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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육강식의 도시, 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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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육강식의 도시, 세종
  • 김재중
  • 승인 2013.05.06 1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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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 각축장, 외면당하는 ‘상생’

세종시 건설에 큰 기대를 걸었던 충청권이 울상을 짓고 있다. 신도시 건설이 본격화되고 있지만 충청권에 돌아오고 있는 과실(果實)의 양이 턱 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혹자는 그런 충청권 민심에 반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세종시 건설이 충청권에 경제적 혜택을 주기위한 사업이냐’고. 일리 있는 지적이다. 세종시는 ‘떡고물 논리’로 탄생된 도시는 아니다.

그렇다고 ‘국가균형발전’이라는 세종시 건설의 명분을 ‘수도권과밀화 해소’로만 이해하는 것도 편협한 시각이다. 수도권과 지방, 대기업과 중소기업, 잘사는 사람과 가난한 사람 등 ‘상생의 가치’야 말로 균형발전의 대의다.

그러나 아직 초기단계인 세종시 건설에서 ‘상생’은 외면 받고 있다. 신도시건설의 특성상 건설산업이 중요한 경제 축을 이루고 있지만, 상생은커녕 약육강식만 존재한다. 공공부문 건설특수를 노린 전국 각지의 건설사들이 너도나도 세종시로 전입해 오고 있다. 시 출범초기 ‘제로’였던 종합건설사 숫자가 8개월 만에 170여 개까지 늘어났다. 아파트 등 민간주택시장도 중견건설사들의 각축장이 된지 오래다. 당연히 충청권 건설업계의 볼멘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다보니 설 자리가 없다. 지역 건설업계 수익이 3∼4년 동안 25%나 감소한 점만 봐도 그들의 고충을 십분 이해할 수 있다.

기업이익의 사회환원 측면에서도 세종시는 불모지와 다름없다. 세종시에서 각종 개발이익을 챙기고 있는 기업들이 기부 등 사화환원에 매우 인색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나마 이미지전략 차원에서라도 상생을 실천하고 있는 ‘지역기업’들이 각종 개발 사업에서 후순위로 밀리면서 개발이익의 역외유출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혹자는 또 이야기한다. 자본주의에서 시장논리가 본래 그런 것 아니냐고. 그러나 ‘상생의 가치’를 외면한 자본주의가 어떤 모습이었는지 우리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철저한 시장논리 체제 아래서 우리는 눈부신 경제발전도 이뤘지만 수도권과밀화와 대기업독점 등 계층과 지역간 불균형도 초래하고 말았다. 바로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균형발전이니 경제민주화니 하는 사회적 합의를 찾아가고 있는 것 아닌가. 세종시에서 ‘상생’은 더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사진·글 김재중 기자 jjkim@sj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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