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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처에 이벤트, 도처에 카메라
  • 세종포스트
  • 승인 2016.05.26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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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즐겨 보는 것으로 만족했지 굳이 만들어볼 생각은 하지 못했다. 하지만 결국 관람은 제작으로 향하게 마련인 모양이다. 지난달 연기면의 수왕초등학교에서 있었던 세종민예총의 선순환문화콘서트 ‘우락부락’ 공연을 보고난 이후 나의 마음속에는 영화제작의 꿈이 생겼다. 세종시의 이모저모를 무비카메라에 담아 한편의 작은 세종시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꿈.

꿈은 하나의 씨앗에 불과하다. 꿈을 이루고 난 이후에 대한 찬란한 상상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지만 정작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고민하려 들면 정말 막막하기 이를 데 없다. 싹을 틔우는 일은 현실이기 때문이다. 백지를 책상 위에 펼쳐놓고 한참을 쓸데없는 동그라미들만 그리다가 카메라를 들고 무작정 돌아다니기로 했다.

장마와 무더위가 절정으로 치닫는 지난 7월 27일 토요일에는 미리 노트에 적어놓은 대로 몇 군데 행사장을 다녀올 궁리를 했다. 하나는 역시 매달 다양한 문화콘서트를 마련하는 세종민예총의 7월 행사인 선순환문화콘서트 ‘개발새발’ 칼리그래피 셔츠 나눔 행사, 다른 하나는 일제강점기에 옛 연기군에 성전을 마련하고 민족종교로서의 면모를 꿋꿋이 이어온 금강대도 총 본원의 연례행사인 ‘옥화촌음악회.’ 확실히 발품을 팔아 현장으로 나가야 뭔가 작은 실마리라도 잡을 수 있다는 말이 맞다. 두 행사에 관한 생각을 좀 풀어보자.

‘개발새발’ 콘서트는 사실 좀 특이하다. 보통 손 글씨로 알려진 칼리그래피 작가들이 방문객이 원하는 대로 그 자리에서 하얀 티셔츠에 글귀를 써서 나눠주는 일종의 퍼포먼스. 무료로 나눠준다는 것에 관심이 동한다기보다 어떤 글귀를 담아야 할까 각자 생각하고 셔츠에 글씨가 생겨나는 모습을 직접 체험하면서 예술적 교감을 느끼는 자리. 물론 이번 행사는 행복도시건설지역의 첫마을아파트에서 이뤄졌는데, 주최 측에 의하면 바로 이 ‘첫마을’이라는 장소에 아주 깊은 의미가 있다고 한다.

‘옥화촌음악회’는 세종시 지역 안에 있는 한 민족종교 성전에서 개최되는 행사인 만큼 좀 경건하고 엄숙할 것 같지만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비교적 개방된 성격의 문화행사. 국악, 서양클래식, 재즈, 포크, 풍물단 공연 등이 다채롭게 어우러진 음악 한마당. 이 행사에서 각별히 봐야 하는 것은 무대를 내려다보는 비교적 경사 높은 객석이다. 물론 이 객석은 성전을 가로지르는 계단이다. 이 계단이 무대 앞에서는 대단히 몰입도가 좋은 관람풍경을 연출한다는 것이 주목할 만하다.

두 행사에 참석하며 두루두루 여러 장면들을 카메라에 담고 꼼꼼히 특징들을 짚어보는 와중에 정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휴대폰카메라로 각자의 눈앞 광경을 담아내고 있는지를 새삼 깨달았다. 세종시 출범 1주년을 맞아 도처에 이런저런 행사가 많으니 주된 관심은 그 행사를 마련한 주관자에 쏠리기 마련이다. 그런데 비록 방문자로서 참여하게 됐지만 행사에 집중된 눈길을 잠시 돌려 객석에 자리한 사람들에게로 초점을 맞춰보는 일 역시 간과할 수 없는 듯하다. 즉 지금 이 자리의 세종시민들.
영화제작에 대한 나의 관심이 영화 관람에서부터 시작됐듯, 숱한 행사에 참석하여 자신의 카메라로 숱한 장면을 담는 사람들도 어느 정도 관심이 자라면 나와 비슷하게 예술적 창작을 모색하게 될지 모르겠다. 어쩌면 세종시민 인구만큼의 세종시 다큐멘터리가 생기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이거 참 흥미진진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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