영주(목원대 영어교육과 교수)
  • 승인 2014.05.04 1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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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이야기 | 매슬로우의 ‘욕구 단계설’

하위 단계 욕구 충족돼야 상위 단계 욕구 발생

학교폭력으로부터 안전·좋은 교우관계 선행 중요

그래야 인정받으려는 학습동기·자아실현 의지 생겨

전영주
전영주

어른들이 학생들을 지키지 못했음에 온 국가가 절규하는 잔인한 4월을 보냈다. 앞으로 다가 올 어린이날을 어찌 맞아야 하는가. 어버이날에 우리는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 자격이 있는가. 가슴이 먹먹하다. 우리 어른들로부터 보호 받을 권리가 있는 우리의 자녀, 학생들을 지킬 수 있는 성숙한 어른이 되자는 다짐을 해본다.

당장 우리의 교단을 살펴보자. 학생들의 욕구와 심적·생리적 상태를 간과하고 있지는 않은지. 우리 어른들이 생각하기에 필요한 것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은 학생들의 머리에 주입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일이다. 우리 학생들에게는 머리만 있는 게 아니라 몸과 마음도 있다. 어쩌면 이 몸과 마음이 더 중요하고, 건강한 몸과 마음에서 똑똑한 머리나 공부가 가능한데 말이다.

지식을 전달하기 이전에, 아이들에게 공부하라고 소리를 지르기 이전에, 우리는 일단 우리 학생들의 욕구를 점검해야 한다. 지식만 일차원적으로 전달할 것이 아니라, 학생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학생의 욕구와 상태를 다면적으로 고려한 입체적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해, 기업 및 학계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는 매슬로우(Abraham Harold Maslow)의 ‘욕구 단계설’을 살펴보자.

매슬로우의 욕구 5단계 이론은, 인간은 하위 단계의 욕구가 충족되어야 다음 상위 단계의 욕구가 생긴다는 것이다. 하위 단계부터 상위단계의 욕구는 다음과 같다.

1단계: 생리적 욕구

욕구단계설의 첫 단계는 인간에게 있어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생리적 욕구이다. 즉, 따뜻함이나 거주지, 먹을 것을 얻고자 하는 욕구이다.

인간은 빵만으로 사는 것은 아니지만 정말로 굶주리고 있는 사람에게 있어서는 빵 한 조각이 전부인 것이다. 춥고 배고픈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다른 욕구는 모습을 나타내지 않는다.

2단계: 안전욕구

일단 생리적 욕구가 어느 정도 충족되면 안전의 욕구가 나타난다. 이 욕구는 근본적으로 신체적·감정적인 위험으로부터 보호되고 안전해지기를 바라는 욕구이다. 우리 학생들은 평소 이러한 안전의 욕구 측면에서, 학교 폭력 등의 위협으로부터 안전함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을 수 있다.

따라서 학업과 관련된 4단계 ‘존경의 욕구’, 5단계 ‘자아실현의 욕구’를 학생들이 가지도록 원한다면, 먼저 ‘안전의 욕구’가 충족되어 있는 학교 환경인지를 교사와 학부모들은 지속적으로 살펴야 한다. 이것이 충족될 때 학생들은 다음 단계의 욕구를 가질 수 있다.

늘 당연시 여겼던 ‘안전’이 얼마나 중요한 단어임을 처절하게 깨닫게 된 5월의 초입이다. 안전은 바다, 산에서만 학생들이 위협받는 것이 아니다. 자연재해나 시설물의 안전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평소 감정적인 위험으로부터 안전한가?’이다. 우리 사회가 학생들의 신체적인 면뿐만 아니라, 정서적인 면에서 그들의 안전 욕구를 고려하고 있는가도 함께 살펴봐야 할 것이다.

3단계: 소속감과 애정욕구

일단 생리적 욕구와 안전 욕구가 어느 정도 충족되면 소속감이나 애정욕구가 지배적인 것으로 나타나게 된다. "한마디로 집단을 만들고 싶다 동료들로부터 받아들여지고 싶다"는 욕구이다. 인간은 사회적인 존재이므로 어떤 집단에 소속되거나 자신이 구성원들에게 받아들여지기를 원하고 그들과 친밀한 관계를 가지기를 원한다. 즉, 학교에 다니는 우리 학생들은 급우들과 좋은 관계를 가지기를 바라게 된다.이러한 3단계 욕구에서 학생들이 왕따 혹은 교우 간의 문제를 접하게 되면 다음 단계인 4, 5단계의 공부와 관련된 욕구를 가질 수 없다, 따라서 학부모와 교사는 학업을 강조하는 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먼저 자녀나 학생의 교우관계에 문제는 없는지를 살펴보고, 필요 시 다정한 상담 등을 통해 이에 대한 문제 해결을 도와야 한다. 이 사회적 관계의 성공이 자녀 공부의 원동력이자 21세기 역량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로 주목받는 사회적 기술(Social Skill)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21세기 핵심역량이 바로 여기에서 나온다.

4단계: 존경욕구

인간은 어디에 속하려는 소속의 욕구가 어느 정도 만족되기 시작하면, 집단의 단순한 구성원 이상의 것이 되기를 원한다. 인간에게는 내적으로 자존·자율을 성취하려는 욕구(내적 존경욕구)와 외적으로 인정을 받으며, 집단 내에서 어떤 지위를 확보하려는 욕구(외적 존경욕구)가 있다. 이러한 존경의 욕구가 생길 때 학생들은 공부를 해서 학급에서 인정받고 싶어지는 자연스런 학습동기가 생기는 것이다. 다만 이 4단계의 욕구는 1, 2, 3단계가 해결되고 충족되었을 때 생길 수 있는 욕구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5단계: 자아실현욕구

일단 존경의 욕구가 어느 정도 충족되기 시작하면 다음에는 "나의 능력을 발휘하고 싶다" "자기계발을 하고 싶다"는 자아실현욕구가 강력하게 나타난다. 이는 자신이 이룰 수 있는 것 혹은 될 수 있는 것을 성취하려는 욕구이다. 즉, 계속적인 자기발전을 통해 성장하고 자신의 잠재력을 극대화하여 자아를 완성시키려는 욕구이다. 이러한 자아실현 욕구를 가진 자녀와 제자라면, 우리 학부모와 교사의 교육은 성공한 것이 아니겠는가.

따라서 학교와 가정에서는 1,2,3단계의 욕구가 만족되고 있는지, 이상이 없는지에 먼저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를 기반으로 4, 5단계 즉, 학업과 관련된 욕구를 학생들이 가질 수 있도록 도와야한다. 특히 우리 학생들의 심적·신체적 안전에 대한 욕구가 보장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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