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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로마로 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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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로마로 돌아가자”
  • 한동운(목원대 음대 교수)
  • 승인 2013.07.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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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여행 | 고전주의 시대 음악

절제·균형·간결 작곡의 이상적 가치관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 불멸의 작곡가들
대다수 기악작품 표제 없이 작품 번호만
프랑스혁명, 작곡가 사회참여 기폭제


서양 문명은 기독교 문화와 고대 그리스·로마 문화로 대표된다. 예술 분야에서 각 시대를 관통하는 이 두 문명은 중세 시대(5~15세기)와 르네상스 시대(15~16세기), 고전주의 시대(18세기 중반~19세기 초) 음악 양식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특히, 고전주의 음악(Classical music)의 ‘Classical(고전적)’은 고대 그리스·로마 시대를 회자하게 한다. 다시 말해서 고전주의 음악에서 고대 그리스·로마의 아름다움의 기준, 즉 절제·균형·간결함을 음악 작품을 만드는 이상적인 가치관으로 여겼다.
하이든(1732~1809), 모차르트(1756~1791), 베토벤(1770~827)으로 대표되는 고전주의 시대는 대체로 1750년경을 기점으로 19세기 초까지의 음악 양식을 일컫는다. 이 시기는 바로크 시대에 부상하기 시작한 기악, 독주·2중주·3중주·4중주와 같은 실내악·협주곡·교향곡·오페라가 음악문화의 중심에 확고히 자리를 잡았다.
이 시대 기악 작품들의 특징은 대다수 표제가 붙어 있지 않다. 가령 ‘Symphony no.5 in c minor Op.67’ 이런 식의 기악 작품명이 대다수이다. 좀 더 쉽게 설명하면 19세기 낭만주의 음악 작품, 예를 들어 멘델스존의 <핑갈의 동굴> 서곡이나 리스트의 <파우스트 왈츠>의 작품명을 비교해보면 고전주의 음악과 다른 점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각각은 절대음악(absolute music)과 표제 음악(program music)이라고 부른다. 이런 특징은 고전주의 음악과 낭만주의 음악 양식을 구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말이 나온 김에 바로크 음악과 고전주의 음악 양식 간의 다른 점도 비교해보면 끊임없이 이어지는 선율 대 간결한 선율, 작은 규모의 실내악 작품 대 대규모 편성의 극장 음악 작품, 리토르넬로 형식 대 소나타 형식 등으로 구별할 수 있다. 바흐나 비발디의 협주곡과 베토벤이나 모차르트의 협주곡을 들어 보길 바란다.
고전주의 시대를 뒷받침하는 음악계의 변화는 특정계층뿐만 아니라 다양한 계층의 음악 애호가들이 늘어났고, 공공 음악회의 출현, 다양한 연주가 가능하게 계량된 악기의 발전, 음악 출판업의 발달을 들 수 있다.
또한, 고전주의 시대에 일어난 프랑스 대혁명(1789)은 사회 전반적인 구조와 인식에서 새로운 흐름을 낳았다. 음악 분야에서도 귀속되어 있던 작곡가들의 독립과 사회 참여는 두드러진 현상 중 하나였다. 가령, 바람둥이 귀족을 통해 신분제도를 풍자적으로 그린 보마르셰의 원작을 오페라로 만든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혁명가 나폴레옹을 위해 썼다가 변절한 그의 모습에 분노했다는 베토벤 <교향곡3번 영웅>(1803~4)과 야심가 나폴레옹의 몰락을 알렸던 웰링턴의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쓴 <웰링턴 승리 교향곡>(1813), 이렇게 작곡가들은 당대에 추구했던 진보적 가치를 직·간접적으로 묘사하였다.
그렇다고 모든 음악가가 독립적인 음악가였거나 정치에 참여한 것은 아니었다. 여전히 궁정이나 교회를 중심으로 활동한 음악가들이 대다수였다. 예컨대, 에스테르하치 가문의 궁정 음악가로 순응하면 살았던 하이든, 만하임 궁정 소속의 스타미츠, 빈에서 활동했던 10년을 제외하면 모차르트 역시 상위계층의 후원을 받으며 생활하였다.
오늘날 고전주의 음악과 관련된 재미있는 현상은 용어의 혼용, 즉 클래식 음악(Classic Music)은 고전주의 음악(Classical Music)이라는 잘못된 인식과 이 시대를 대표하는 음악가들이 하이든·모차르트·베토벤만 존재하는 것처럼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고전주의 시대 음악가는 바흐의 아들들, 즉 빌헬름 프리데만 바흐(1710~84)·칼 필립 엠마누엘 바흐(1714~88)·요한 크리스티안 바흐(1735~82)뿐만 아니라, 300여 곡의 플롯 협주곡을 작곡한 크반츠, 오페라 개혁과 프랑스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의 음악교사로 유명한 글루크, 이탈리아 출신 빈 궁정작곡가 살리에리, 피아노 교본에 자주 등장하는 클라멘티, 콘트라베이스 교향악단 단원 오디션의 지정곡으로 유명한 디터스도르프, 그 밖에도 바겐자일, 리히터, 홀츠바우어, 토에스키, 호프만 등등 적지 않은 작곡가들이 활동한 시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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