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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환원은 '나 몰라라'
  • 이충건
  • 승인 2013.05.06 1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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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특수 막대한 이익 챙긴 건설사들

대전서 ‘먹튀 논란’ 호반건설, 언론 비난받고 시티즌 후원
중흥 등 견본주택 공개행사 때 받은 쌀 몇 포대가 전부

정말 얄밉다.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에 편승해 막대한 개발이익을 챙긴 기업들 얘기다. 이명박 대통령의 세종시 수정안 발표를 기다렸다는 듯 대기업들이 일제히 발을 빼자 그 틈새를 중견 건설사들이 채웠다. 그리고는 부동산 침체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이익을 거둬들였다. 그런데 세종시에는 떡고물도 없다.

정부발주 사업을 수주한 대기업이나 아파트 건설사업의 대부분을 차지한 중견건설사들이나 매한가지다. 나름대로 사회공헌 전담부서까지 두고 기업이익을 사회에 적극 환원해왔다고 항변하지만 세종시나 시민 입장에서는 여간 서운한 게 아니다. 세종시에서 벌었으면 지역에서 체감할 만큼은 보따리를 풀어야 한다는 소리다.

세종시에는 유달리 호남을 근거지로 둔 건설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이들 기업은 세종시 건설 호재를 적극 활용한 덕택에 몸집을 크게 키웠다. 이들 기업은 수도권이나 호남에서는 여느 기업 못지않은 사회기여 활동을 펼쳤다. 유독 세종시에서만 각박하게 군다. 왜 그럴까.

대전경실련 이광진 사무처장은 "세종시는 예정구역에 대한 각종 인·허가권한을 정부기관인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 행사하다보니 지역이익을 우선 고려하는 지자체의 눈치를 살필 필요가 없지 않겠느냐"고 해석했다.

실제 지난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충남지회의 세종시 모금액은 839건 6억 490만 원. 기부자 대부분이 세종시에 거주하는 개인이거나 단체, 향토기업, 지자체 등이다. 세종시 개발의 과실을 독차지 하다시피 한 기업들은 이름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 세종시장학회 등에 기부한 내역도 없다.

호반건설은 세종시 특수효과를 가장 많이 누린 건설사 중 하나다. ‘베르디움’이란 아파트 브랜드로 세종시에서만 5개 단지 2800여 가구를 공급했다. 1-1생활권부터 1-4생활권까지 ‘베르디움’ 단지가 없는 곳이 없다. 그 덕분에 2012년 시공순위에서 전년 대비 17계단이나 올라간 3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영업이익 1961억 원을 달성했는데, 전년 대비 30.8%나 증가한 규모다.

세종시에는 야박해도 광주 전남에서는 후한 기업이 호반건설이다. 설립자인 김상열 회장이 이사장인 (재)호반장학재단은 지난 2월 450여명의 장학생에게 장학금 20억여 원을 전달했다. 1999년 설립된 장학재단은 지난 14년간 5000여명에게 80억여 원의 장학금을 지원했다.

하지만 세종시에는 견본주택을 개장하면서 축하화환 대신 받은 쌀 수백포대를 기탁한게 전부다. 대전 노은지구에서 톡톡히 재미를 보고 ‘먹튀 논란’을 일으킨 호반건설은 도안신도시에 재진출하면서 지역 언론의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 그제 서야 대전시티즌에 1억 원을 후원하고 유성구청에 불우이웃성금을 냈다.

중흥건설은 세종시를 아예 자사 브랜드인 ‘중흥 S클래스’로 아파트 숲을 만들고 있다. 세종시에서만 8000여 세대를 분양했거나 분양 예정. 호반건설과 마찬가지로 중흥건설도 광주 전남에서는 지역 기여도가 높은 기업이다. 프로축구 광주FC에 2011년 3억 원, 2012년 2억 원을 후원했다. 불우이웃성금도 5억원을 냈다. 하지만 세종시에는 견본주택 공개행사에서 화환대신 받은 쌀 몇 십 포대를 기탁했을 뿐이다.

이들 건설회사들이 세종시에 기여하는 게 아예 없는 건 아니다. 대기업 브랜드를 찾아보기 어려운 세종시에 셀 수 없이 많은 아파트를 지어댔으니 세종시가 거둘 취득세도 어마어마한 규모가 될 것이다. 하지만 시민들의 눈엔 세종시에서 돈만 벌어가는 그저 그런 기업들 중 하나에 불과하다.

최근 1-1생활권 L6블록에 ‘신동아 파밀리에’ 538가구를 공급한 신동아건설도 지난달 30일 세종시를 방문해 쌀 50포를 기탁했다.

이충건 기자 yibido@sj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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