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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어떻게 경쟁자 도전 극복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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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어떻게 경쟁자 도전 극복했나
  • 박한표(EU문화연구원 원장)
  • 승인 2016.11.04 13: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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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표의 그리스·로마신화 읽기] <2>제우스의 리더십
헤카톤케이레스 삼형제가 티탄들을 향해 거대한 바위를 던지며 공격하고 있다. ‘티탄의 추락(La Chutr des Titans)’. 피터 폴 루벤스, 1637~1638년, 왕립고대미술관(Musee royal d'art ancien), 벨기에 브뤼셀.

소통의 달인, 신·인간 끌어들여 전쟁 승리
권력독점 경계하고 정보관리에도 능해



박한표

제우스는 신들의 왕이 되기까지 세 번의 싸움을 한다. 크로노스 등 티탄 신족과 제우스 연합군과의 전쟁을 ‘티타노마키아(티탄들과의 싸움)’라고 부른다. 이 신들의 전쟁은 10년 동안이나 지루하게 밀고 밀리는 공방전 양상이었다.

 

고심하던 제우스는 할머니 가이아의 충고, 즉 ‘땅 속 깊은 곳에 갇혀 있는 자들을 자기편으로 만들면 승리할 것이다’라는 충고를 듣고 헤카톤케이레스와 키클롭스 삼형제를 지하 감옥 타르타로스에서 구해주고 그들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여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이 승리로 제우스는 신들의 왕으로 군림하게 된다.

제우스는 세상의 지배권을 확실하게 하기 위해 또 한 번의 전쟁을 치렀는데, 바로 티폰과의 싸움이다. 티탄 족들이 타르타로스(무한 지옥)에 갇히게 된 것은 가이아가 원하던 바가 아니었다. 제우스를 도와 크로노스를 제거하기는 했지만, 자식들이 지하의 깊은 어둠 속에 갇힌 것이 마음에 걸렸다. 언젠가 제우스에게 복수하기 위해 가이아는 타르타로스와의 사이에 반인반수의 괴물 티폰을 낳았다.

티폰(Typhon)은 영어 타이푼(Typhoon, 태풍)의 어원이다. 티폰은 제우스를 공격해 팔과 다리의 힘줄을 끊고 동굴에 가두었다. 그리고는 힘줄을 은밀한 곳에 숨겼다. 이때 제우스의 심부름꾼이며 도둑들의 수호신인 헤르메스가 제우스가 갇혀 있는 동굴과 힘줄이 숨겨진 곳을 알아내 티폰을 제거할 수 있도록 도왔다.

제우스를 비롯한 올림포스의 신들은 우라노스의 피가 떨어진 자리에서 태어난 기간테스와도 싸워야 했다. 이 전쟁을 ‘기간토마키아(거인들과의 전쟁)’라고 부른다. 올림포스 신들은 번개를 든 제우스의 지휘 아래 포세이돈, 헤파이스토스, 아폴론, 아테나, 아레스, 디오니소스 등이 방어에 나섰고, 승리의 여신 니케가 이들의 옆에 섰다. 제우스는 ‘인간을 같은 편으로 만들면 기간테스들을 쓰러뜨릴 수 있을 것이다’라는 예언을 듣고 영웅 헤라클레스를 전쟁에 끌어들였다. 헤라클레스는 신들의 편에 서서 히드라의 독을 바른 화살로 기간테스들을 죽였다.

제우스는 로마신화에서는 ‘유피테르(Jupiter)’로, 영어 식 발음으로는 주피터라 불린다. 그 주피터라는 이름은 태양계 최대의 행성인 목성의 명칭으로도 사용된다.

하늘의 지배자로서 제우스는 저 높은 하늘에서 천둥과 번개 그리고 구름을 주관하며 세상과 인간을 다스린다. 제우스의 상징은 번개와 독수리다. 제우스는 자신의 뜻을 거역하는 신과 인간을 번개로 처단한다. 번개는 제우스의 통치와 권위의 상징이다.

제우스는 기독교의 하느님과 같은 전지전능한 신은 아니다. 그는 올림포스의 12명의 신들 가운데 상대적으로 우월한 1인자일 뿐, 절대적인 존재는 아니다. 또한 인간 사회의 여느 지도자처럼 제우스도 경쟁자들의 도전을 극복해야하는 운명의 소유자이다.

제우스는 하늘의 신으로 올림포스의 1인자다. 그러나 제우스는 무소불위의 절대 권력이 아니라 여러 면에서 제한된 상대적 최고 권력의 소유자일 뿐이다. 그래서 제우스에게는 올림포스를 통치하면서 리더십이 필요했다. 제우스의 리더십을 요약해봤다.

첫 번째 ,제우스는 소통의 달인이다. 그래서 다른 신들의 마음을 쉽게 얻을 수 있었다. 제우스는 티탄 족 지혜의 여신 테티스의 도움을 받고, 프로메테우스와 에피메테우스 등을 자기편으로 확보해 티탄 족과의 싸움에서 승리하고, 타르타로스에 갇혀 있던 키클롭스(외눈박이) 3형제와 헤카톤케이레스(백수거인) 삼형제를 구출해 전쟁에 이용하는 리더십을 보여준다. 리더는 소통을 잘하여, 흩어진 에너지를 모을 줄 아는 사람이다. 혼자 다 하려고 하면 안 된다.

두 번째, 제우스는 우라노스와 크로노스를 반면교사로 삼아 권력을 독점하지 않았다.

세 번째, 제우스는 정보관리의 귀재다. 그는 델포이를 확보해 정보를 수집하고 관리했다. 아폴론을 시켜 왕뱀 피톤을 죽이고 신탁의 장소로 만들어 아폴론에게 관리토록 했다.

네 번째, 제우스는 결단력의 소유자다. 제우스의 상징은 번개와 독수리다. 제우스가 세상의 질서를 흔들던 아스클레피오스를 번개로 전격 처단한 것이 좋은 예다.

다섯째, 제우스는 결코 함부로 나서지 않는다. 신비주의를 절묘하게 활용할 줄 안다. 그는 무슨 일이 생기면 대부분 전령 헤르메스를 시켜 해결한다.

여섯 번째, 제우스는 감정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냉철한 현실주의자로 대단한 정치력을 가진 리더다. 제우스는 사랑했던 바다의 여신 테티스를 포기한다. 그 이유는 테티스가 나중에 아들을 낳으면 아버지를 훨씬 능가하는 위대한 인물이 태어나 자신의 권력을 찬탈할 것이라는 신탁을 들었기 때문이다. 제우스는 그녀를 인간 펠레우스와 결혼시킨다.

일곱 번째, 제우스는 결코 적을 만들지 않았다. 트로이 전쟁의 원인이 되었던 ‘파리스의 심판 이야기’가 그 좋은 예다.

여덟 번째, 제우스는 변신의 달인이다. 제우스의 변신은 능동적이고 주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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