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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개발, 지역경제 파급효과 ‘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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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개발, 지역경제 파급효과 ‘미미’
  • 김재중
  • 승인 2013.05.06 1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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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건설사 “세종시 뜨지만 우린 죽는다” 아우성

지역 건설사 "세종시 뜨지만 우린 죽는다" 아우성
‘기회의 땅으로’ 건설사 러시, 과열경쟁 유발
타 지역 업체 민간시장 독점, 개발이익 유출

세종시 건설로 인한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세종시 건설 ‘붐’으로 인해 세종시와 대전·충남·북에 사업장을 둔 건설업체들이 호황을 누릴 것으로 기대했으나 실상은 그렇지 못한 실정이다.

지역제한과 지역의무공동도급 제도 등 특혜가 부여되는 공공발주 공사를 수주하기 위해 세종시로 사업장 소재지를 옮기는 타 지역 업체가 폭증하고 있는데다, 민간 주택건설 사업도 타 지역 중견건설사가 독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세종시 건설과정에서 지역 중소업체가 설 자리를 잃으면서 자기 집 앞마당에서 펼쳐지는 잔치를 구경만 하고 있는 형국이다.

제도미비가 ‘과열경쟁’ 불렀다

건설업체들에게 세종시가 ‘기회의 땅’으로 인식되면서 과열양상이 빚어지고 있다. 대한건설협회 충남·세종시회(회장 박해상)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세종시 출범 당시 세종시에 등록된 건설업체는 31개에 불과했지만, 10개월 만인 4월말 현재 그 수가 183개 까지 크게 늘었다.

종합건설업체 변동 추이는 더욱 확연하다. 출범 당시 세종시에는 단 한 곳의 종합건설업체도 존재하지 않았지만 지난달 177개까지 늘어났다. 올해 전국에서 새로 등록한 종합건설사 158개 보다 훨씬 많은 수치다.
지역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역제한과 지역의무공동도급 제도 때문에 세종시로 이전하는 건설사가 폭증하고 있다"며 "일감은 한정돼 있는데 경쟁하는 업체 수가 늘면서 기존 업체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입업체에 대한 입찰참여 제한 기준이 없는 점도 이 같은 세종시 전입 과열을 부른 원인으로 손꼽힌다. 예를 들어 혁신도시의 경우 입찰공고일 기준 90일 이전에 해당 지역에 소재지를 둬야 지역제한 입찰에 참가할 수 있지만, 세종시에서는 공고일 직전에 주소지를 옮겨와도 입찰참여에 아무런 제약이 따르지 않는다. 지역 업계가 세종시에서도 혁신도시 수준의 입찰자격 제한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이유는 이른바 ‘먹튀기업’ 양산을 막아보자는 의도 때문이다.

지역건설업체 수입 25% 급감

지역 건설업계가 어려움에 처했다는 것은 세종시 수정안 논란이 일단락됐던 지난 2009년 이후 지역 건설업체의 기성액이 계속 줄어들고 있는 점을 통해 여실히 증명된다. 기성액은 공사를 진행한 후 건설사가 실제 수령한 공사금액을 의미하기 때문에 계약실적(수주액)과는 다른 의미다.

먼저 지난 2009년 5조 7731억 원 수준이던 충남·세종지역 건설업체 기성액은 2010년 5조 5605억 원, 2011년 5조 726억 원, 2012년 4조 3300억 원 등으로 계속 줄어들었다. 2012년 기성액의 경우 2009년과 비교해 25%나 감소한 수준이다. 세종시 개발로 지역 건설업체가 가장 큰 이익을 볼 것이란 예측이 존재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정반대 결과가 펼쳐진 셈이다.

민간건설시장에서도 지역 업체는 고전하고 있다. 계룡건설과 우석건설 등이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 등 소형주택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을 뿐, 대다수 아파트 분양사업은 호반건설과 중흥건설 등 특정지역 중견업체들이 독식하고 있다. 계열사까지 동원해 공세적으로 아파트용지를 공급받아 주택사업에 나서고 있는 점이야 탓할 문제가 아니지만, 하청업체 선정 등에 있어 지역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다는 점에 대해 뒷말이 무성하다. 개발이익이 세종에 머물거나 대전·충남·북으로 확산되지 않고 곧바로 타 지역으로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정치권 한 인사는 "세종시 개발이익의 역외유출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기 시작했다"며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혁신도시나 기업도시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면 균형발전이라는 세종시 설립취지에도 위배되는 것인 만큼 법·제도적 보완장치 마련에 대해 정치권이 뜻을 모아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재중 기자 jjkim@sj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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