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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균형 사회는 모두가 불행한 종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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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균형 사회는 모두가 불행한 종말
  • 이준건(한국갈등조정연구소장)
  • 승인 2013.05.06 1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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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세상 보기 | 심각한 대기업의 모럴해저드

한국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외국에 비해 턱없이 낮다. 기업이윤의 사회 환원율도 OECD국가 중 하위 수준이다. 하지만 자산 규모는 거대공룡과 같다. 대를 물려가며 경영권을 틀어쥐고 제왕적 우대를 받는다.

그런 대기업이 골목상권과 농민의 안방까지 파고드는 무자비한 영업행위를 하고 있다. 최근 동부그룹은 충남 서해안지역 토마토 생산에 뛰어들었다. 가뜩이나 어려운 농민의 안방까지 침범하고 있다. 논산시를 비롯한 부여, 청양 등 토마토재배 농민들이 생존권을 침해하는 동부그룹의 작태에 분노하며 동부팜, 보험, 운송, 주류, 음료 등 불매운동으로 결사항전하자 슬그머니 발뺌했다. 생산비도 건지기 어려운 가운데 식량안보 차원에서 농촌을 지키는 농작물까지 대기업이 넘보는 행동은 돈이 되면 무엇이든 가리지 않겠다는 방식이다. 이념도 철학도 없이 돈만 되면 모두 차지하겠다는 논리다.

롯데그룹도 부여 백제문화역사 재현단지 인근에 대형유통판매시설 허가를 받아놓고 실제 대형할인마트 영업허가를 신청을 냈다. 당초 군민들이 우려하는 롯데할인마트 영업을 의심한 나머지 철저히 따졌으나 당시 대형할인마트 영업은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슬그머니 영업허가를 신청한 것이다. 지역의 골목상권에 대한 배려는 찾아볼 수 없는 부도덕적 기업이다.

논산계룡농협도 연산에 대형 하나로마트를 개점했다. 지역의 소상공인이 반대했지만 막아내지 못했다. 농업협동조합법의 보호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농협이 농민을 위한 순수조합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의문이 많다. 신용사업에 치중하고 있는 농협은 농민이 생산한 농산물 과잉생산과 가격폭락에 대한 보장 및 부담에서는 자유롭다. 파종에서 유통 판매까지 보장하는 일본 농협과는 정반대다. 일본 농협은 농민이 품질 좋은 농산물만 생산하면 판매와 가격보장은 농협에서 책임을 진다.

지방의 20-30만 중소도시에는 골목상권을 보호하는 중소상인보호정책을 세워야 한다. 공정한 거래는 무차별적 경쟁이 아닌 제한적 경쟁시장이어야 한다. 권투와 씨름도 몸무게에 따라 체급별 대결을 하고 있지 않은가?

대기업이 갖고 있는 자금은 전체기업의 80%지만 일자리는 15%에 못 미친다. 85%의 인력을 중소기업에서 고용한다. 중소기업 60%가 대기업에 납품하는데 대기업은 40%만 자체브랜드를 갖고 있다. 기술도 중소기업이 개발하고 대기업은 빼앗는 형태다. 약자가 사회에 많은 기여를 하지만 설자리는 대기업이 차지한다.
불균형사회는 모두가 불행한 종말을 맞는다. 상생하는 균형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 박근혜정부가 출범하면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로부터 받은 140대 국정과제에 ‘공공갈등 예방 및 입법 추진에 관한 내용이 들어있다. 환영 할 일이다. 향약(鄕約)의 예속상교(禮俗相交)는 서로 사귐에 있어 예의를 지키라는 의미다. 이익을 앞세우기 전에 반드시 서로를 존중하며 상생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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